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면 노래 나오는 만화 시계를 시작으로 돌핀을 거쳐 카시오에 머물다가 순토에 안착했다. 몇만 원 주고 카시오 시계를 사는 것도 나름 사치스럽다 생각했더랬는데, 시계를 몇백 만원 주고 사는 것들은 돈이 썩어나는 것들이라 생각했더랬는데, 어느 순간 내가 100만원 넘는 시계를 사고 있더라. (내 기준에 100만 원 짜리 시계는 충분히 비싼 녀석인데, 명품 어쩌고 하는, 몇천, 몇억 하는 시계도 수두룩하니까. 그저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 -ㅅ-)
가지고 있는 순토는 네 개인데 가장 맘에 드는 건 순토 앰빗 3이고, 가장 많이 차고 다니는 건 순토 5 되시겠다. 가장 비싸게 산 건 순토 카일라쉬인데 저건 100만원 넘는 쓰레기일 뿐이라 그냥 처박아두고 스스로의 멍청함을 탓할 때 가끔 충전만 시키는 중.
아무튼, 전자 시계에 만족하며 나름 잘 쓰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시계를 차지 말라고 한다. 보안 때문이란다. 하아... 먹고 살려면 별 수 있나, 하라는대로 해야지.
그리하여, 블루투스 기능이 전~ 혀 없는, 아날로그 시계를 찾아봤다. 비싼 건 사고 싶지 않으니 10만원이 안 넘는 걸로. 하지만 처음의 다짐과는 달리 눈에 확~ 들어온 모델이 디젤(Diesel)의 미스터 대디 2.0이라는 녀석이다. 같은 시계 알맹이에 스트랩만 바꿔서 모델명을 바꿔놓은지라 딱히 모델명은 신경 안 썼고.
가격을 알아보니 65만원이 정가. 그런데 네일베에서 검색해보면 15만원 정도에 파는 곳도 있다. 파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닌데 가격 역시 천차만별. 그 와중에 해외 살면서 구매 대행 해준다는, 시계 전문 구매 대행이라는 블로그를 보니 가짜에 대해 여러 글을 써놨더라고. 그 사람이 써놓은 글이, 15만원 짜리 시계에 딱 부합한다. 잠깐만 생각해보면 65만원 짜리 시계를 아무리 깎고 깎는다 한들 15만원이 될 턱이 있나.
좀 비싸게 사는 건 그냥저냥 넘어갈 수 있지만 가짜를 사는 건 용납이 안 된다. 만 원이나 2만 원의 가치가 있을까 말까한 가짜를 몇십 만원 주고 산다는 건 정말 바보 짓이잖아?
그리하여 미스터 대디는 포기. 정품을 65만원이나 주고 사는 건 좀... 코로나 사태 해결되어 해외 여행 가게 되면 면세점에서 한 번 알아볼까 싶지만 그게 언제일지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리하여 싸고 그냥저냥 맘에 드는 시계를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게 파슬의 CH2647I 되시겠다.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 ↓
19만 원인데 6만 원에서 1,000원 빠진 가격으로 팔고 있다. 디자인도 그냥저냥 무난하고, 스트랩이 실리콘이라는 것도 맘에 든다. 아저씨지만 쇠로 된 시계줄은 아저씨 같아서 싫어. -ㅅ-
냅다 질렀고 이틀 만에 받았다.
실물도 그럭저럭 맘에 들긴 하는데 배경에 있는 자그마한 동그라미 세 개가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손목 시계 따위에 설명서가 웬 말이냐!'라 생각했지만 결국 설명서를 봐야 했다. 문제는, 설명서를 봐도 뭔 소리인지 당최 모르겠다는 것. 결국 날짜와 시간만 맞췄다. 맞춘 시계가 오전인지 오후인지도 모르겠다.
검색해서 알아보려고 네일베에 CH26471을 입력했더니 아~ 무 것도 안 나온다. 응? 좀 더 알아봤더니 맨 뒤에 붙은 게 1이 아니라 I다. 대문자 I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문자 l일지도. -_ㅡ;;;
아무튼, I를 떼어내고 CH2647을 검색하니 몇 건 나온다. 사진만 보면 다른 게 전~ 혀 안 보이는데. 가격은 19만 원이고.
https://brand.naver.com/fossilkr/products/5912004280
공식 홈페이지에도 따로 설명이 나와 있지 않고, 설명서도 공용 설명서라서 어떤 게 적용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한글로 쓰여 있지만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수준.
일단 시간만 잘 맞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충 맞춰서 던져놓긴 했다.
오른쪽의 가장 큰 용두가 두 단계로 뽑힌다. 1단계로 뽑은 뒤 위로 돌리면 날짜를 변경할 수 있다. 2단계로 뽑은 뒤 돌리면 시간 설정. 위,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작은 동그라미 안의 바늘이 돌아가는데 저게 뭔지 알 수가 없으니...
아무튼, 6만 원 주고 산 시계 치고는 맘에 든다. 회사 갈 때에만 차고 다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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