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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7년 05월 06일 vs 북패 @ 스틸야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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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잠깐 일 보러 나가야 했는데 빈둥거리다가 못 감. 늦게라도 갈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축구나 보자 싶어 안 감. 게임하다가 축구할 시간이 되어 중계를 찾는데... 집에서 SPOTV PLUS가 안 나옴. 그래서 네이버로 봄. 전반 내내 탈탈 털림. 아무 것도 못함. 공격다운 공격 한 번 못한 채 전반 10분만에 데얀한데 실점. 잘 됐다, 아주 개박살나라~ 하고 저주하면서 봄.


후반 시작해서 8분만에 또 실점. 이번에도 데얀. 김치우가 잘 때렸고 리바운드 된 걸 데얀이 기똥차게 주워 먹음. 쉽지 않은 각도였는데 잘 찼음. 최근 K 리그 중계 보면 골키퍼들이 펀칭을 영 비리비리하게 하는데, 확실하게 잡을 거 아니면 아예 멀리까지 쳐내는 게 좋음. 꼭 리바운드 줘서 실점하더라고.


그렇게 0 : 2 로 질질 끌려감. 하지만 2분 뒤 바로 추격 골. 코너 킥 상황에서 룰리냐가 등으로 득점. 골 넣은 룰리냐는 셀러브레이션 생략한 채 공 들고  센터 서클로. 그러면서 팬들에게 더 응원하라고 액션. 이런 거 좋음. 아무튼... 추격 골을 넣긴 했지만 플레이 자체가 나아지지는 않았음. 다만, 전반에는 공격다운 공격을 전혀 못한 반면, 후반에는 그나마 공격이 좀 됐음.


왼쪽에서 심동운이, 오른쪽에서 이광혁이, 장점인 스피드를 내세워 마구 흔들고 그러다 손준호를 거쳐 양동현에게 투입되고, 뭐 이런 걸 수시로 전환하면서 측면과 가운데에서 같이 공격이 들어가고 그러다 무랄랴가 중거리 슛 날리고. 이게 올 시즌 포항의 선수 구성으로 가능한 최고의 플레이 아닐까 싶음. 전반에는 심동운, 양동현, 이광혁이 나란히 출전했지만 세 선수 모두 고립. 상대는 양동현으로 향하는 패스를 철저히 막아 양동현이 아예 공을 못 잡게 했고, 심동운은 그나마 강상우의 오버 래핑 덕분에 조금씩 공격이 됐지만 이광혁은 권완규의 오버 래핑이 없어 아무 것도 못하다가 후반에 교체되어 나감. 문창진도 대표팀에서는 엄청 잘하다가 포항에만 왔다하면 죽을 쒔고, 터질 듯 터질 듯 안 터지는 상황이 길어지다 강원으로 가고 말았는데... 광혁이도 이러다 등 떠밀려 이적할 판.


후반 32분, 정인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함. 전반 3분에 이미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한 경기 경고 두 장으로 퇴장. 그런데 방송 카메라에는 레드 카드 주는 장면 밖에 안 잡힘. 그래서 캐스터와 해설자가 경고 없이 바로 퇴장준 걸로 얘기함. 경기 끝나고 나서도 경고 누적이다, 다이렉트 퇴장이다, 말이 많았음. 전반 3분 경고 받은 선수가 심상민으로 되어 있어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듯. 아무튼 정인환 퇴장 후 경기 흐름이 포항으로 넘어 왔음. 북패는 수적으로 불리하니 포백으로 바꾸고 내려 앉았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패인이 되었음. 경기 내내 압박 잘 해서 포항이 공격다운 공격 한 번 못하게 만들었었는데... 무너졌음.


결국 후반 38분에 심동운이 동점 골 넣음. 손준호가 띄워준 공을 넓적다리로 트래핑 한 후 터닝 슛. 곽태휘 맞고 들어가긴 했는데 뜬 공을 트래핑 해서 발 밑에 내려 놓은 뒤 바로 몸을 돌려 슛을 날린 것 자체가 대단한 플레이. 생각해보면 심동운이 포항 유니폼 입고 넣은 골은 하나 같이 그림 같았음. 아무튼... 골 넣은 기쁨에 상의 탈의해서 경고 받음. 이게 이해가 안 됨. 유니폼 안에 언더 셔츠 입어서 특정 브랜드가 노출되게 하거나 거기 어떤 메시지를 적었다면 경고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함. 그런데 그냥 맨 몸이었음. 그래도 경고임. 성인 남성의 벗은 맨 몸이기 때문일까? 수영장은 어찌 다니누? 그나저나... 심동운한테 공 띄워준 것도 손준호인데 이건 어시스트로 기록 안 되는 건가? 룰리냐 등 슛 코너 킥은 손준호의 어시스트 인정 됐는데.


그렇게 포항 주도로 경기가 진행되다가 종료 직전에 룰리냐가 사고 침. 심동운이 왼쪽으로 올린 크로스를 서보민이 오른발로 트래핑한 뒤 곧장 왼발로 띄워줌. 이걸 룰리냐가 바이시클 킥. 골. 잠시 후 경기 종료. 룰리냐의 극장 골이 오프사이드라는 얘기가 많아서 네이버 중계 화면 다시 봄.


심동운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려 하고 있음. 이 시점에서는 양동현이 가장 앞에 서 있는 것으로 보임.


심동운이 킥 하는 순간. 여전히 양동현이 가장 앞에 있어서 오프사이드가 맞는 것으로 보임.


그러나 측면에서 보면... 킥 하기 전 거의 일직선상에 서 있음.


심동운의 크로스가 뻗어나간 순간에도 수비와 일직선 상에 있음.



크로스와 함께 뛰어 들어간 서보민이 오른발로 공을 떨굼. 기똥차다, 진짜.


그리고는 바로 왼발로 툭 찍어 올려줌. 룰리냐의 킥도 훌륭했지만 서보민이 다 만들어준 거임.


키야~ 그림이다, 진짜.


두 번째 골은 심동운이 넓적다리지로 공 떨궈놓는 장면이 있었고, 세 번째 골은 서보민이 오른발로 공을 바로 앞에 내려놓는 장면이 있었음. 볼 트래핑의 중요성이다, 진짜. 축구 배우는 어린 친구들이 볼 트래핑 확실히 배우면 정말 좋겠음. 잘 나가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한테 다른 선수의 장기 하나만 뺏어오고 싶다면 무얼 선택하겠냐고 물으니 베르캄프의 퍼스트 터치가 압도적으로 꼽혔다는데, 빠른 패스나 날아오는 공을 자기 앞이나 진행 방향으로 떨궈 놓는 것만 확실히 해도 축구 선수로 밥 굶지는 않을 듯.


아무튼... 포항 지기를 바라면서 봄. 형편없는 공격 보면서 그럼 그렇지, 하는 꼬라지 보소~ 하고 냉소하다가... 0 : 2 로 발리는 거 보 두 어 골 더 처먹고 탈탈 털리라고 저주함. 추격 골 터진 후 후반에 그나마 공격다운 공격하는 거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응원하다가... 결승골 터질 때에는 그렇지! ㅆㅂ!!! 했다가, 아차... -ㅅ-



경기 끝나고 황선홍 감독님이 서포터들한테 인사하러 왔다 함. 지난 번 수원과의 경기에서 신화용 선수 외친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남의 팀 선수, 감독 이름 외쳐야 했던 포항 서포터들. 문제는... 끝이 아닐 거라는 거. 나이 들어 전성기 때보다 확실히 활약이 덜 보이는 김광석, 황지수도 은퇴냐 선수 생활 연장이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면 다른 팀으로 갈 확률이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듬. 안타깝다, 진짜. ㅠ_ㅠ



포항은 이 경기 승리로 4위를 차지. 하지만 다른 팀들 승점이 다 고만고만한지라 매 라운드마다 순위는 바뀌기 마련이다.


광혁이 얘기하다가 형인 이광훈 생각나서 검색해 봄. 2016 시즌에 수원 FC로 간 건 알고 있었는데 그 이후 소식이 없음. 검색해보니 내셔널 리그 강릉 시청으로 갔다고 나오는데... 정작 강릉 시청 홈페이지 가서 선수 명단 보니 광훈이는 없음. 응?


강원이 엄청난 성적을 낼 줄 알았는데... 10위. 정조국 선수 부상이라 해도 아쉬운 성적임에는 틀림없음. 선수들 이름 값만 놓고 따지자면 전북이랑 엎치락 뒤치락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튼 강원이 성적을 좀 내서 흑자가 나야 또 투자가 이뤄지고 할텐데 지금처럼 성적이 형편 없으면 아무래도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을테니 K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걱정은 걱정. 분발 좀 해라, 강원 FC.


심동운의 볼 트래핑 쓰면서 장딴지라 썼었는데... 꼬추 오른쪽, 무릎 윗 부분을 뭐라 불러야 할 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장단지로 쓰는 게 맞음. 심지어는, 이게 사투리임. 종아리의 전라도 사투리가 장단지라고 함. 처음 알았네. 허벅지는 무릎 위 뒷 부분을 말하는 거라 그냥 넓적다리라고 썼음.


경기 전에 김현회 씨가 심우연이 가정 폭력 혐의가 있다며 엔트리에서 빼야 한다는 글을 썼음.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거하여 죄가 없다 생각해야 하지만 심우연은 이미 지난 해에 출산 후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부인을 벨트(!)로 때린 적이 있기 때문에 엔트리에서 빼야 한다는 내용이었음. 공감함. 자기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힘 자랑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된 × 못 봤지. 그나저나... 김치우나 심상민, 정인환은 어찌 그리 미움을 못 사서 안달일꼬? 상대 공격수 막아내야 하는 수비 입장이다 보니 손도 쓰고 몸 싸움도 거칠게 해야 하겠지만 볼 때마다 저건 심한데? 싶을 때가 자주 있음. 오늘 경기에서는 심상민이 유난했던 것 같고. 김치우는 늘 그래왔던 것 같고. 결국 정인환이 퇴장 당하기는 했지만. 세 선수 보면 소싯적(?) 김한윤 보는 기분. -_ㅡ;;;


애먼 소리 하다가 정작 하고 싶은 얘기를 못 했네. 오늘 득점은 없었지만 양동현이 상당히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전반전 내내 고립되어 공 한 번 제대로 못 잡아봤지만 후반 중반 이후부터는 아예 하프 라인까지 내려와버리더라. 굳이 따지자면 타깃형 공격수인데 하프 라인까지 내려오는 게 무슨 칭찬 받을 일이냐고 할지 모르는데, 양동현은 자기한테 집중된 수비를 깨기 위해 아래로 움직인 거다. 상대 수비들의 예상대로 양동현이 패널티 박스 안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으면 막는 게 쉬워진다. 패스 이전에 차단해버리면 된다. 그런데 양동현이 예상하지 못한 곳, 예를 들면 사이드 라인에 붙다시피 하는 측면이라던가 하프 라인 같은 곳까지 가버리면 수비는 고민에 빠진다. 맨 마킹을 붙여놓은 경우라면 골키퍼한테까지 가도 따라가면 그만이지만 그게 아닐 경우 상대 수비는 당황하기 마련. 그것까지 감안해서 움직였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양동현 정도의 경험이 있는 선수라면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하프 라인까지 내려와버리니 상대 수비가 대처를 제대로 못했고 그 틈을 룰리냐, 서보민, 심동운 등의 선수들이 놓치지 않았다. 득점은 없었지만 양동현이 올 시즌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라 생각한다.


간만에 포항 굿즈 샵 들어갔더니 2017 머플러랑 팀 앰블럼 배지 세트 있어서 장바구니 일단 넣어 놨음. 올 시즌 응원 안 하겠다고, 팬고이전하겠다고 큰 소리 쳐놓고... 나도 모르게 자꾸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영 원소 기호 29번이다.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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