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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마징가 Z: 인피니티 (劇場版 マジンガーZ / INFINITY, Mazinger Z Infinity, 2018)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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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마징가 Z 』는 1972년 12월 3일부터 후지 TV를 통해 방영되기 시작한 거대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나가이 고의 원작을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는데 후지 TV 측에서 만화 잡지 연재를 조건으로 걸어 나가이 고가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1974년 9월 1일에 마지막 92화를 방영하면서 끝났고 우리나라에는 1975년 8월부터 MBC를 통해 방영되었다. 일본 문화를 정식으로 수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국 작품이라고 허위 신고하여 방영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뭐, 일본 원작을 죄다 우리나라 작품인 양 방송해서 70년대 말, 80년대 초 태어난 이들의 상당수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우리나라 작품으로 알고 있다가 나이 먹고 충격 먹었다는 이야기도 수두룩하다.
  • 교통 체증 때문에 멈춰있던 자동차에서 다리가 뻗어나와 다른 차들을 뛰어넘어가는 상상을 하다가 나온 게 마징가 Z라는 이야기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스로를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의 인공 지능을 갖춘 로봇(아톰)이나 원격 조종하는 로봇(철인 28호)과는 다른 형태의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최초의 탑승형 로봇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인 카부토 코우지가 타는 바이크가 마징가 Z의 머리로 올라가 합체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마징가 Z의 키가 18m라는 설정인데, 바이크로 18m를 뛰어올라 정확하게 착지를 하려면... -_ㅡ;;;   아무튼, 나중에 비행기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바이크 합체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렸는지 결국 다이아난 A의 탑승 방법으로 채택되었다. 카부토 코우지의 여자 친구인 유미 사야카가 바이크를 타고 가면 다이아난 A가 빔을 쏴서 길을 만들어준다. 그 빔을 타고 다이아난 A의 머리에 들어가고 돔이 닫히면서 합체 완료. 뭐, 그런 설정이다.
  •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 등에서 나온 기술이나 장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까(?)는 '공상비과학대전'에 따르면, 18m 크기의 로봇 머리 부분에 조종사가 앉게 되면 로봇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죽을 거란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거다. 그러나 그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로봇에 올라타 조종한다는 당연한 설정은 당시에 무척이나 참신한 것이었다. 거기에다 처음에 로봇 조종이 서툴러 주변 다 박살내는 사고 친다는 이야기도 거대 로봇이 나오는 작품에서는 흔한 이야기지만 그 시작은 『 마징가 Z 』다.
  • 지구 정복하려는 헬 박사가 기계수(기계 괴물)를 계속 보내고 마징가가 이를 물리쳐 평화를 지킨다는 스토리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만, 사실 나가이 고라는 양반은 제법 또라이인지라... 스토리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마징가는 '신이 될 수도, 악마가 될 수도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로봇이기 때문에 여차해서 나쁜 힘이 작용하여 지구가 위기에 처하고 사방에 피칠갑... 뭐, 그런 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다행히 TV 애니메이션다운(?) 수준으로 마무리되긴 했다. 하지만 이후 나가이 고가 마징가 타이틀로 줄줄이 내놓은 작품들 보면... 옆에서 적절히 브레이크 밟아주는 사람이 없는 경우 마징가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변신 소녀물로 기억하고 있는 『 큐티 하니 』도 나가이 고가 작정하고 진도 나가게 했더니 피칠갑 고어에, 특정 부위에 피 몰리게 하는 살색 향연의 작품이 되어버렸다. -ㅅ-
  • 마징가 Z는 초합금 Z로 만들어졌고 광자력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설정인데 초합금 Z는 재패니움이라는 뻔한(?) 이름의 신 원소를 가공하여 얻을 수 있는 특수 합금이다. 그리고 거기에 이런저런 에너지를 가해 얻을 수 있는 게 광자력. 결국 마징가 Z는 재패니움이라는 신 원소의 힘으로 탄생한 거다.
  • 이 작품은 마징가 Z 탄생 45주년 & 나가이 고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싹 다 물리친 줄 알았던 닥터 헬 일당이 갑자기 떼로 등장하고 이를 막기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가 출동한다. 무쌍 수준으로 기계수들을 난도질하던 그레이트 마징가가 결국 납치 당하고... 닥터 헬은 지구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에게 물어본 결과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나와 마신의 힘으로 지구를 멸망시키려 한다. 마징가 Z 탑승을 그만두고 연구원으로 지내던 카부토 코우지가 숨겨뒀던 마징가 Z에 탑승해 헬 박사와 싸움을 벌이고 결국 승리한다는 게 메인 스토리. 그 와중에 평행 우주 이론도 들고 나오고 뭔 괴상망측한 소리를 자꾸 해대는데, 결국은 나쁜 놈 물리치고 지구 지켰다는 얘기다.

큰 게 마신. 아래 작은 게 마징가 Z. 마징가 Z가 18m, 마신이 600m라는 설정이다.
└ 마징가 Z가 거대해서 마신과 같은 크기가 된 뒤 싸운다.


  • 마징가 Z가 너덜너덜할 정도로 박살이 난 상황에서 갑자기 등장한 그레이트 마징가 Z가 위기에서 마징가 Z를 구해내는 장면은 TV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남을 명 장면으로 회자된다. 거기에다 구형 로봇의 박살에 이은 신형 로봇의 등장과 새로운 장난감 판매라는 공식을 만들어 완구 제조사가 큰 돈을 벌게 해주기도 했고. → 어린이 날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구형 로봇이 부서지고 신형 로봇이 등장하는 패턴의 시조 되시겠다.
  • 원조 마징가는 매끈매끈한 디자인이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마징가는 여기저기 이어붙인 것처럼 볼트 박은(?) 형태인데다 뭔가 좀 더 슬림해진 디자인이다. 그래서인지 원작보다 별로라는 느낌. 다만 팔, 다리와 배 부분 하얗게 칠한 건 동일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역시도 마징가가 만들어낸 로봇 공식 중 하나다.
  • 보스는 라면 가게 운영하고 있는데 누케와 무챠는 나이 먹어서도 여전히 똘마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프로디테 A나 다이아난 A는 등장하지 않지만 마징걸스라는 뜬금없는 로봇이 튀어나오긴 한다. 하지만 나는 마징가 Z나 그레이트 마징가 Z, 마징걸스 어쩌고 하는 애들보다 보스보로트가 훨씬 더 반갑더라. ㅋ
  • 텔레비전에서 『 마징가 Z 』를 방영하는 것은 직접 보지 못했지만 VHS 비디오 테이프로 숫하게 빌려봤다. 기운 센~ 천하장사~ 로 시작하는 주제곡이 담긴 카세트 테이프도 숫하게 들었고. 장난감 역시 엄청 사들였었다. 진짜 마징가 세대라면 MBC에서 방영해주는 걸 본 세대라고 할 수 있으니 1960년대 중반이나 후반에 태어난 사람들일테고 지금은 얼추 50살이 되었을 것 같긴 하지만, 마징가가 한국 대중 문화에 끼친 영향이 엄청 크기 때문에 나이 먹은 사람들만 아는 로봇은 절대 아니다. 요즘 세대들은 플레이 스테이션으로 『 슈퍼 로봇 대전 』 시리즈 하면서 알게 되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마징가를 봤고 따라 불렀고 가지고 놀았던 세대이지만... 이 작품에는 실망했다. 그냥... 굳이 극장에서 볼 필요가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1970년대, 198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경제력을 가진 어른이 되면서 그들의 어린 시절을 돈벌이로 하는 일들이 많아졌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런 것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추억은 점점 미화되기 마련인지라 어느 정도만 해도 본전은 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엄청난 포장지 깠더니 비비탄 한 알 나온 수준이라... 솔직히 마징가를 아는 세대에게도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다. 나중에 텔레비전으로 해주거나 모바일로 공개되면 그 때 봐도 충분하다.
  • 100명 간신히 넘는 자그마한 사이즈의 상영관에서 봤는데 열 명 정도 들어왔나? 일요일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수준이다. 대부분 남자들이었는데 20대로 보이는 이들이 섞여 있어서 조금은 의외였다. 가장 눈에 띄는 관객은 배 불룩한 아저씨와 한참 어려 보이는 아들 조합. 내가 어렸을 때 열광하며 봤던 작품을 내 아들과 같이 보는 경험이라니... 그저 지켜볼 뿐이지만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면서도 뭔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 퍼시픽 림 』의 길 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마징가와 나가이 고 감독 빠돌이라 일본에서는 영화 개봉 당시 이렇게 콜라보레이션 한 포스터가 공개됐다고.



마징가 시리즈의 로봇들. 우리나라에서는 마징가,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정도만 알려져 있다.



《 아래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문제가 될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


반은 여자, 반은 남자인 아수라 백작. 45년이 지난 지금 봐도 독특하고 기괴하며 특이한 캐릭터다.



머리가 분리되어 둥둥 떠다니는 브로켄 백작. 존재감이 거의 없다. -ㅅ-



미끈하지 않고 여기저기 이어붙인 듯한 디자인의 마징가 Z. 촌스러운 원작이 낫다, 나는.



ㄴ 모양의 구렛나루 관리는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일까?



초반에 일찌감치 나와 가지고 있는 무기 한 번씩 다 보여주고 사라져버린 그레이트 마징가 Z



성장한 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징가! 하면 생각나는 장면은 역시 물 갈라지며 등장하는 것과 가슴에서 쏘는 빔. 브레스트 퐈이아~



여성형 로봇이 젖가슴 부위를 미사일로 쏴버리지만 마징가는 차마 좀 더 아래에서 미사일을 쏠 수 없었을 것.



말 그대로 온 몸이 무기. 귀에서는 냉동 광선 쏴댄다.



입 냄새 공격이라고 킥킥거리고 웃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양 쪽 귀 부분에 거대한 낫 끼우고 다니던, 인상적이던 저 기계수는 이번 작품에서 그저 쩌리. -ㅅ-



온 몸이 무기인 걸로 모자라 제트 스크랜더를 던지기도. 적들 다 쪼개고 당당히 되돌아오는 무식한 무기다.



대체 왜 느닷없이 나타나서 지구 멸망시키려 든 건지 납득할 수 없는 헬 박사. 뭐, 언제는 납득이 됐냐마는.



예전 물건 전시한 곳 내 돈 주고 찾아가고... 맞아, 그랬었어~ 라며 혼자 좋아하고... 추억팔이에 유독 취약한 나인데도 이 작품은... 에이,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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