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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도쿄(부제: 노예 12년) - 프롤로그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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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 여행을 꽤 다녔다. 어디 보자~ 2014년에 혼자 오사카 가서 축구 보고 왔고... 2015년에 혼자 오사카 & 교토 또 다녀오고... 얼마 후에 엄마님, 삼촌 내외 모시고 오사카 & 교토 다녀오고... 2016년에 오카야마 한 번, 요나고 한 번 다녀왔고... 2017년에 히로시마 다녀왔고... 그렇게 여섯 번인가? 뭐, 대충 그런 것 같다. 이용한 공항은 대부분이 간사이 공항이고... 요나고 공항이 한 번. 오카야마나 히로시마 갈 때에도 간사이 공항으로 가서 JR 이용했기 때문에 오카야마 공항이나 히로시마 공항은 이용해본 적이 없다.


보통 남들은 도쿄 한 번, 오사카 한 번 정도인데... 나 같은 경우는 일본의 작거나 어중간한 도시의 매력에 빠져 매 년 가고 있다. 그 매력이 뭔지 딱 꼬집어 말하기 곤란하지만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것이라 하면 새 것으로 바꾸거나 없애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일본에서는 요즘 것들과 최대한 공존할 수 있게 유지하는 것이라는 분위기니까.

아직 살 날이 제법 남긴 했지만 지금까지 삶 중에서 나름 행복했던 시기의 풍경을 더 이상 한국에서 볼 수 없게 되었는데 일본에 가면 그런 게 있더란 말이지. 그런 이유로 몇 차례 다녀온 지역이 어쩌다보니 죄다 간사이 쪽. 간토 쪽으로는 한 번도 안 갔다.


일단 간토 쪽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라면 일본의 수도인 도쿄가 될 것인데... 도쿄 가이드 북은 뭔 빌딩에서 쇼핑하는 것만 주절주절 써놔서 당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안 드는 거다. 고층 빌딩은 한국에서도 질리도록 볼 수 있으니까. 아니, 어디를 둘러봐도 아파트를 안 볼 수 있는 풍경이 그리워 일본 가는 거니까.

포항이 ACL에서 우라와 레즈랑 같은 조에 속하면 응원이라도 할 겸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최가 성 가진 감독들 온 뒤로 ACL은 고사하고 상위 스플릿도 못 가고 있으니. 에휴~


그러다가... 샤이니 종현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일본에 샤이니 팬들 많은데 충격이 크겠고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지난 2007년에 믿기지 않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ZARD의 보컬 사카이 이즈미까지 연결이 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우연히 길거리 짭퉁 테이프를 통해 그녀의 노래를 듣게 되면서 팬이 되었다. 죽기 전에 일본 가서 공연을 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 정도만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일본 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기 한~ 참 전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왜, 어떤 시기나 기억 같은 걸 떠올리면 그 때 들었던 노래가 자연스럽게 BGM으로 깔릴 때가 있잖아? 내 청소년기의 기억 중 상당 부분을 ZARD의 노래가 차지하고 있었기에 세상을 떠난 후의 모습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가족의 반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글을 보고 포기했었드랬지.

그런데... 생각난 김에 검색해보자 싶어 찾아봤더니 한국인 팬 중 묘에 다녀온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가족의 반대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일반 팬의 방문이 가능한 모양이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검색을 하고... 다녀오자고 마음 먹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여행만큼 돈 주고 사서 하는 고생이 또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익숙한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마련인데 일부러 익숙하지 않은 곳, 어색한 곳, 적응하지 못한 곳으로 떠나는 게 여행이잖아? 피 같은 돈과 시간 쓴 끝에 도착한 곳은 우리와 말과 글이 다르거나, 문화가 다르거나, 먹는 게 다르거나, 아무튼 이것저것 여러가지로 다를 수 있는 곳. 그걸 뻔히 아는데도 여행을 떠나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테지.


나 같은 경우는 익숙하지 않은, 또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자연 풍경을 보고 그것을 즐기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이동하면서 보게 되는 풍경들조차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여행을 떠나는 거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밥 굶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와이파이 빵빵 터져 스마트 폰 게임 끊김 없이 하는 걸 우선시 하는 선배와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으니... 다녀온 지금에서야 간단히 정리하자면 부유한 중국 아저씨 한 분 모시고 수발 들며  다닌 여행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이 여행에 붙인 부제가 『 노예 12년 』. ㅋㅋㅋ


지금부터 그 파란만장한 5일 간의 기록을 주절주절 늘어놔보겠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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