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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11월 30일 화요일 비옴 (우울하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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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도 시간 외 수당 벌겠답시고 출근했던지라 주말을 쉰 기분이 전혀 나지 않았다. 월요일이 되어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짜증이 팍! 마침 그나마 말 걸어주는 동료가 휴가라서 없었기에 하루종일 입 다물고 있었는데 다른 동료들에게는 기분이 되게 언짢아 보였던 모양이다. 좀처럼 곁에 오지 않더라.

 

마스크 쓰고 있으니 표정이 드러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검은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났던 모양이지. 그렇게 월요일을 보냈다.

 

밤부터 비가 온다더니, 아니나다를까 새벽에 빗소리를 듣고 깼다. 꽤나 크게 나서 움찔했다. 겨울에 내리는 비 치고 좀 심하다 싶었다. 다섯 시 반에 깨서 일찌감치 씻고 나가려 했는데 룸 메이트가 그 타이밍에 화장실로 들어가더라. 회사 숙소를 이용하는 덕분에 돈을 덜 쓰고 있어서 좋긴 한데 이럴 때에는 불편하다. 룸 메이트가 나온 뒤 씻으러 들어갔다.

 

씻고 나와 대충 주워 입고 사무실로 향했다. 비가 꽤 내리고 있었기에 우산 쓰고 걸어갔다. 걸어서 출근하는 게 오랜만인 것 같다. 차 놔두고 뭐하는 짓인지.

 

오늘도 어제에 이어 저기압 모드를 이어갔다. 3○○님이 뭔가 이상하다고 자꾸 말을 걸었는데 최대한 단답으로 대꾸했다. 그냥 만사 귀찮았다. 승진 심사 탈락의 여파 때문일까? 남들은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할테지. 나는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데, 딱히 이유없이 우울하니 어쩌면 나도 모르게 꼬라지 내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 와중에 5○○ ㅺ는 저 할 일을 다른 사람들이 뒤집어 써서 처리하고 있는데 아무렇지 않은 듯 주둥이를 놀리고 있다. 나이 처먹고 저 따위로 살아야 하면 깨끗하게 그만두자고 마음 먹었다. 정말 추하다.

 

『 디아블로 2 』 하는 낙으로 산다. 얼음 보주 배우고 나서부터는 사냥하는 맛이 제대로다. 일기만 쓰고 게임할 거다. 오늘 노말 바알 잡아볼까 싶은데 몇 번이나 누울지 모르겠다. 어두울 때 출근해서 어두울 때 퇴근한다. 게임 아니면 낙이 없다. 우울한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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