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2020년 08월 16일 일요일 흐림 (김치찌개 / 청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8. 16.
반응형
  • 축구는... 결국 졌다. 뭐, 이길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누가 봐도 열세였으니까. '팔라시오스가 먹히면 어찌 비벼볼 만도...' 라 생각했지만 지난 경기 퇴장의 여파로 게임에 나설 수 없었다. 예전 같으면 자판기 따위에 졌다고 질알하고 난리를 떨었을텐데, 이제는 '어쩔 수 없지.' 라고 툭툭 털 수 있게 되었다. 예전처럼 돈을 막 쓰는 팀이 아니니까.
    뭐, 머리는 그렇게 이해를 하는데... 화가 나는 건 사실이다. 자판기 따위에게.

  • 두 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열 시에 일어나면 여덟 시간 자는 거니까 늦게 자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여섯 시에 깨고 말았다. 커튼을 쳐 놓으면 해가 쨍쨍한 날에도 어두우니까 그대로 다시 자면 될 일이지만 그냥 일어났다. 어차피 내일도 휴일이니까. ㅋ

  • 어제 하나로 마트에 갔다가 어묵탕 재료랑 김치찌개 재료를 사왔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거창한데,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되는 인스턴트. 어묵탕은 어제 바로 끓여서 먹었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미소시루 사면서 받은 파(를 한국까지 들고 왔다. ((((;゚Д゚)))) 1년 전에 산 건데.)와 얼마 전에 산 청양 고추 블럭이 큰 일을 했다.
    평택에서 혼자 살 때에는 수시로 끓여 먹곤 했다. 채소도 따로 사서 넣고. 하지만 지금 사는 곳에서는 각 잡고 요리하는 게 어려우니까.

  • 일찍 일어났으니까 모처럼 아침을 먹었다. 김치찌개 재료를 냄비에 넣고 끓였는데 어지간한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간단한 레토르트 식품이 엄청 다양해졌는데 맛도 훌륭하다. 이 정도 맛이면 건강을 해친다 해도 먹을 것 같다. 햇반 두 개를 먹어치웠다.

  • 거실에 먼지가 돌아다니기에 일단 쓸고, 물티슈에 다우니를 뿌려 바닥을 닦았다. 향기가 사방에 진동.

  • 하늘에 구름이 잔뜩이긴 하지만, 비가 안 오는 게 어디냐. 원래 예보는 오늘까지 비가 온다였는데 어제 보니까 그 사이에 흐림으로 바뀌어 있더라. 오늘, 내일은 비가 안 올 모양. 그래서 매트리스 커버와 얇은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중이다. 해가 쨍쨍하지는 않지만 바람도 꽤 불고 하니까 저녁까지 마르겠지. 안 마르면 안 마르는대로 그냥 자면 된다. 어차피 이불 덮지도 않고. 매트리스 커버 없이 하루 쓴다고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

  • 이대로라면 하루종일 집에만 있게 될 것 같은데, '어디 다녀올까?' 싶더라. 염병할 예수쟁이 AH 77I 들 때문에 거리두기 수준이 2단계로 올라가버렸으니 아울렛은 가면 안 될 것 같고. 영릉에 다녀올까 싶은데 거리두기 2단계라고 입장이 막힌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홈페이지에는 공지가 안 되어 있지만 그리 빠릿빠릿하게 일할 것 같지 않아서. 만약에 가게 된다면 전화부터 해볼 생각이다.
    빨래가 다 되었다고 세탁기가 삑삑거린다. 일단 빨래부터 널고. 전화하고, 입장 가능하다고 하면 샤워하고 슬슬 나가볼까 싶다. 왕복 두 시간이 안 걸릴 거고, 구경하는 것도 오래 안 걸릴테니 저녁은 숙소에 와서 먹어야지.

  • 어제 어묵탕을 먹고 나니 탄산이 먹고싶어져서 자전거를 타고 편의점에 갔더랬다. 콜라를 하나 집어든 뒤 다른 마실 거리를 찾다가 글라소 비타민 워터를 발견. 예전에는 자주 사먹었었는데, 일본에 가면서부터 한 번도 안 마신 것 같다.
    콜라도, 비타민 워터도, 일본에서 얼마든지 사먹을 수 있는 녀석들. 지금은 일본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니까,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살 수 있는 것들 보다는 일본에서 밖에 안 파는 것들이라든가, 뭐 그런 게 좀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사이다 같은 경우, 마츠다 사이다와 칠성 사이다의 차이를 전혀 못 느끼니까 둘 다 별로 아쉽지 않았다. 일본에 있을 때 칠성 사이다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지금도 마츠다 사이다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던 것들, 예를 들자면 컵라면이나 인스턴트 커피 같은 거? 그런 게 종종 생각나는 요즘이다. 한일 관계가 다시 좋아지기까지는 꽤 걸리지 않을까 싶다. 여행 제한이라도 풀렸으면 좋으련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