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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KAL858, 무너진 수사발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0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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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 : KAL858, 무너진 수사발표
저 자 : 신동진
출판사 : 창해
가 격 : 13,000원
추 천 : ★★★☆☆ (06점)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를 떠나 방콕으로 향하던 대한항공의 KAL858기가 공중에서 폭파되어 탑승자 115명 전원이 사망하는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

정부는 북한의 남파 공작원 김승일과 김현희가 일본인 부녀로 위장해 동(同) 기에 탑승한 뒤, 컴포지션 C4 폭탄과 액체 폭탄을 놓고 내렸고, 이는 88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발표한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아홉 살... -ㅅ-

뭐, 개뿔 아는 거나 있나... 그냥 우리나라 비행기가 북한 공산당 나쁜 놈들 손에 터져서 100명 넘게 죽었다고만 알았다.
한 달에 500원씩 내고 콩나물 시루 같은 강당(말이 강당이지, 6학년 교실의 슬라이딩 벽을 밀어서 터 버린 곳이었다)에서 반공 영화 꼬박꼬박 본 뒤 감상문 써내야 할 때였다. 툭~ 하면 공산당 나쁜 놈 소리 해야 했고, 북한에는 괴물들 사는 줄 알았던 때였다.

김승일은 독약 샘플을 깨물어 현장에서 즉사했고, 김현희는 살아 남았다. 그런데... 살아 남은 김현희가 그럭저럭 이쁘다. -ㅅ-
대한민국에서는 이쁘면 다 용서 되니까... 당연히 이 여자도 용서 되었다. 최초에는 사형이 떨어졌지만, 이내 대통령 명령으로 사면 되었고, 결국 풀려나서 자신을 담당했던 안기부 요원과 결혼한 뒤 잠적했다.

그리고... 뭔 이상한 제목의 책도 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폭탄 테러로 사람을 100명 넘게 죽인 사람이 책도 쓰고, 결혼해서 멀쩡하게 산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보다 덜 나쁜 짓 한 사람도 지들 맘대로 죽여 버리던 정권이었잖아?

이 책을 보니 어린 나이에는 차마 품을 수 없었던 의혹들이 이토록 많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김현희가 살아 남은 것만 봐도... 청산가리가 든 앰플이 입 안에서 터졌는데, 멀쩡히 살아 남았다. -ㅅ-

김현희가 살아 남은 것부터 시작해서 갖은 의혹들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내용을 읽다 보면 사건 자체가 노태우를 당선 시키기 위한 공작이었다는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비밀을 생산하고 다루는 일을 하고 있지만, 깔 건 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짓이 사실인 양 위장 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속은 채 살아간다. 국정원은 지금이라도 사실과 증거 자료를 공개하고 사과해야 할 게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이 사건은 공소 시효가 지나 끝나 버린 것이 아니라... 죽어 눈 감고 나서도 가슴에 맺힐 억울한 사건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 사건은 노태우 당선을 위한 자작극이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를 고민하지 않고, 정권 유지와 개인의 부 축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 시켰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써... 우리는 참 불행하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더러운 세상을 조금이나마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지금의 대통령과 비리투성 ×××당이 과거의 더러운 세상으로 복귀를 부지런히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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