여행의 마지막 날. 숙소에서 빈둥거리다 일어났다. 대충 씻고 1층의 식당으로 갔더니... 먹을 게 없다. 하긴... 여행 온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지 나처럼 아홉 시 넘어서 밥 먹으러 가지는 않겠지. 어제와 마찬가지로 베이컨 몇 점 집어들고 밥이랑 미소국으로만 배를 채웠다. 미소국에 유부랑 미역(으로 추정되는 거) 잔뜩 넣으니 나름 훌륭하다.
숙소 덕분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됐었는데 돌아가는 날이라 하루 종일 끌고 다녀야 한다. 막막하다. -ㅅ-
빠진 것 없는지 잘 챙겨서 짐을 쌌다. 출발하기 전에 캐리어에 걸칠 수 있는 천으로 가방을 가지고 말까 망설였었는데... 없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입었던 옷들은 그 가방에 넣고 여행하면서 불어난 짐은 캐리어에 넣었다. 캐리어를 덜덜덜 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데 청소한다고 무릎 꿇고 있던 아주머니께서 인사를 한다. 무릎 꿇고 인사하셔서 당황했다. 넙죽 인사하고... 로비로 가서 체크 아웃. 교토 역까지 가까워서 다행이다. 금방 교토 역에 도착했는데 아침부터 바글바글하다.
미리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갔기 때문에 시간 맞춰 탑승. 신 오사카에서 내렸다. 이 날은 에이칸도에서 만났던 제자와 친구 녀석을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짐을 계속 가지고 다닐 수 없어 코인 라커 신세를 지기로 했다. 캐리어와 가방을 같이 넣어야 했기에 큰 사이즈의 코인 라커가 필요했는데 중간 사이즈 밖에 안 보인다. 꽤나 걸어갔지만 다른 코인 라커를 찾을 수 없어 처음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동전이 없어 음료수 하나 사면서 잔돈을 준비하고... 중간 사이즈의 라커 두 개에 나눠넣을 수밖에... 하고 있는데... 있는데... 중간 사이즈 코인 라커 근처에 큰 라커들이 잔뜩 있다. 아까 그걸 못 보고 반대 쪽으로만 간 거다. -ㅅ-
동전 넣으려고 보니 500엔은 안 들어간다. 동전 바꾸는 기계가 없을 리 없다 생각하고 주위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옆에 있네. 동전 바꿔서 700엔 짜리 큰 라커에 캐리어와 가방을 넣었다.
JR 패스 덕분에 여행 내내 JR만 타고 다녔는데 신 오사카에서 약속 장소인 난바까지는 사철을 타는 게 낫다. 280엔 내고 미도스지 線 이용해서 난바 도착. 여러 번 와본 곳이라 낯익다. 14번 출구로 나가 바로 도톤보리 도착. 제자 녀석과 친구는 카니도라쿠 맞은 편의 스타 벅스에 있었다. 카니도라쿠 개점 시간이 열한 시라 스타 벅스에서 빈둥거리고 있다가 시간이 다 되어 카니도라쿠로 갔더니 몇 명이 줄 서서 기다리는 중.
카니도라쿠 가서 점심 특선으로 6만 몇 천원 짜리 밥 먹고. 맥주도 일 잔 하고. 수다 떨며 밥 먹은 뒤 헤어졌다. 근처의 드럭 스토어에서 간단히 쇼핑하고. 다시 미도스지 線 타고 신 오사카로 돌아갔다.
라커에서 짐 꺼내어 JR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금방 간사이 공항 도착.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도 후다닥 끝냈다. 간사이 공항은 인천 공항에 비해 뭔가 헐렁한 느낌. 공항 안에서 사람들에게 나눠줄 과자 따위를 잔뜩 샀더니... 30만원 썼다. -ㅅ- 캐리어와 가방을 수화물로 부쳤는데 쇼핑 덕분에 큰 짐이 하나 늘어버렸다.
배가 고픈데 돈은 쇼핑한다고 다 썼고... 먹을 거 파는 곳도 없고... 어슬렁거리는 와중에 우동 파는 가게가 눈에 띄어 가보니 신용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간사이 공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인지 대부분 신용 카드를 받는다. 문제는, 우동은 전부 SOLD OUT이라는 거. 배 채울만한 건 야끼 소바 밖에 없는 듯 해서 그거 시켰는데 인스턴트 식품을 렌지 돌려서 준다. 별로 맛도 없다.
적당히 배 채우고... 비행기 탔다. 이번에도 기내식은 없었다.
인천 공항 도착해서 포켓 와이파이 반납하고 버스 타러 나갔다. 버스 타는 곳이 한참 아래인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김포 공항이랑 헷갈린 거였다. -ㅅ- 버스 타는 곳 제대로 찾아 갔더니... 사람들이 잔뜩이다. 서현은 5300번이랑 5400번이 다 가는데 5300번 멈추는 자리에 다른 버스가 와서 서 있었다. 그래서 5300번이 5400번 멈추는 곳에 섰는데 5400번 타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5300번 타려고 하니 5300번 기다리던 사람들이 당연히 뭐라 하고... 그거 보면서 아, 한국 왔구나...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 들더라. -_ㅡ;;;
한참 기다려 5400번 와서 그거 탔고... 기사님이 쌔려 밟는다 싶더라니... 네이버 예상보다 1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같이 운동하는 누나한테 태워 달라고 부탁해놔서... 기다렸다가 차 얻어 타고 자주 가는 까페 가서 밥 먹고... 수다 떨다 헤어졌다. 집에 와서 짐 다 풀어헤치고 그대로 다운. 사진만 대충 찍고 며칠째 방치했다.
방수 연고? 상처 났을 때 이거 바르면 물이 안 들어간단다.
얼굴 닦고 몸 닦는 거. 지리산 갈 때 쓰면 좋겠다 싶어 사들고 왔다.
안경 닦는 거. 안경을 험하게 막 써서 흠집도 많고 이래저래 난리인데 이걸로 닦았더니 깨끗해진다.
젤리. 예전에는 우리나라도 저런 거 많이 팔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보기 힘들다.
초 모양 악세사리. 가샤폰 뽑는 기계로 득템.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깜빡깜빡 한다. 더 신기한 건... 저렇게 켜진 상태에서 입으로 후~ 불면 꺼진다는 거. ㅋㅋㅋ
러브 라이브 가샤폰. 가격에 비하면 그냥저냥 괜찮긴 한데 훌륭한 퀄리티는 아니다. ㅋ
한 물 간 컵 위의 후치코. 한 때 구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쿠×에서도 어렵잖게 구입 가능.
페브리즈 같은 건데 향이 엄청 좋아서 두 개 사들고 왔다. ㅋ
빠질 수 없는 동전 파스. 선물용으로 좋다.
발열 안대. ANA 호텔에서 가지고 온 거 잘 썼는데 마침 이거 팔기에 냅다 샀다.
오카야마 특산물, 포도 젤리. 이거 열 통 더 사들고 올 걸... 하는 후회했다. 진짜 맛있다!!!
술 안주로 제격.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는 땅콩이지만 희한하게 이 쪽이 맛있다.
원래는 안주로 먹으려고 샀다가 안 먹어서 들고 온 치즈 스틱.
동전 파스 최대의 라이벌 샤론 파스. 이 녀석 쪽이 평이 더 좋다. ㅋ
히메지 성에서 사들고 온 거. 잘 샀다. 한 장 더 살 걸...
이번 일본 여행 최고의 수확, ZARD 앨범. 고이 모셔둬야지.
예전에 한창 담배 피울 때 KOOL 엄청 피웠었다. 어느 날 보니 편의점에서 KOOL이 사라졌더라.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서 철수했단다. KOOL 나름 잘 팔렸었는데 왜? 나 따라 KOOL 피우다가 아예 그걸로 굳어버린 사람도 있었는데. ㅋ 아무튼 지금은 안 피우지만 선물용으로 샀다. 20개비가 아니라 14개비 들어있는 신기한 녀석.
아마노하시다테 갔다가 포장 사진 보고 지른 녀석. 아직도 안 먹고 있어서 맛은 잘... -ㅅ-
역시나 아마노하시다테에서 산 과자. 쿠크다스랑 똑같은 맛이다.
게 과자. 뭔가 사료처럼 생겼는데 그냥저냥 먹을 만 하다. 딱히 게 맛은 아닌 것 같지만.
도쿄 근처도 안 가봤으면서 수도 없이 사다 나를 도쿄 바나나. 만날 선물만 줘서 나는 한 번도 못 먹어봤다.
신발 탈취제.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는 건데 디자인이 특이해서 질러봤다.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납짝하게 눌려 있는 과자. 비주얼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별로였다. -ㅅ-
게 과자 껍데기 까면 이렇게 생겼다. 비주얼은 별로지만 맛은 괜찮은 편.
캔 맥주에 후치코 올려놓고 사진 몇 방 찍어 봤다.
끝~ 하려고 보니... 면세품 쇼핑 결과 써야지. ㅋㅋㅋ 순토 카일라쉬는 662 달러 주고 샀다. 거기에 이어팁 때문에 17 달러 짜리 소니 이어폰도 샀다. 600 달러 초과 분에 대해서는 신고 대상이니까... 신고 할 거 있다 썼다. 세관원에게 출국할 때 600 달러 넘었다고 했더니 스윽~ 보고 가세요~ 가세요~ 한다. -_ㅡ;;; 담배는 1인당 한 줄(보루는 잘못된 표현. 참고로 북한에서 한 보루는 30갑이라고... -ㅅ-)이라고 했는데 내가 산 담배를 보니 14개비씩이긴 하지만 20갑이다. 이것도 신고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쓰잘데기 없는 짓이었다. 그냥 통과다. ㅋㅋㅋ 하긴... 몇천 달러 넘어가는 명품 가방 같은 게 주 타겟이겠지. 나중에 직장 동료한테 얘기했더니 선물용으로 MCM인가 MGM인가 하는 가방 여섯 개 사들고 왔는데 안 잡더란다. 구치나 루이비통 같은 애들이 타겟이지, 뭐... 아무튼, 600 달러 넘어 신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분이라면 그냥 신고하는 게 낫다. 어지간하면 그냥 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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