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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1월 21일 금요일 맑음 (완전 이적 😭)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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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전에 일어나 정리를 마저 하고 근처 주민 센터로 갔다. 주민등록증에 새 주소를 써넣을 공간이 없어서 어지간하면 이 쪽으로 주소를 옮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얼마 안 되는 보증금을 지키려면 전입 신고를 해야 한단다. 어쩔 수 없이 전입 신고를 했다. 신고를 하면서 새 주소를 붙일 공간이 없는데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냥 지문 위에 덮어서 붙여버리더라. ㅋㅋㅋ

 

확정 일자도 받으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네? 하도 오랜만에 하는 거라 기억도 안 났다. 결국 자전거를 타고 달달달 떨면서 집으로 돌아온 뒤 계약서를 챙겨서 다시 가야 했다. 자전거로 다시 가는 건 엄두가 안 나서 바로 내려갈 생각으로 짐을 챙긴 뒤 차를 가지고 출발. 전입 신고할 때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끝났는데 다시 갔더니 그 사이에 사람들이 와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멍 때리고 앉아 있다가 차례가 되어 확정 일자 받는 것까지 완료.

 

바로 고속도로에 올랐는데 미칠 듯 잠이 쏟아진다. 그럴 수밖에. 전 날, 옆 집의 미친 것들이 다섯 시까지 떠드는 통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휴게소에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지나쳐버렸고 결국 30㎞ 넘게 하품하면서, 스스로 뺨을 때려가면서 졸음을 참고 달리다가 간신히 휴게소에 들어갔다. 시트를 뒤로 눕히고 팔로 눈을 가린 채 자려고 하는데 불편해서인지 좀처럼 잠들 수 없었다. 10여 분 정도 흘렀을까? 간신히 잠이 들려는 찰라, 고모한테 전화가 와서 깨버렸다. 😣

 

전화를 끊고 다시 자려했지만 결국 실패.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와 군것질 거리를 사서 바로 출발했다. 숙소 근처의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를 받은 뒤 숙소에 도착.

제대로 씻지도 못했기에 씻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거실에 널부러진 쓰레기를 보니 그것부터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을 들락거리며 쓰레기를 버리고, 마저 정리를 마친 뒤 샤워를 했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시각이 17시.

 

체한 것처럼 더부룩한데다 열도 나는 것 같아 '설마 걸린 건가?' 걱정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20시다. 배가 말도 못하게 고파왔다. 하지만 전기 포트를 ○○에 옮겨 놨으니 컵라면 먹기도 어려운 상황. 햄버거라도 먹었으면 싶었지만 배달이 안 되니 직접 사러 가야 했다. 하지만 너무 추워서 꼼짝도 하기 싫더라. 결국 그냥 버티기로 하고 다시 잤다.

 


 

수요일. 새벽에 몇 번이나 깼고,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한 뒤 침대에 앉아 손전화를 붙잡고 있었다.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 출근. 방 안에 아~ 무 것도 없이 갈아입을 옷 뿐인 게 너무 어색하다. 뭔가 출근하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딱히 일을 시작하기도 애매한지라 사무실에 앉아 빈둥거렸다. 점심 시간에 모처럼 꿀잠을 자고 오후에는 사무실 청소. 하루종일 눈이 쏟아졌기에 16시부터 숙소에 눈 치우러 가기로 했다. 송풍기 두 대면 30분 만에 끝날 일인데 하필 한 대가 고장. 결국 한 대만 가지고 갔다. 다른 사람들이 숙소 출입구와 주차장의 눈을 치울 동안 송풍기로 숙소 입구와 쓰레기장 가는 길을 치웠다. 사람은 역시 기계를 써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

 

17시 전에 작업이 끝났는데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퇴근해도 된다기에 숙소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뒹굴었다. 그러다가 같이 식사하기로 한 동료가 출발한다는 연락이 와서 나도 출발. 고기 구우러 가면서 차를 가지고 간다. 술을 안 마시니까 가능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술 안 마신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술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여름에 맥주 마시고픈 욕구만 잘 이겨내면 될 것 같은데.

 

부지런히 수다 떨면서 고기 구워 먹고 헤어졌다. 숙소에 와서 영상 보다가 잠이 들었다.

 


 

목요일. 애매한 시간에 깨서 다시 자기도, 아예 일어나기도 곤란했다. 하지만 일찍 가봐야 시간 외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다시 잠을 청했다. 어슬렁거리며 걸어서 출근. 역시 일하기 애매한지라 그냥 놀았다.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인터넷 하고.

 

같이 ○○로 옮기게 된 ㅎㅇㅈ氏 차를 얻어 타고 퇴근한 뒤 옷만 갈아입고 바로 밥 먹으러 갔다. 2○○○○님과 3○○님, ㅎㅇㅈ氏, 나, 이렇게 넷이 멤버. 가는 마당에 밥 한 번 사준다고 만든 자리였다. 이것저것 잔뜩 시키는 바람에 음식을 남겨야 했다.

 

나는 ○○에 그대로 남기를 희망했는데, 내가 지원한 자리에 다른 사람이 가게 됐다. 그런데 2○○○○님은 그 사람이 영 맘에 안 드는 모양이더라. 내가 남기를 바랐는데 그 사람이 내 자리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한테도 계속 미안하다 사과하시고.

ㅂㅇㅈ氏 편 들기에 그건 아니라고, 그 사람이 문제라고, 앞으로 더 심해질 거라고 대꾸하고, 자리를 마칠 즈음 한 마디 하라고 해서 ○○이 정말 맘에 들었는데 가게 되서 아쉽다고 했다.

 

숙소를 주는 것도 좋았고, 숙소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밥 맛있는 것도 좋았고, 업무 환경도 좋았고. 다 맘에 들었는데, 그래서 5년 꽉 채워 있고 싶다고 그렇게 떠들어댔는데, 2년도 못 버티고 튕겨 나가게 되서 너무 아쉽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설쳐서 존재감을 부각시켜 놓는 건데, 너무 있는 듯, 없는 듯 지냈다.

 

숙소에 돌아와 퍼질러 잤다.

 


 

그리고 오늘. 룸 메이트가 나가는 소리를 듣고 깼더니 일곱 시 반이 넘었다.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남아있는 짐을 차에 싣고 출근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결국 샤워도 못하고, 세수하고 면도만 대충 마친 뒤 짐을 정리했다. 차에 대충 구겨 넣은 뒤 바지를 입었는데 너무 커서 질질 흘러내린다.

 

어영부영 출근해서 인터넷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홉 시부터 회의인지라 여덟 시 반에 신고를 하면 딱 좋을텐데 기어코 열 시에 신고하는 걸로 진행을 한다. 그리고 정작 열 시가 됐지만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결국 열 시 반이 넘어서야 신고를 했다. 원래대로라면 차 한 잔 하는 건데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며 그냥 인사만 한다더라.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사무실을 돌면서 간다고 인사를 했다. 다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더라. 누가 전출 간다고 하면 우르르~ 나가서 배웅해주는 좋은 전통(?)이 있는데 의무는 아닌지라 떠나는 사람에 따라 같이 나가는 사람 수가 달라진다. 나는 ㅎㅇㅈ氏와 같이 가게 된 덕분에 사무실 사람들이 전부 나와준 게 아닌가 싶다. 고맙더라. 어제 같이 식사한 2○○○○님도 눈이 빨~ 개져서 마중 나왔다. 울컥! 하더라. 에효...

 

빨리 가야겠다 싶어 인사를 마치고 빠져 나왔다. 출입증을 반납했기에 그냥 나갔다. 다시 ○○에서 일하는 날이 올까?

 

면회실에 들러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바로 출발. 뒷좌석에 구겨넣은 이불 때문에 뒤가 안 보인다. 게다가 내비게이션 거치대도 떼어내서 길 보는 것도 불편하다. 앞, 뒤가 다 잘 안 보이는 상황. 결국 졸음 쉼터에 들러 이불을 정리해서 뒤 쪽의 시야를 확보한 뒤 다시 출발했다.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갔다가 음료수를 사들고 차로 돌아갔는데 웬 돌대가리 ㅺ가 뒤를 막아놨다. 주차를 거지 발싸개처럼 해놨네, ㅽ! 기다릴까 하다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하니 내려서 남은 거리를 봐가면서 간신히 차를 뺐다.

 

한참을 달려 숙소에 도착. 1층에 짐이 잔~ 뜩 쌓여 있다. 부지런히 위로 옮기고, 차에 싣고 간 짐도 마저 옮겼다. 힘들어 숨지는 줄 알았다. 기껏 정리해놓은 거실은 도로 난장판.

 

택배 상자를 하나, 하나 까면서 내용물을 꺼내 정리를 했다. 하지만 책상이 오지 않아서 애매하다. 지금 실컷 정리를 한들, 책상이 오면 다시 갈아 엎어야 한다. 게다가 2m 짜리 책상을 샀는데 아무래도 간당간당하다. 거실에는 못 둘 것 같고 방에 놔야 할 것 같은데 공간이 안 나올 것 같다. 일단 거실에 대충 던져 놨다. 내일 아침 일찍 PCR 검사 받고 와서 마저 정리해야 할 듯.

 

오늘은 세 시간 운전한 것도 있고 이래저래 피곤하다. 축구 시작하면 켜놓고 게임이나 좀 하다가 일찌감치 자야겠다. 옆 집에서 오늘 또 질알 염병하려나? 설마 매일 술 처먹고 떠들거나 하지는 않겠지.

 

걸어서 갈 수 있는 편의점이 있는 것도 좋고, 배달 음식이 잔뜩 있는 것도 좋고, 이것저것 질러대서 삶의 만족도가 확~ 올라간 것도 좋은데, 결국은 돈이다.

근처의 싼 아파트를 알아보니 5,000만 원이 채 안 되는 전세도 있더라. 회사 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어디가 좋은지 물어보고 적당한 곳으로 전세를 알아봐야겠다. 1년이 되기 전에 집 얻어서 내 차로 날라야지. 안 되겠다 싶으면 스타랙스를 빌리거나 해서 나르면 되고.

 

 

아무튼.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이다. 하도 옮겨 다녀서 그러려니 할 만도 한데 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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