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시에 알람을 맞춰 놓지만 보통은 그 전에 일어난다. 스마트 폰을 집어들고 빈둥거리다가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한다. 오늘도 일곱 시 전에 일어나긴 했는데 당분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룸 메이트와 씻는 시간이 겹치지 않기 위해 바깥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하는데 오늘은 룸 메이트가 일어났는지, 아직 자는지, 갈피를 못 잡겠더라. 멍~ 한 상태였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보니 화장실에서 소리가 난다. 룸 메이트가 먼저 일어나서 씻고 있는 것 같았다. 기다렸다가 룸 메이트가 출근한 뒤 씻으러 들어갔다. 대충 씻고 나와 잽싸게 출근.
굉장히 바빠서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기억할 수 없는 날도 있지만, 오늘처럼 딱히 한 일도 없는데 시간이 후딱 간 것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오늘은 전혀 바쁘지 않았는데 시간이 금방 흘러가버렸다.
최근에는 밖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니까, 회사에서 샤워를 한다. 아무래도 올인원 샤워 제품을 하나 사야겠다. 그리고 갈아입을 옷을 담을 간단한 비닐 가방 같은 게 있어야겠다 싶어 살까 하다가 포항에 갈 때 가지고 오기로 했다. 포항에 남아도는 게 가방인데. 포항에서 먼지털이도 가지고 와야 하고, 이것저것 들고 올 게 많은데 홀랑 잊어버리고 나중에 후회할까 걱정이다.
퇴근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세탁기를 돌리고, 오늘 아침에 받은 구몬 교재를 마사미 님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방바닥 한 번 쓸고. 한 거라고는 저게 전부인데, 21시가 넘어버렸다. 퇴근하고 나서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이 정말 금방 간다. 자려고 누우면 바로 못 자니까, 지금 누워야 한다. 최근 '폴아웃 온라인'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는지라 '고수 온라인'과 함께 하고 나면 두 시간이 금방이다.
일본어를 어떻게든 들어야 하는데 자꾸 귀찮아해서... 오늘부터는 자기 전에 아마존 스피커로 NHK 뉴스라도 듣고 자야겠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보우 건으로 가족을 죽이는 엽기적인 범죄가 일어났다. 스물세 살 먹은 대학생이 가족을 향해 보우 건을 쏴서 네 명이 죽었단다. 다섯 명에게 쐈고. 일본은 여전히 사형이 집행되고 있기도 하고, 범죄자 얼굴과 주소도 공개하는 등, 우리보다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력한 편인데다 타인에게 피해주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민족성을 갖고 있는데도 말도 안 되는 범죄가 종종 일어난다.
뉴스를 보다가 생각이 난 건데, 결국 자기 나라 뉴스는 철저하게 자기 나라 입장에서만 얘기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말도 안 된다 생각했고, 곧 탄핵 당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수없이 개소리를 하면서도 여전히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재선에 도전한다고 하니,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다. 하지만 미국인들 생각은 다를 수도 있지.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죽인 최근의 사건도 마찬가지다. 난 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총기를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는 법 때문이라 생각하거든. 우리나라 경찰은 범죄 용의자를 단속하거나 할 때 갑자기 총 맞는다거나 칼 맞는다는 경우를 가정할 필요가 거의 없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잖아. 생글생글 웃다가 갑자기 총 꺼내서 빵! 쏴버리는 것들이 수두룩한 나라니까. 그런 나라의 경찰이니까, 과잉 대응이나 진압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그 정도가 심할 거다. 총기를 제한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지. 총기 협회인가 뭔가에서 정계에 뿌리는 돈이 엄청나다고 하니까.
우리나라 뉴스도 철저하게 우리 입장에서만 떠드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제3자 입장에서 보기는 어렵겠지.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적절히 골라 흡수하는 게 중요한데, 귀차니즘이 강해지면서 그저 누가 떠먹여주는대로 받아먹는 데 익숙해진 것 같다.
이런 애먼 소리를 할 시간이 없다. 빨리 자야 한다. 오늘도 점심 시간에 졸려서 숨질 뻔 했다. 그래도 내일만 출근하면 또 이틀 쉰다. 내일 하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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