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수 있으면 맞춤법과 띄어 쓰기를 지키려고 한다. 잘 모르겠다 싶은 경우에는 사전을 찾아보기도 하고. 하지만 알고도 틀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제목에 쓴 '고속도로' 가 그런 경우다. 명사와 명사는 띄어 써야 하니까 '고속 도로' 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같이 사용하는, 사실 상의 고유 명사니까 붙여 써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는, 통행료를 받는,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바로 그 도로는 '고속 국도' 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고 들었다(하지만 통행권에도 고속도로라 쓰여 있는 걸. -ㅅ-). '경부 고속 도로' 가 아니라 '경부 고속 국도' 인 거다. 실제로 도로를 달리면서 표지판을 보면 고속 국도라고 되어 있기도 하고. 하지만 '고속 도로' 와 '고속 국도' 를 나란히 두고 어느 한 쪽의 손만 들라 한다면 '고속 도로' 쪽이 압도적이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제목에도 일부러 그렇게 썼다. 띄우지도 않았고.
뭐, '맞춤법에 굉장히 민감한 척 하면서 저도 틀리고 자빠졌네.' 라고 까일까봐 뱀 다리를 이렇게 달고 있다. 아무도 일기 보면서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말이지. ㅋ
남들과 같은 시간대에 출근하고, 같은 시간대에 퇴근하고, 달력에 표시된 휴일에 쉬는 생활이 무척이나 오랜만이다. 입사해서 2년 정도를 제외하고는 줄곧 들쭉날쭉한 생활이었으니까. 그렇게 엉망진창인 생활도 마냥 나쁘지 않은 것이, 평일에 쉴 수 있으니까 여행을 가면 주말보다 훨씬 한산하다. 차가 막히는 경우도 없고, 사람들 때문에 인상 쓸 일도 많지 않다. 선택이 가능하다면 주말에 일하고 화요일과 수요일에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성이 없지.
음... 오늘은 어째 일기가 산으로 간다. 의도하지 않은대로 쓰여지고 있어. (・∩・)
염병할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는 게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 감염자를 범죄자 보듯 하는 사회 분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증상이 없으니까, 감염된 줄 모르고, 어디든 다녔을 거 아닌가? 나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잖아? 그런데 감염된 사람에 대한 기사에 뽈뽈거리고 싸돌아다닌다고 엄청 까댄다. 주야장천 집에만 있는 게 가능한가? 심지어 한 끼 조차도 집에서 해결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나가서 먹어야 하잖아?
내가 아니면 남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어제는 영외 PX에 갔다가 허탕을 치고 사무실에 들어가 앉아 있다가 나왔다. 저녁에 포항 경기 보는데 전반에 두 골 처먹는 거 보고 꺼버렸다. 관중이 없다지만 홈에서 저 따위로 경기할 줄이야. 북패한테 지기는 했지만 전반 중반까지는 압박이 좋았다. 인천과의 경기도 마찬가지. 훌륭한 압박을 보여줬다. 그런데 어째 한 경기만에 저 따위가 되는 걸까? 일단 이광혁은 안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잔뜩 쫄아있는 게 보인다. 항상 저렇더라. 네임 밸류 높은 선수를 상대하게 되면 엄청 움츠러드는 것 같다. 하는 꼬라지 보니 잘 하는 팀에 지고 못 하는 팀에 이기는, 전형적인 양아치 결과가 나올 시즌이 될 것 같은데 상위 스플릿에 남을 수 있을지.
아침에 눈 뜨니까 여섯 시. 피곤하다. 더 자고 싶은데 어찌 하다보니 못 자고 깨버렸다.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어영부영하다보니 시간이 훌~ 쩍 지나가 정오가 되어버렸고, 누워서 뒹굴거리다보니 금방 13시가 지나버렸다. 무조건 낮잠을 자야 한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자려고 했더니 한 시간 정도는 잘 수 있었다. 15시가 지났고, 어디라도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샤워를 했다.
어제 우동을 먹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그 우동이 아니니까 전 국민이 아는 맛의 우동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기로 했다. 가장 좋아하는 덕평 휴게소가 근처니까.
내비게이션에 찍어보니 3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온다. 창문을 열고 달리는데 조금 가다보니 차들이 잔뜩 늘어서 있고 중앙선을 침범해서 돌아가는 차도 있더라. 일요일이라 막히는 건가 싶어 걱정이 됐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말도 못하게 더우니까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켰다. 지금 타는 차는 에어컨 켜는 게 어쩐지 미안해서 될 수 있으면 안 켰는데, 오늘은 그렇게 했다가는 운전석에 녹아내릴 것 같더라.
막히는 줄 알았는데 딱 그 사거리만 그랬고, 지나니까 널널했다. 커다란 트럭이 앞 길을 막고 있어 속도를 낼 수 없었지만 답답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1,000cc 엔진으로 조금만 밟으면 RPM이 3,000을 넘어가버리니까 다른 차가 앞을 막아주면 오히려 고맙다. ㅋ
휴게소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우동을 주문해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소머리국밥이 눈에 들어와버렸다. 그렇지. 덕평은 소머리국밥이지. 그래서 우동 대신 소머리국밥을 선택했다.
- 간만에 밥 같은 밥 먹으니 든든하다. 근처 카페에 가니 '얼 그레이' 가 있기에 시원한 걸로 주문한 뒤 마사미 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음료를 들고 산책로를 어슬렁거리다가 한적한 그늘을 발견. 한~ 참을 통화하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이 와서 앉기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마저 통화하다가, 슬슬 돌아가야겠다 싶어 오늘도 고마웠다고 말씀드린 뒤 전화를 끊었다. 마사미 님은 항상 내 일본어를 칭찬해주시는데 요즘은 내가 일본어를 잊어버리고 있다 하면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으신다. 진짜 엉망이 된 모양.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각 잡고 공부해야 하는데 지금은 업무 익히느라 바쁘니까 어쩔 수 없다. 최대한 덜 까먹도록 노력하고, 늦어도 8월부터는 N2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 우동을 먹으러 왔는데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동을 주문.
주문한 지 꽤 됐는데 주방 쪽에서 딱히 준비하는 것 같지가 않다. '설마 여기가 아닌가?' 싶어 다른 쪽을 둘러봤지만 우동은 여기 뿐인 거 같은데. 이상하지만 일단 기다렸다. 다른 손님이 주방에 뭔가를 요청해서 일하시는 분이 앞 쪽으로 나왔는데 그제서야 내 주문을 본 모양이다. 허겁지겁 우동을 말아주셨다.
난 갤럭시 S20+의 음식 모드로 찍은 사진이 나은 것 같은데... 음... 이렇게 되면 굳이 아이폰 SE 2세대를 산 의미가 없는데.
뭐, 아무튼. 우동까지 맛있게 잘 먹고 나왔다. 베스킨 라빈스가 보여서 들어갈까 했는데 아무래도 숙소까지 가기 전에 녹을 거 같아서 포기. 일본 유학 후에는 베스킨 라빈스만 보면 고베까지 걸어갔던 날이, 30㎞ 가까이 걷고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게걸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그 날이 생각난다.
오징어를 하나 사서 먹으면서 돌아가야겠다 싶었는데, 맥반석 오징어가 7,000원이나 한다. 허... 바로 포기. 너무 비싸.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회차와 출구가 있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출구로 나갔다. 바보 짓을 한 거였다. 나는 왔던 길을 돌아가야 하니까 회차 안내를 따라 움직였어야 하는데,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가버린 거지.
뭐, 길은 어떻게든 통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가던 길 마저 갔다. 역시나, 이내 내비게이션이 다시 경로를 찾더라. 이천 쪽을 통해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나저나, 티맵의 통행료 예측이 엉망진창이다. 출발할 때에는 100원이라 하더니, 길 잘못 들었을 때에는 6,000원이라 나오더라. '실수로 길 한 번 잘못 들었다고 60배나 더 내는 건 너무하잖아?' 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800원 나왔다. 경차라 50%만 낸 거니까 1,600원이네.
숙소에 도착한 뒤 근처를 산책할까 하다가 그냥 들어왔다. 세탁기 돌려서 빨래 널고 일기 쓰는 중. 이렇게 또 주말이 지나간다. 이번 주는 수요일에 24시간 근무가 있다. 부디 아무 일도 없어야 할텐데. 퇴근하고 나면 목요일 오전에 잠깐 자고, 오후에는 포항에 내려갈 예정. 포항에서 재난 지원금 받은 걸 다 쓰고 와야 한다. 8월 31일까지니까 좀 남겨놔도 될 것 같긴 한데, 일단 가봐야지. 방에 행거 설치해서 엉망으로 걸려 있는 옷도 좀 정리하고, 티셔츠랑 정리용 선반 정도만 들고 올까 싶다. 토요일 낮에나 슬렁슬렁 올라와서 일요일 쉬면 다음 주도 끝날 듯. 그렇게 보내고 나면 또 금방 6월이 갈 것 같다.
이번 달은 좀 덜 쓰나 싶었는데 서점에서 책 산 거랑 쿠팡에서 질러댄 것 때문에 그게 또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아예 안 쓰고 살 수가 있나.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사는데도 이렇다. 차 나오고 나면 한 달에 100만원은 차 값으로 빠질 건데 생활이 될랑가 걱정이다. 저게 기름 값이나 여행 다니면서 까먹는 비용을 빼고 온전히 차 값 갚는 데 쓰는 돈이니까. 뭐, 살면 어떻게든 살아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여기 있는 동안에 차 값 다 갚고, 일본에서 살면서 진 빚은 그 후에나 갚아야지. 돈이야 나중에 모아도 된다. 일단은 내가 행복하게 사는 걸 최우선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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