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제주 사는 친구가 있어서 겸사겸사 놀러간 게 처음이었고, 직장 다니면서 엄청 오랜만에 다시 제주에 간 게 2009년이었던가? 그 뒤로 매 년 제주에 가고 있으니 두 번 간 적 있는 걸 감안하면 열 번 이상 놀러 갔다. 갈 때마다 새롭고 즐거운 제주였지만 하도 가다 보니 이제는 좀 익숙하다랄까? 여행이라는 게 스스로 익숙하지 않은 공간으로 들어가는 건데 갈 때마다 확확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거다. 그래서 올 해에는 안 가게 될까? 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올 해에도 제주에 간다. 심지어는 두 번 갈지도 모른다.
원래 평창 가기로 했었다. 축구 볼 겸 해서. 그런데 가자고 바람 넣은 선배가 못 간다고 연락을 해왔다. 내리 3일 쉬겠다고 했는데 졸지에 붕 떴다. 음... 음... 으음... 며칠 전에 엄마 모시고 제주나 한 번 다녀올까? 했던 게 떠올랐다. 엄마님 모시고 제주 간 게 2010년이니까 벌써 7년 전 일이 된 거다. 제주 처음 가본다고 신나하던 엄마님은 그 뒤로 나랑 일본도 다녀오고 친구들이랑 동남아 어디도 다녀와서 시큰둥해하지 않을까 했는데... 말 꺼내자마자 당연히 간다 하신다. 엄마랑 둘이 여행 간 지 너무 오래 됐으니 이번 기회에 모시고 다녀오자고 마음 먹었다. 주말 끼면 비쌀테니 평일로 쉬는 날을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수요일에 선배가 쉰다. 쉬는 날 바꿔달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그냥 하루만 바꿔서 가기로 했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이스타, 에어서울, 아시아나, 대한항공,... 생각나는 항공사 홈페이지 죄다 띄워놓고 검색을 시작했다. 아시아나랑 대한항공은 확실히 비싸다. 탈락! 에어서울은 국내선이 아예 없다. 탈락! 다른 항공사들은 고만고만하다. 새벽이랑 점심 때가 싸다. 하지만 점심 때 출발해서 제주 도착하면 반나절이 날아간다. 그렇게 가서 새벽에 돌아오면 가나마나다. 새벽에 가서 점심 때 돌아오는 게 낫다. 혹시나 하고 쿠팡 들어가봤다. 만 얼마라고 커다랗게 붙여놨지만 날짜랑 시간 선택하면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본 가격이랑 같거나 비싸진다.
좀 알아보니 진에어가 제일 싸다. 어차피 마일리지 때문이라도 진에어에서 사려고 했다. ㅋ 문제는... 비싼 항공료 내는 게 아까워서 싼 걸 선택하자니 시간이 너무 이르다. 꼭두새벽에 뜬다.
① 직접 운전해서 갈까 했지만 주차 대행에 대해 워낙 안 좋은 말을 많이 들어서 바로 포기.
② 공항 리무진 버스는 첫 차 타더라도 비행기 시간 못 맞추니 역시나 포기.
③ 다른 방법 없나 검색하다보니 뭔가 좋은 방법이 있는 것처럼 글 써놓은 블로그 있어서 보니까... 콜 밴 광고. 그나마도 10만원 안팎. 포기.
④ 기차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 발견. 기차로 영등포 역까지 간 뒤 6008번 버스 타면 된다는 것. 돈도, 시간도, 나름 괜찮은 방법 같다. 체크.
하지만... 혼자 가는 게 아니라 엄마님이랑 가는 거라서 엄마님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래서... 그냥 운전해서 가자고 마음 먹었다.
주차 대행 이용하지 않고 직접 주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계양 역에 차 세우고 가는 방법을 소개한 글을 봤다. 호오?
⑤ 계양 역이 김포 공항 역 바로 전 역인데 주차 요금이 엄청 싸단다. 거기 주차하면 된단다. 최근에 올라온 글도 있다. 낙찰!
그렇게 계양 역에 차 세우는 걸로 마음을 정했다. 집에서 한 시간 반 걸린다고 하니까 감안하고 출발하면 될 것 같다. 마음 놓고 새벽에 떠나는 비행기 표를 샀다. 갈 때 32,900×2=65,800원. 공항 이용료 4,000×2=8,000원. 유류 할증료 4,400원. 올 때 30,900×2=61,800원. 공항 이용료랑 유류 할증료는 똑같고. 그렇게 해서 엄마님이랑 나랑 왕복 항공료가 152,400원.
비행기 표 샀으니 숙소 구해야 한다. 일단 ○○○ ○○ ○○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제휴하고 있는 곳을 알아봤다. 생각보다 비싸다. 별로다. 그래서 ○○○○○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오! 여기는 같은 숙박 시설이라도 더 싸다. 확~ 맘에 든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다른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다. 다시 쿠팡에 들어가서 검색. 예쁘고 멋지면서 싼 곳이 많은데 침대 트윈으로 고르고 날짜 선택하니 또 질질 비싸진다. 씨앙... -_ㅡ;;;
그러다 가름 게스트하우스가 떠올랐다. 그래! 거기 2인실 있으니까! 잽싸게 홈페이지 들어가서 방 확인하고 전화를 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하다가, 예약 좀 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내 이름을 얘기하며 맞냐고 물으신다! 스마트 폰에 저장이 되어 있는 건가! 그래서 맞다고, 예약 부탁한다고 말씀드렸다. 평일은 2인실을 51,000원으로 할인해주는 이벤트 중이다. 금, 토요일은 60,000원 그대로. 전화 끝자마자 바로 입금하니 예약 됐다고 문자 왔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차 빌리는 거. 일단 또 쿠팡 들어갔다. 마일리지나 적립금 주는 것도 없는데 쿠팡 참 잘 쓴다. -ㅅ- 비슷비슷한 업체들이 잔뜩인데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가장 싼 곳은 보험 포함해서 39,000원이다. 혹시나 싶어 차 빌려주는 업체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역시나 싼 게 비지떡이었다. 차 사방이 찌그러져 걸레 같다는 글부터 시작해서 내부 청소 상태 개판이라는 얘기도 있고, 타이어가 반들반들하다는 글도 있었다. 그래서 aj 렌터카 홈페이지 들어갔다. 나는 원래 금호 렌터카 이용했었다. 그런데 KT로 넘어가더니 나중에는 롯데로 넘어가더라. 롯데로 넘어가면서 마일리지 다 날려먹기에 괘씸해서 다시는 안 쓴다고 마음 먹었다. 원래 롯데라는 기업 싫어하기도 하고. 그러고나니 aj 렌터카 생각나서 지난 해 한 번 썼는데... 그냥 그랬다. 가격 알아보니 보험 포함하면 9만원 넘는다. 차이가 너무 크다. 그 와중에 스타 렌터카가 번뜩 떠올랐다. 제주 돌아다니다 보면 온통 스타 렌터카였으니까. 그래서 접속하고 예약하니 보험 다 해서 6만원이 안 된다. 문제는... 바로 예약되는 게 아니라 전화 받고 나서 입금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나 내일 근무인데... 근무 중에 전화 오면 못 받을텐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ㅋㅋㅋ 이렇게 해서 공항까지 이동, 비행기 표, 차, 숙소까지 다 끝냈다. 이제 슬슬 스케쥴 짜는 것만 남았다. 지난 2010년에 여미지 식물원, 천지연 폭포, 자동차 박물관, 유리의 성, 소인국 테마 파크, 주상 절리는 봤었다. 이번에는 어디 갈까나... 성산 일출봉, 쇠소깍, 엉또 폭포, 외돌개, 용머리 해안, 정방 폭포, 함덕 해수욕장 정도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도 보고 동선 짜봐야지. 먹는 건 전복 뚝배기랑 갈치나 고등어 구이 먹고... 가능하다면 딱새우 사시미에 다시 도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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