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에 집에만 있기는 싫고, 딱히 갈 데는 없고.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는 북카페에 가봤다. 이름은 생각을 담는 집.
휴일이라 사람이 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나 말고는 아무도 없더라. 가는 길을 보면 그럴만도 하다 싶은 게, 시골 of 시골이다. 카페라면 그냥저냥 가겠지만 혹시라도 서점을 검색해서 여기에 가는 거라면, 내비게이션이 제 정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
벽에 있는 책들은 마음대로 꺼내어 봐도 된다. 하지만 동선에서 바로 집어들 수 있는 책들은 판매하는 거니까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이러한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지 일부 책은 띠지가 손상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저 염병할 띠지는 왜 없어지지 않는 거냐. ㅽ
3,000원 주고 산 배지. 보자마자 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
『 대망 』도 전 권을 갖추고 있더라. 하지만 저걸 다 보려면... ㅋ
1층이 카페, 2층이 주인 가족이 살고 있는 집, 3층이 북스테이라 부르는, 숙박 가능한 장소라고 들었다. 이번에 처음 가본 거니까 잘은 모르겠다.
가는 길은 완벽한 시골. 내비게이션에 찍고 안내에 따라 가다보면 용담 저수지를 지나게 된다. 용담 저수지 근방에 둥둥이라는 또 다른 북카페도 있더라. 저긴 저수지 옆 도로에 맞닿아 있어서 주차장이 바글바글. 아무튼,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가면서 '이 길이 맞나?' '정말?' 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거다. 한적한 시골 마을로 들어가는 거니까 쿵쾅거리는 음악은 삼가하고, 속도도 줄이자.
고기 굽는 펜션이 있을만한 위치다 싶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아메리카노가 5,000원이니까 가격이 싼 편은 아닌 것 같고... 사장님은 뭔가 바빠 보여서 딱히 친절하다는 인상은 받지 못했지만 뭔가 바쁜 일이 있으신 모양이다 싶어 그러려니 했다. 남편과 아들로 추정되는 남자 두 명이 바깥에서 육체 노동하느라 바빴는데 꽃을 심거나 하는 듯 했다.
누가 봐도 새 책이다 싶은 책은 파는 거니까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벽 쪽에 있는 건 꺼내서 봐도 괜찮은 건데 신간은 없더라. 엄청 옛날 책도 있고, 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책도 얼추 10년은 된 듯(예를 들자면 미야베 미유키의 『 모방범 』 등) 보이더라.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용인시의 도서관 서비스는 놀랄 정도로 훌륭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대출이라 부르는 것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이 보고 싶어 하는 책을 서점에 신청하면 도서관에서 심의를 한다. 그걸 통과하면 해당 서점에서 새 책을 받아서 볼 수 있다. 2주 동안 책을 보고(1주 연장 가능) 나서 도서관에 반납을 하면 된다. 그 이후부터는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는 거지.
본인이 보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 신청해서 도서관 측이 구입하는 건 전국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가능하다. 그렇게 하려면 도서관에 책을 신청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구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구입을 해서 분류법에 따라 분류를 한 뒤 라벨링을 하고 전산에 등록을 한다. 그 후에 빌려볼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용인시의 바로 대출 서비스는 분류와 라벨링 전에 신청자에게 책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건너뛴 분류와 라벨링은 신청자가 책을 도서관에 반납하면 진행된다. 지역 서점도 살리고 도서관 이용자의 만족도도 높이는 거라는데, 누가 생각한 건지, 참으로 대단하다.
생각을 담는 집에서 책을 받고 싶다고 두 권을 신청했는데 아직 결과가 안 나왔다. 만화 책이나 수험서 같은 건 안 되고, 기타 제한 조건이 몇 가지 있으니 궁금한 분은 홈페이지 참고하시길.
아무튼... 이 동네에 펜션과 카페가 참으로 많은데 한 군데씩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돈만 있으면 딱 저런 곳에, 딱 저렇게 집 짓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물이 수두룩하다. 로또 1등만 되면...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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