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에는 블로그 방문자가 확~ 줄어든다. 반토막까지는 아니지만 ⅓ 정도는 빠지는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은 그럭저럭 평균 수준이다. 유입 경로를 확인해보니, 누군가가 일기에 꽂혀서 이것저것 많이 읽어보신 모양이다. 남의 일기 보는 건 재밌지. ㅋㅋㅋ
클리앙에서 들어온 분들도 간혹 보인다. 21세기 초반에 뻔질나게 들락거렸던 사이트가 클리앙과 케퍽. PDA 때문에 가입했다가 의외(?)의 재미를 느껴 날마다 출석하다시피 활동했던 곳인데, 지금은... 뭐...
잠시 신경쓰지 않은 동안 티스토리에 새로운 테마가 몇 가지 추가된 듯 하다. 새로운 테마로 바꿔봤는데, 글씨가 작아져서 보는 사람에게 좋지 않을 것 같더라. 그렇잖아도 글자보다 영상으로 대세가 넘어간 상황인데, 읽기 힘들게 만들어버려서야 되겠나 싶어 다른 테마로 넘어갔다.
예전에는 테마 바꾸면 플러그 인 설정도 일일이 해주고 그랬는데, 이제는 귀찮다. 구글 애드센스 수익도 블로거닷컴 시절에나 생겼지, 티스토리에서는 제로. 방문자 수는 티스토리 쪽이 훨씬 많으니까 설정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큰 돈도 아니고. 귀찮다.블로그에서 유튜브로 넘어가는 게 정말 순식간이다. 최근에 블로그의 글을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뭐, 내가 글만 재미있게 잘 쓴다면야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미어터지겠지만서도.
유입 경로를 살피다가 라식 수술하고 나서 쓴 글을 봤는데, 그게 벌써 3년 전이다. 지금 시력은 어느 정도 될까? 1.0이 채 안 될 것 같은데. 라식인가 라섹인가, 두 번 받은 사람도 있다고 들었는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될까 걱정이다. 아무튼... 방문하는 사람이 몇 명 되거나 말거나, 소소한 일들을 꾸준히 블로그에 끄적거린 덕분에 예전 일들을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 이게 블로그에 쓰잘데기 없는 글을 열심히 끄적거리는 큰 이유다. 시간이 지나면 그 때 당시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되었던 일들도 참 소중하게 느껴지거든.
한국에서 40년 가까이 살았고, 일본에서 산 건 고작 1년 6개월이지만... 나는 그 짧은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돈 벌기 위한 무언가를 하지 않고 까먹기만 했으니까 당연히 그랬을테지. 하지만 무제한으로 마구 쓸 수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돈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기를 쓰고 아끼려 들었지. 그럼에도 행복했다.
국민학교 시절의 풍경 같은 걸 일본에서 볼 수 있었으니까. 추억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거든. 나는 마루가 있는 집에서 꽤 오랫동안 살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지금도 나무로 된 마루가 있는 집에 환장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니스 칠한 마루가 있는 집이 드물지.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 아파트에서 생활할텐데, 본인이 태어난 후 몇 년 사이에 갑자기 주택 문화가 바뀌어서 아파트가 죄다 없어진다고 생각해보자. 한국의 아파트와 비슷한 건물이 수두룩한 나라에 가면, 뭔가 감성 터지지 않겠어?아무튼... 한국에서는 낡은 것이 나쁜 것이지만, 일본에서는 그게 아니니까... 그저 좋았다. 한 달에 300만원 정도만 꾸준히 쓸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계속 일본에 살았을 것 같다. 재벌 2세가 꿈이었는데 부모가 재벌이 되지 못해 꿈을 이루지 못한 게 원통하다(패드립).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근처에 큰 공장이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농사 때문이더라.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농사 지을 생각을 안 하니까 외국 사람을 쓸 수밖에 없는 거지.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도 시골에 가면 외국인들이 바글바글하다. 대부분이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돈 벌다가 일본으로 넘어간 지 오래됐다.
그렇게 일본을 까지만, 여러 가지 것들이 일본을 따라간다. 36년 간의 식민 지배 영향이 이렇게 크고나 싶다.
전기 자전거의 속도 제한으로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도 있더라. 저 작은 자전거의 속도 제한을 푼다고? 정말? 어디, 트랙이라도 달리는 건가? 물론 답답할 때도 있긴 하지만 20㎞/H 가 그리 느리다는 생각은 안 들던데.
맥주 마시면서 라면 뿌셔 먹었다. 생라면은 습도를 측정하는 저렴하고도 훌륭한 수단이다. 라면에 스프를 뿌린 후 이내 뭉치기 시작하면 방의 습도가 60% 이상이라 생각하면 된다. ㅋ
아끼던 John's Blend의 반고체 방향제의 뚜껑을 열었다. 일본에서 쓰던 건데 그동안 뚜껑을 닫은 채로 봉인해뒀더랬다. 얼마 전에 새 제품 두 개를 샀기에 아끼던 것을 연 거다. 방 안에 향이 가득하다. 코딱지만한 방에, 내가 좋아하는 향이 가득한 것이 행복하다.
최근에 사무실과 업무에 조금 익숙해지면서 이래저래 불만이 늘고 있지만,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벌만큼 버니까 금전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없고, 딱히 아픈 부분도 없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즐겁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 다니고, 영화 보러 가지도 못한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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