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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1월 15일 토요일 맑음 (월세 계약)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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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있는 ○○에서 새 근무지가 있는 ○○까지는 차로 세 시간 거리. 일곱 시에 출발해서 열 시에 도착하면 되겠다 생각했더랬다. 『 이터널스 』 보고 자정이 넘어 잠이 들었는데 네 시에 깼고, 손전화를 만지작거리며 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자려고 했는데 잠이 안 와서 한~ 참을 뒤척거리다가 여섯 시 반에 잠이 들었다. 일곱 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30분 전에 잠이 든 거다.

 

다시 깨서 시계를 보니 여덟 시다. 곧바로 출발해도 예상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하는 셈. 세수도 안 하고 옷만 입은 채 부리나케 뛰쳐나갔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은 뒤 출발. 세 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 열한 시 전에 도착했다.

 

식당 앞에 차를 세워두고 미리 연락했던 부동산에 갔더니 젊은 사람이 응대를 하더라. 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을 세 곳 봤는데 다 맘에 안 든다. 주차장은 없고, 집은 낡디 낡았다. 너무 허름하더라. 어이가 없었던 건 어디가 마음에 드냐고 하기에 그나마 셋 중에 두 번째 본 게 낫다고 했더니 바로 계약을 하려고 하더라. 앉아서 잠깐 기다리라더니 잠시 후에 와서 신분증을 달란다.

지금 바로 계약하기가 좀 그렇다고 했더니 당황한다. 당연히 계약할 줄 알았나보다. 관리비 포함해서 월세가 30만 원이라는 것만 마음에 들지, 나머지는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데 내가 왜? 게다가 공인 중개사 자격이 있는 건지도 의심스럽다. 예의 바르긴 했지만.

 

 

일단 차를 세워뒀던 식당에 가서 뼈 해장국을 시켜 밥을 먹으면서 네일베에서 급히 검색을 했다. 다른 부동산에 연락을 했더니 열두 시 반에 오라고 하더라. 밥을 먹고 어슬렁~ 어슬렁~ 내비게이션에 찍힌대로 찾아갔더니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부동산이다. 깨~ 끗하다. 다만, 사람이 없었다. 손님한테 방 소개하는 중이라며 기다리라더라.

잠시 기다리니 여자 분이 오셨고, 앉아서 잠깐 기다리다가 방을 보러 출발했다.

 

처음 본 집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가 40만원이었다. 500만 원에 50만 원이었는데 보증금 올리고 월세 깎는 조건이었다. 집은 그럭저럭 넓어 보였지만 1층에 식당이 있는 게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주차하기도 힘든 구조.

 

두 번째 본 집은 필로티 구조라서 주차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방이 너무 좁았다. 말이 투 룸이지, 그냥 원 룸이었다. 희한한 게, 투 룸이라 하지 않고 미투라 부르더라. 미니 투 룸을 줄여서 저렇게 부르는 게 아닐까 싶던데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투 룸이면 당연히 방이 두 개 있어야 하잖아? 그런데 주방에 약간의 공간 붙은 걸 가지고 주방 겸 거실이라 부르고, 그것도 모자라 그걸 방으로 쳐서 투 룸이라 부른다. 그냥 주방 딸린 원 룸인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팔짱 끼고 있으니 급히 다른 방을 알아보더라. 그런데 그 집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 집 보러 가도 되겠냐고 연락을 하니 괜찮다 해서 거기로 이동했다. 처음에 갔던 부동산에서 보여줬던 집 근처에 있었다. 필로티 구조라 1층에 주차가 가능하고, 근처에 커다란 공터가 있어서 거기에 세워도 될 것 같았다. 길 가에 적당히 세워도 될 것 같았고. 일단 주차는 합격.

 

앨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올라 방에 도착하니 퉁퉁한 남자 애가 문을 열어 준다. 문이 열리자마자 청국장 냄새가 진동을 하고, 방 안은 꾸지리~ -ㅅ-

변기에 때도 끼어 있고, 엄청 지저분하더라. 하지만 집 자체는 괜찮아 보였다. 지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 청소하면 깔끔할 것 같더라. 가로 2m 짜리 책상을 하나 놓고, 폴딩 행거 두 개를 나란히 두고 싶은데 아무리 봐도 그럴만한 공간은 안 나오더라. 폴딩 행거는 다용도실 같은 공간에 적당히 놔볼까 싶고, 책상은 일단 포기했다. 세탁기도 엄청 더러워보여서 아무래도 분해해서 청소해주는 곳을 불러야 할 것 같다.

 

여긴 보증금 300만 원에 월세 43만 원이다. 월세 30만 원이 마지노 선이었는데 쉽게 허물어졌다.

 

 

일단 이번 달 월세를 계약금 조로 입금하고, 17일에 계약서 쓰면서 보증금을 이체하기로 했다. 부동산에서 미리 알아본 이사 업체에 문자를 남겼는데 전화가 안 온다. 포기하고 그냥 출발.

 

휴게소에서 문자를 확인하니 답장이 오긴 했는데 태도가 뭔가 시큰둥하다. 마음에 안 든다.

 

결국 숙소에 돌아와 급하게 다른 업체를 알아봤다. 전화 번호를 남기니까 바로 전화가 왔는데 50만 원을 부른다. 하... 처음에 알아봤던 업체에서는 22만 원 달랬는데? 전화를 끊고 다른 곳을 알아본 뒤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답장이 왔다. 조건을 말했더니 20만 원이란다. 딱이다.

 

 

내일은 오전에 도서관 가서 책 반납하고, 세차장 가서 세차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서 코인 빨래방 가서 이불 빨래하고, 돌아와서 바로 짐 쌀 예정.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일단 안 되겠다 싶은 건 내 차에 실어서 날라도 되니까, 뭐. 뒷좌석 접으면 그래도 꽤 들어가지 않을까?

 

월요일 정오에 출발하기로 했으니까 그 때 맞춰서 오겠지. 차에 짐 싣고 출발하면 17시 전에는 도착할 수 있을 거고, 부랴부랴 정리해서 18일 오전까지 대충 마쳐놓고, 18일 점심 무렵에 ○○으로 돌아와야 한다. 19, 20일에 출근해서 빈둥거리다가 21일에 내려가서 주말 보내고 새 근무지로 출근. 뭐, 그럴 예정이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하고 밥도 못 먹고, 못 보고 가는 사람도 있고. 이래저래 아쉽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그렇다. 새로 얻은 집은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별 수 없지. 1년 계약이니까 1년 살면서 다른 집 알아봐서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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