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부릉부릉 』

The New GLA 차박 후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0. 1.
728x90
반응형
  • 성질 급한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써보겠다. 불가능! 절대? 세상에 절대라는 건 절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불가능!




  • 아니, 자려면 잘 수 있다.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공사장의 시멘트 배수관에서도 구겨져 들어가 잘 수 있는 게 인간 아닌가? 자려면 어디서든 잘 수 있지. 그러니까, 편안한 잠자리를 기준으로 하자.

  • 첫째, 다리를 쫙! 뻗을 수 있는가?

    • 내 키가 168㎝ 되시겠다. 기를 쓰고 170㎝를 넘겨보겠다는 욕심 따위가 없었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측정한 기록 중 최장(?)은 168.8㎝이고, 지금은 나이 먹고 좀 쪼그라들었을테니 167㎝ 정도 되지 않을까? 그런 내가 대각선으로 누우면 다리를 쭉 뻗는 게 가능하다. 단, 발바닥이 트렁크 도어에 닿는다. 즉, 170㎝가 넘는 키라면 다리를 펴고 잘 수 없다. 잔뜩 웅크리고 새우 잠 자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가능.



    • 대각선으로 눕고 싶지 않다면 앞좌석 시트 사이의 가운데 쪽에 머리를 넣고 누우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누워도 그닥 편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높이는 의외로 괜찮았다. 자면서 무릎을 세워도 천장과는 한~ 참 거리가 있었고, 양반 다리로 앉는 것까지 가능했다. 물론 허리가 길어 슬픔 짐... 아니, 사람은 그것마저도 불가능할 거다. 위에서 언급한 내 키를 고려하시길. ㅋ

  • 둘째, 바닥은 평평한가?

    • 어쩌면 이게 더 문제일 수 있겠다. GLA는 뒷좌석을 눕혀도 一자로 반듯하게 눕지 않는다. 10~15˚ 정도로 살짝 들린다. 약간의 경사가 진다는 거다. 내가 차에 가지고 가서 깐 매트는 200×110×5 사이즈. 흔히 슈퍼 싱글로 부르는 매트다. 차박용으로 나온 매트가 아니라 그냥 방에서 깔고 자는 그런 매트. 이게 딱! 들어간다. 좌우 폭이 딱 맞다. 길이는 당연히 남아서 남는 부분은 앞좌석과 접은 뒷좌석 사이 공간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이렇게 하고 나면 '누울만 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누워보면... 등이 배긴다. 5㎝ 두께의 매트리스인데 굴곡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민감한 사람이라면 두 배 이상의 11㎝ 짜리 매트에 누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시중에 판매 중인 에어 매트 대부분이 5㎝짜리이고, 조금 두껍다 싶은 게 8㎝ 짜리던데, 어느 것을 써도 등이 배길 게 분명하다.



    • 내가 생각하는 차박은 아무 것도 없이 달랑 차만 가지고 가서 자고 오는 것. 말 그대로 차박이다. 요즘 차박이랍시고 유튜브 등에 영상이 올라오는 것들은 내 기준으로 굉장한 사치. 차와 연결하든, 따로 치든, 일단 텐트를 가지고 가는데다 코펠과 버너 등도 챙기고 거기에 의자와 테이블 따위까지. 저런 장비를 마련하는 것도 부담이고, 차박을 떠나지 않을 때 저런 것들을 보관할 장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그냥 차에 매트와 이불 정도만 싣고 가서 대충 별 보면서 자고 오전 중으로 돌아오는 게 내 상상 속의 차박인데, GLA는 차가 작아서 그마저도 어렵다.

  • 굳이 GLA로 차박을 시도하겠다고 한다면, 일단 텐트와 접이식 침대 또는 매트리스는 필수다. 차에서 편하게 잘 수가 없으니까. 만약에, 나처럼 조금 불편해도 최소한의 준비로 차박을 해보겠다고 한다면 두께가 두툼한 매트리스가 있어야 한다. 그나마 등이 덜 배기도록 해야 하니까. 좌우 폭이 110㎝를 넘으면 안 될 게다. 두꺼운 매트리스의 좌우가 접히게 되면 공간이 그만큼 줄어드는 거다.

  • 평소 싣고 다니는 짐도 최소화해야 한다. 나는 차에 세차 용품 약간과 축구화 정도만 싣고 있었다. 이걸 조수석으로 옮긴 뒤 뒷좌석을 접고 누웠다. 만약 트렁크에 짐이 가득하다면, 차를 비운 후 짐을 보관할 텐트라도 가지고 다녀야 할 거다.

  • 차량 스펙에 길이나 폭 따위가 다 나오고 트렁크 용량도 ℓ 단위로 표기되지만 실제로 누워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차라서 애프터 마켓 상품도 거의 없고. GLA 전용 매트랍시고 낚시질하는 사이트가 한, 두 군데 있는 것 같던데 막상 들어가보면 그냥 범용으로 쓰는 에어 매트더라. 앞좌석 시트를 뒤로 눕혀 봤더니 한~ 참을 넘어가더라고. 차라리 앞좌석에서 자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 주유 경고등 들어왔는데 근처에 모텔은 없고, 마침 매트와 이불을 싣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 번 더 잘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차에서 자는 건 무리라고 본다. 코로나 시대에, 맘 편히 차에서 자면서 1박 2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쉽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