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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9월 02일 목요일 흐림 (○○ 다녀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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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고속국도가 맞는 표현인데)

명절도 아니고, 주말도 아니고, 평일 낮인데 고속도로 1차로가 막힌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사고가 났거나 화물차가 추월 중이거나. 오래된 고속도로는 최고 속도가 100㎞/H, 지은 지 얼마 안 된 민자 고속도로는 110㎞/H인데 2차로에서 80㎞/H로 달리는 대형 트럭 추월한답시고 뒤에 가던 트럭이 1차로에 들어오는 거지. 그리고 90㎞/H로 추월하는 거다. 뒤에서 100㎞/H나 그 이상으로 달리던 승용차들은 속이 터질 수밖에. 나도 마찬가지인데 그럴 때마다 '저 큰 트럭에 내 택배가 실려있다', '우리 동네 물류 센터에 택배 가져다주는 차다', 그런 식을 최면을 건다.

 

 

2차로에서 달리던 트럭이 고분고분(?)하게 추월을 허용하면 괜찮은데 그 와중에 자존심 싸움 같은 게 있는 건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해서 1, 2차로에 트럭 두 대가 나란히 달리게 되면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 된다. 대체 길 막고 뭐하는 건가 싶다.

최고 속도에 맞춰놓고 크루즈로 달리고 싶을 때에도 대형 트럭은 상당히 성가신 존재다. 1차로에서는 차 바닥에 합판 달면 당장 날아오를 기세로 달리는 차들이 수시로 나타나는지라 정속 주행 하려면 2차로를 달려야 하는데 자꾸 트럭이 길을 막아대니 1차로와 2차로 사이를 미친 듯 왔다갔다 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3차로 이상의 도로가 참 좋은데,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죄다 2차로인지라. 쯧.

아, 그리고. 간만에 장거리 뛰면서 KIA 앰블럼에 하, 허, 호는 오류가 1도 없는 과학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K 시리즈가 됐든, 카니발이 됐든, 죄다 아주 그냥. 뭐, 막, 그냥. 허... 도로의 암적인 것들.

 

1차로에 버스가 달리고 있는 걸 봤다면 추월하지 않는 게 좋다. 버스는 운전석이 상당히 위에 있어서 전방 시야가 훨씬 멀잖아? 그런 차가 1차로를 막고 달린다는 건 앞쪽 2차로에 느리디 느린 다른 차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1차로를 비워주는 게 버스 기사님들이거든. 그러니까 1차로에서 버스가 달린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그냥 적당한 간격으로 따라가다가 비켜주면 속도를 높여 지나가던가 하자.

 


 

운동화 (피 같은 내 에어 조던들... T^T)

조던 ⅩⅩⅠ을 두 켤레 샀었더랬다. 한 켤레는 개뿔도 모르고 지리산 갈 때 신어서 아작이 났다. 산 타는 데 자신이 있었으니까 농구화로도 충분하겠다 생각하고 나름 뽐 낸다고 신은 거였는데, 지리산은... 하아~ 왜 무장 공비가 거기로 숨어들었는지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의 산이었다. 비싸게 주고 산 최애 신발은 단명했다.

나머지 한 켤레는 아낀답시고 고이 모셔두었는데 몇 년 지나서 열어보니 본드가 굳어서 밑창이 너덜너덜하더라. 본드와 순간 접착제를 이용해 땜질을 한 뒤 일본 여행 갈 때 신고 갔는데 그 때 또 산 탔다.

 

 

일본에서 산 본드로 긴급 땜질을 하긴 했는데 역시나 금방 숨질 운명. 당연히 버린 줄 알았는데 어지간히 아까웠는지 안 버리고 놔뒀더라. 신발 앞의 플라스틱 부분을 보니 다 깨지고 난리도 아니다. 도저히 못 신을 것 같아 버리기로 했다. 조던 ⅩⅢ 시카고 에디션은 아까워서 좀 더 신을 생각으로 들고 왔다. 에어 모어 업템포 두 개도 너덜너덜한데 빨아서 좀 더 신어보려고 한다.

숙소에 와서 빨래를 하고, 빨래를 널고, 가지고 온 수많은 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동전 빨래방에 가서 운동화를 빨려고 했다. 16시 05분에 출발했는데 도착해서 운동화 빨고 건조하려면 아무래도 약속 시간에 늦을 것 같았다. 씻지도 않은 상태였기에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차를 돌려 숙소로 돌아왔다. 운동화 빨래는 내일 하는 걸로.

그나저나, 가지고 온 운동화가 여섯 켤레인가 일곱 켤레인데 어디에 둬야 하나. 둘 데가 없는데. 내일 다이소나 마트 들러서 물 먹는 하마나 잔뜩 사와야겠다. 어디 상자에라도 넣어두던가 해야지.

 


 

미니멀 라이프... 를 실현하는 건 너무 힘들다

이번에 짐 정리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써서 없어지는 거 아니면 더 이상 사지 말자고. 진짜, 혼자 살면서 뭔 짐이 그렇게도 많은지. 맘 같아서는 다 버리고 싶은데 막상 버리자니 너무 아깝고.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어도 또 후회할 줄 알면서 이것저것 질러대겠지.

가장 많이 버린 건 옷이다. 20년 가까이 입은 옷도 있다. 나는 옷을 한 번 사면 되~ 게 오래 입거든. 사이즈 변화가 20년 전부터 전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원래 옷 살 때 엄청 크게 산다. 펑퍼짐~ 하게 사는 거지. 그래서 티셔츠 같은 건 배 나온 지금 입어도 다 맞는다. 바지가 문제인데, 억지로 쑤셔(?) 넣으면 들어는 가지만 심호흡하면 바지 단추나 고리가 자유를 찾아 뛰쳐나가버린다. 아깝지만 버릴 수밖에. 그래도 포항 유니폼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서 꾸역꾸역 다 담았다.

일본에서 돌아올 때 상자에 넣어 짐을 부치고 그대로 풀지 않았었는데,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싹 풀어 정리를 했거든. 그 때에는 고모가 ○○ 땅을 떠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사람 앞 날은 정말 알 수 없는 거다.

이제 ○○에 갈 일이 없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산 동네인데 연이 다 끊어져버렸다. 축구 보러나 한 번 가면 모를까. 음... 나는 앞으로 어디에 자리 잡고 살게 될까나? 일본은 이미 지방에 빈 집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고, 우리도 틀림없이 그렇게 될텐데, 굳이 수도권에 집을 사네 마네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은퇴하고 나면 지방에 자리 잡으면 되니까. 적당히 싼 집 구해서 혼자 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키나 클 것이지 전립선 따위가 커져가지고

내려가다가 화장실을 세 번 갔나? 올라올 때에도 두 번 갔고. 오줌통 용량이 점점 쪼그라드는 것 같다. 커피의 영향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정말 비뇨기과에 가봐야 할 것 같다. 쏘팔메토 따위로 될 일이 아니다. 위드 코로나의 시대가 되면 병원에 가봐야겠다.

 


 

물가가 이렇게 오른 줄 몰랐다네, 몰랐다네

내려갈 때 편의점에 들러 몬스터 한 캔을 샀는데 2,200원 하더라. 정말 놀랐다. 음료수 한 깡통이 이렇게 비싸다고? 내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콜라 1.5ℓ가 950원이었는데? 물론 직원 전용 할인점이라서 꽤 싸긴 했지만서도. 아무튼.

올라오면서도 동전 써버리려고 자판기를 찾아다녔는데 일단 요즘은 자판기도 보기 힘들더라. 게다가 이용하는 사람도 적고 관리하기 힘든 탓인지 음료 종류도 두 개 정도가 고작. 가격 보고 또 놀랐는데 조지아 커피가 1,100원이었고 콜라가 1,500원이더라. 핫식스는 1,400원. 1,000원 짜리 한 장으로는 캔 음료도 못 사먹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만날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주워 담고 카드 슥~ 긁으니까 물건 하나, 하나의 가격을 제대로 모르고 살았다. 이제부터라도 가격표 좀 보고 뭘 사더라도 사야겠다. 정몽준氏가 버스비로 90원을 얘기했던가? 그 때에는 쌍욕을 퍼부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네. 그 사람은 수십 년 전에 버스 탄 게 마지막일테고 그 뒤로는 계속 자기 차를 탔을테니까. 버스비 같은 건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테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 올라왔을 때 5호선 한 구간이 550원이었는데 몇 년 전에 전철 탈 때 1,000원 넘게 찍히는 거 보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최근에는 전철 탄 적이 없으니 얼마인지도 모르겠다. 20년 정도 지나서 누가 나한테 전철 한 번 타는데 얼마인 줄 아냐고 물었을 때, '1,500원 정도 하나요?' 했다가 뺨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플레이 스테이션 4

플스 4를 들고 왔다. 이미 플스 5를 가지고 있는데다 화면이 안 나오는 문제가 있는 녀석이라 굳이 안 들고 와도 되는데 한정판이기도 하고, 그냥 방치하기가 아깝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에 다시 한 번 연결해서 테스트 해보고, 고장이면 택배로 고성에 보내던가 해서 고쳐야겠다. 타이틀도 들고 왔는데 간만에 『 메탈 기어 솔리드 Ⅴ: 팬텀 페인 』 할 생각하니 두근두근 한다. ㅋㅋㅋ

벌써 17시가 됐네. 슬슬 준비해야겠다. 오늘은 여직원들이랑 한 잔 하기로 한 날.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자는 네 명까지 모여도 된다기에 네 명이 모였는데 어찌 하다보니 세 명이 여직원이고 나만 남자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기가 좀 긴데... 새로 온 직원들이 있는데 밥이라도 같이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따로 약속을 잡았더랬다. 그런데 그 때 같이 밥 먹은 사람이 잘 먹었다고 같은 멤버를 모아 밥을 사고, 또 밥을 사고, 뭐 그렇게 된 거다. 그러다보니 내가 너무 얻어 먹고 다녀서 이번에 한 번은 사야겠다 싶어 멤버를 모으다보니 아마조네스에 입국한 바보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여직원 한 명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 힘내라고 응원도 해줄 겸 밥 먹으면서 일 잔 하기로 한 건데 17시 30분에 퇴근하고 와서 식당에 가면 아무리 빨라봐야 18시. 21시 전에 끝내야 하니까 세 시간이 고작이다. 뭔 밥을 세 시간이나 먹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세 시간은 순식간이지.

가방 빨래 끝났으니 대충 펼쳐놓고 슬슬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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