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방울이라도, 일단 술이 몸에 들어갔다면 절. 대. 로. 운전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셔도 얼마든지 운전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저런 건방진 생각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음주 운전은 절대 하면 안 되는 짓거리다.
하지만 대리 운전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내 차의 운전석에 다른 사람이 앉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실 것 같다 싶으면 아예 두고 간다. 차를 가지고 갔는데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되면 술을 안 마신다.
간만에, ○○에 사는 친구와 일 잔 마시기로 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사소한 부탁을 이것저것 들어준 고마운 친구라서 내가 그 쪽으로 넘어갔지. 친구 집에서 자는 걸 불편해하니까, 모텔 잡고 잘까 싶었는데 그냥 잠깐 자고 아침 일찍 넘어오는 거니까 돈 쓰지 말고 친구 집에서 자기로 했다. 그래서 차를 가지고 간 거다.
기분 좋게 먹고 마시긴 했는데, 그 친구네 집에 가니 도저히 하루 밤 신세 질 상황이 아니더라. 친구가 그냥 자고 가라고 말렸지만 고집 부려서 대리 기사를 불렀다.
평소 대리 운전을 이용하지 않으니까 저장된 번호가 있을 리 없지. 당장 기억나는 게 '앞뒤가 똑같은 전화 번호' ← 이거더라.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목적지가 완전 깡촌인데 괜찮겠냐니까 기사랑 얘기해보라고 한다. 기사한테 얘기를 했더니 복귀할 때 탈 차가 따라가니까 괜찮단다.
기사가 와서 출발. 일단 앞에 가는 차가 음주 운전이라면서 깐다. 딱 보면 안단다. 딱히 휘청거리거나 하지 않았는데.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그런데 가는 동안 계속 궁시렁댄다. 잘못 잡았다고 씨부렁거리더라. 시골 of 시골이라는 거지. 그러게 내가 미리 말했고만은.
게다가, 급 가속과 급 정지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잠깐 타고 말 차라 생각해서 망정이지, XC40을 저 따위로 몰았다면 멱살 잡았을 거다. 내 차가 포르쉐나 페라리였어도 감속 블럭을 그 따위로 넘었을까?
요금도 35,000원이라고 들었는데 41,000원을 부르더라. '그래, 6,000원 더 먹고 부자되라, ㅺ야.' 라는 마음으로 이체를 하려 했는데 자정부터 시스템 점검한다며 이체가 안 됐다. 에러 화면을 보여주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니까 믿고 돌아가겠다면서 계좌 번호를 알려주고, 차 번호판 사진을 찍어갔다.
기분이 더러우니까 바로 방으로 들어와 빨리 이체해주고 털어버려야겠다 싶어 계속 이체를 시도하는데 전화가 왔다. 차에 뭘 흘렸다고 문 좀 열어달란다. 귀찮게시리. 다시 나가서 차 문을 열어주니 뭘 줍는 듯 하고는 다시 간다. 꼴도 보기 싫다.
자정에서 5분인가 10분인가 지나자 이체가 된다. 그래서 바로 이체해줬다.
1년에 한 번 부를까 말까인데 그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어제 같은 경우는 최악이었다. 역시, 대리 운전 따위를 맡기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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