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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부천 원더존 (경인랜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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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부터 즐겨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 중에 빠니보틀이라는 게 있다. 세계 여행과 관련된 채널인데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몰랐던 알게 되는 계기도 되고, 재미있게 보는 중. 그 채널을 만들어가는 빠니보틀 님이 인공적인 폐허를 좋아하는데, 나도 약간 그 쪽이다. 거대한 시설물, 예를 들면 빌딩이나 다리 같은 거? 그런 게 망가져 있는 걸 보는 게 좋더라고. 아이슬란드 여행을 준비할 때에도 추락한 비행기 잔해가 있다는 글을 보자마자 저기는 꼭 가야겠다 싶었고.

  • 그런 나이기에, 폐장한 놀이 공원 같은 곳이 있다고 하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용마랜드가 가장 유명하긴 한데 희한하게 저기는 그닥 끌리지 않더라고. 그런데 원더존, 흔히 경인랜드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곳은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추석 연휴에 딱히 할 일도 없는지라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 숙소에서 고속도로를 타면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아홉 시 반 쯤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열시 반이 살짝 넘었다. 내비게이션의 예상대로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부천 종합 운동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내비게이션에 찍고 출발. 무사히 도착했다.


  • 전국의 축구장은 거의 다 가본 것 같은데 부천은 처음인 듯 하다. 2부 리그니까 올 일이 없었더랬지. 부천이 정의 구현해서 남패를 무찔러주기를 바랐건만, 올 시즌의 남패는 너무 강하다. 아무튼.
    티맵에서도, 네일베 지도에서도, '경인랜드' 로 검색을 하면 안산의 뭔 빌라가 나온다(원더존으로는 검색을 안 해봐서 방금 해봤는데, 일단 네일베 지도에서는 안 나온다. 티맵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아쉬운대로 부천 종합 운동장을 목적지로 하고 출발해야 했다.


부천은 뭔가 짠~ 한 팀이라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힘내라, 부천!!!


  • 부천 종합 운동장 근처에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갔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까 일단 발길이 닿는대로 출발. 정문 쪽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바로 앞에 보이는 운동장 옆 길로 올라갔다. 길을 가다보니 진달래 동산인가? 거기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기에 그 쪽으로.


뭔 간이 공연장 같은 게 보인다.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인데 코로나 때문에 테이프를 둘러놓은 것 같다.


여기가 진달래 동산. 저 나무들이 진달래 나무인가? 봄이면 장관이겠고만.


갈 수 있는 길은 사진 속 두 곳 & 보이지 않는 한 곳. 전부 오르막이다. 계단 혐오충들은 보자마자 부들부들.


한국에서 사방을 둘러봐도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곳에 사는 건 대단한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무 틈 사이로 보이는 경기장을 줌으로 당겨 사진 찍고 있는데...


어?!?!


  • 저 멀리 자그마한 관람차가 보였다. 저기고만!

  • 길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기에 무척 좋은 등산로였지만, 가장 큰 목적이 경인랜드를 보는 것이었으니까 가던 길을 멈추고 바로 다시 내려갔다.



  • 경기장 주변 트랙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등산하는 알록달록 아저씨, 아줌마들이 수시로 보였고 뜀박질하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더라.


눈대중으로 대충 봐도 가장 높은 곳까지 11m는 될 것 같던데... 와... 진짜... ㄷㄷㄷ


그 암벽 등반장 옆으로도 놀이 공원의 시설이 보인다.


부천 FC의 역사. 연고 팀이 야반도주하자 힘을 모아 새로운 팀을 만들어버렸다. 진짜, 대단한 사람들.


저 총 들고 있는 아저씨는 뭔가 뜬금없다.


음... (개인적으로 김진태 氏의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른쪽 자판기는 숨진 지 오래 되었지만 왼쪽 자판기는 현역으로 뛰고 있더라. 정말 작동이 되는 걸까?


뜬금없기로는 이 처자도 만만치 않다. 얼굴 도색이 벗겨진 것도 문제지만 표정 자체가 뭔가 우울해. -ㅅ-


부천 고등학교를 졸업한 분이라는 얘기시지요? 제대로 읽어야지 잘못하면... (・・;)


제법 깔끔해보이는 곳이었다. 기회가 닿으면 부천 경기도 한 번 봤으면 좋겠네.


뭔가 오묘한 표정의 자전거 소년. 실제 자전거를 활용했다는 게 신기하다. ㅋ


쭉~ 뻗은 경기장 진입로. 경기에서 이겨주길 바라며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의 추억이 서려 있을 게다.


자, 누구의 것인지 모를 무좀균과 함께 건강해져 봅시다. (; ̄д ̄)


응? 이게 뭐지? 출입 통제?


  • 검색을 해보니 최근에 다녀왔다는 글은 없더라. 그나마 최근에 쓰여진 게 올해 초. 철거했다는 얘기는 없으니까 볼 수는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안 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놨네. 막아놓은 차단 시설도 적당히 낡아 있는 걸 보면 최근에 막은 건 아닌 듯 하다.







  • 그래도 근처에 가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었다. 딱히 주변에 사람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적당히 욕심을 내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더라. 바리케이트가 모든 곳을 막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하지만 하지 말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무리해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반대 쪽 역시 막혀 있다.


바로 옆에 보조 경기장이 있다는 게 참... 뭔가 묘한 기분이다.


내가 차를 세운 곳은 정문 주차장인데 놀이 공원은 북문 쪽에 있다.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은데... 갈 수가 없다.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것들은 커피 처먹지 마!!!








바로 근처에 지하철 역 출입구도 있다. 이러니 부천시가 저 땅을 그냥 두지 않으려 했겠지.


  • 뭔 지식 산업 센터인가 어쩌고인가를 지을 예정이라 하더라. 돈 안 되는 걸 걷어내고 돈 되는 걸 짓겠다는 거겠지. 땅 파서 장사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하지만... 계약 만료 6개월 남겨놓고 나가라 하는 건 정말 싸가지 없는 짓 아닌가? 하긴, 5년 계약을 하면서 다음에는 재계약하지 않을테니 5년 내에 다른 곳을 옮겨갈 준비를 마치라는 것도 가혹하긴 하지만.







이렇게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길까지 만들어져 있는데...





















혐 오 사 진 주 의 ! ! !

(그냥 곤충 사진입니다만.)





















자칫 잘못하면 머리가 닿을 곳에 거미가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 저 정도 사이즈면, 한참을 허우적대야 걷어낼 수 있을 게다.













부천이 만화와 친한 도시인 건 알겠는데,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들은 다들 뭔가 뜬금없다. -ㅅ-



한국 자기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이 딴 걸 개그랍시고 하고 자빠졌으니 안 생기나봉가. -ㅅ-)


한 때 포항의 미래라고 불렸던 국태정 선수인데, 부천으로 완전 이적해서 뛰고 있다.


귀엽고만. 부천이 잘 됐으면 좋겠다. 적어도 남패한테는 안 지는 팀이 되길 바란다.



  • 내비게이션에서 '경인랜드'나 '원더존'으로 검색이 안 될 겁니다. '부천 종합 운동장'을 검색해서 가시기 바랍니다.

  • 부천 종합 운동장은 주차 요금을 따로 받고 있지 않습니다.

  • 경인랜드는 북문 쪽에 있습니다. 정문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면 구단 버스가 있는 쪽으로 걸어 가는 게 빠릅니다.

  • 과거에는 폐장 이후에도 내부까지 진입할 수 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출입이 통제되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멀찌감치에서 사진을 찍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몰래 들어가는 건 가능합니다만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시설이다보니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짓은 하지 맙시다.




산길 걷던 중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응? 이것은! 김종국의 중독!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명곡인데!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던 아줌마가 스피커로 듣고 있더라. 언제부터인가 등산하는 사람들이 스피커로 노래를 켜고 다니는 게 흔해졌다. 난 저거, 지독한 비매너라 생각한다. 조용히 새 소리, 물 소리 들으며 등산하거나 산책하고 싶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거다. 듣고 싶으면 이어폰 꽂고 들으라고! 아, 물론 산에서 이어폰으로 노래 들으며 걷는 건 굉. 장. 히.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위험하고 싶지는 않으면서 듣고 싶은 노래는 듣기 위해 남한테 피해를 주겠다고? 그냥 혼자 다치길 바란다.

예전에는 할아버지/할머니와 아저씨/아줌마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저러고 다녔는데 최근에는 내 또래의 사람들도 저 질알을 하는 것 같다. 하긴, 나도 이제는 완전히 아저씨니까.   나이는 벼슬이 아닌데 나이 처먹었다고 남한테 해 끼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기는 꼰대가 아니라 떠들고 다니지.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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