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비가 오는 가운데 K 리그 1 2018 시즌 13 라운드가 (일부)끝났다. 포항은 5승 3무 5패로 정확하게 50% 승률을 기록하며 승점 18점을 획득, 5위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6위 상주와 7위 자판기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경기 결과에 따라서 7위까지 밀릴 수 있다.
월드컵 브레이크까지는 14 라운드 한 경기가 남아 있고 포항은 수원을 상대한다.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승점 21점 확보. 31점의 전북과 23점의 남패는 따라잡을 수 없고 수원이 13 라운드에서 패배한 가운데 14 라운드에서 경남, 상주, 자판기, 강원까지 줄줄이 진다면 포항은 최대 3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그러려면 아직 13 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경남과 수원이 내일 모두 패해야 하는데 경남은 울산이랑 붙으니까 두 팀 다 질 수 없으니 결국 비기는 걸로 하면... 아, 복잡하다. 아무튼... 고만고만한 팀들이 다 져서 얻어 걸리면 4위 정도 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7위 정도 하게 될 것 같다.
내가 예상하는 올 시즌 포항은 역시나 하위 스플릿이다. 최진철이 시원하게 말아먹은 2016 시즌에 9위를 했고, 최순호 감독이 본격적으로 팀을 맡은 2017 시즌에는 7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7위 정도가 고작 아닐까 싶다. 내 예상대로 올 시즌에도 하위 스플릿에 머문다면 최순호 감독은 두 시즌 연속 하위 스플릿을 기록하고도 명장 소리 듣는 건데... 명장 딱지 붙여주는 기자들과 팬들이 그저 어이없을 뿐이다.
난 최순호 감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의 지독한 수비 축구를 봤던 팬이기 때문이다. 최순호 감독 말로는, 안양 LG와의 딱 한 경기 내려앉았는데 그걸 히딩크가 보고 수비 축구한다고 뭐라 했다 하더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히딩크가 본 단 한 경기 때문에 본인에게 수비 축구의 굴레가 씌워졌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크게 착각하는 거다. 최순호 감독이 대행을 맡은 2000년과 정식으로 감독에 취임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은 시커먼 암흑기였다. 9위(2000 시즌, 10개 팀) → 5위(2001 시즌, 10개 팀) → 6위(2002 시즌, 10개 팀) → 7위(2003 시즌, 12개 팀). 성적도 형편 없었지만 경기도 더럽게 재미 없었다. 그게 2004 시즌에 13개 팀 중 2위를 기록한 팀의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다. 그 어떤 팀의 팬들이 단 한 경기 수비적으로 했다고 감독 경질 플랑 카드 걸겠는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줄줄이 깨져서 황선홍 감독님이 복귀하여 기적 같은 반등을 이루고 북패 작살내면서 드라마 완성하는 스토리를 바라고 있는데... 현실성이 전혀 없다. 내년에 어찌 될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최순호 감독 응원해야겠지.
올 시즌 성적 보자.
스틸야드 평균 관중은 8,158명이다. 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주말 관중 평균은 10,167명이지만 평일 관중 평균이 3,136명 밖에 안 된다. 뭐, 아직 평일 경기는 달랑 두 번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아무튼... 스틸야드 평균 관중은 팀 성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성적이 좋거나 재미있는 경기한다고 소문 나면 2만 명 가까이 들어오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성적이 바닥이면 3,000명 정도가 고작이다. 올 시즌은 초반에 반짝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중이 많은 편은 아니다.
열세 경기에서의 점유율 평균은 54% 조금 못 미친다. 3 라운드 수원 전, 6 라운드 북패 전, 13 라운드 전북 전을 제외한 열 경기에서 모두 앞 선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점유율이 높다고 수준 높은 축구를 했다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하프 라인 아래에서 공 돌리다가 레오가말류 머리 노리고 뻥~ 질러대는 통에 올라간 점유율이니까.
슈팅은 경기 당 8.5개를 기록했고 유효 슈팅은 4개였다. 유효 슈팅 비율의 평균은 48%. 경기 당 슈팅이 한 자리라는 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슈팅의 절반이 유효 슈팅인 건 나쁘지 않고. 슈팅이 가장 많은 경기는 2 라운드 전남 전이었다. 13개. 그 중 골대 안으로 향한 슛은 5개 밖에 안 되어 유효 슈팅 비율은 38% 밖에 안 되는데 골은 세 골이 터졌다. 골대로 향한 다섯 번의 슈팅 중 세 번이 골이 된 셈. 대단하다. 뭐, 1 라운드 대구 전에서는 다섯 번의 슈팅이 전부 유효 슈팅이었고 그 중 세 번이 골이었으니 이건 더 대단하지만.
10 라운드 강원 전과 11 라운드 인천 전에서 이기지 못한 게 아쉽다. 아마 2018 시즌이 마무리 될 무렵이면 더 아쉽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포항의 축구라 하면 짧고 속도감 있는 패스로 전진하는 공격 축구로 알려져 있다. 파리아스 감독님으로부터 시작되어 황선홍 감독님을 거치면서 완성된, 포항만의 축구다. 짧은 잔디에 뿌려진 물을 바탕으로 툭, 툭, 패스를 빠르게 주고 받다가 찬스를 만드는 걸로 생각하는 팬들이 많지만 의외로 전방 노리고 질러대는 플레이도 종종 했었다. 상대가 짧은 패스에 대비하고 있는데 우리 스타일이 그거라며 하나만 고수한다면 결국 우승은 힘들겠지. 상대에 따라 적절히 섞어가며 했기 때문에 재미와 성적을 다 잡은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올 시즌은 조금... 아쉽다. 그나마 김승대가 돌아와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양동현이야 그렇다 쳐도 심동운 없는 게 너무 아쉽다. 강원에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황진성 다시 영입해서 중원에 세우면 안 되나? 싶은 생각도 있고. 레오가말류는 체력이 떨어지면 움직임이 확 느려지는 문제가 있지만 나쁘지 않다고 본다. 제테르손은 당장 계약 해지하는 게 나을 것이고. 알레망의 플레이는 아직 못 봤다. 오늘 전북과의 경기에 나왔던데 어땠는지. 희한하게 채프만 칭찬하는 팬들이 많던데... 나는 다른 팬들이 그렇게 까대는 송승민이 채프만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오르샤 울산에 안 주고 데리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이제 한 경기만 더 하면 월드컵으로 인해 두 달 가까이 리그를 쉬게 된다. 국민들의 관심이 A 대표팀에 몰려 있는 시기에 팀을 잘 만들어야 7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거다. FA 컵을 우승하든, 4위 안에 들든, ACL 출전권 따내서 내년에 일본에서 포항 응원할 수 있게 되면 좋겠지만... 가능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그나마 골도 못 넣고 경기력도 안 좋아서 욕 많이 먹게 되려는 찰라(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025640)에 압도적 1강이라는 전북 상대로 크게 이겨서 확~ 붙을 뻔한 불 껐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불행일 수도 있고. -ㅅ- 좋으네 싫으네 해도 결국 응원할 수밖에 없는 팀인지라... 잘해서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제발 리드 잡았을 때 주저앉아서 수비할 생각 안 하고 더 넣을 생각했음 좋겠다. 2009년 9월 13일에 남패 8 : 1 로 발라버리는 경기는 두 번 다시 못 보는 거냐고. 아오~
글이 중구난방인 건... 아무 근거없이 그저 감정적으로 막 까대고 싶은데... 그럴만한 깡다구도 없고... 그런다고 뭔 득이 되겠냐 싶고... 비 맞으며 고생하는 선수들 까는 것 같아 몹쓸 짓인 것 같고... 열심히 굿즈 질러대면서 얌전히 응원이나 해야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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