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가 3일 연장되어 내일 정오 이후 해제 예정이다. 오늘 PCR 검사를 받고 내일 오전에 음성 통보를 받으면 정오 이후에 출근하는 일정.
어제 1○○○○님에게 전화가 와서, 차가 없는 ㅊㅇㄹ氏와 같이 갈 수 있겠냐 하시기에 그러겠다고 했다. 이후 톡으로 아홉 시 반에 출발하기로 얘기를 마쳤고.
새벽에 깨서 컴퓨터 켠 뒤 네이버 페이 쪼물딱 거리며 한 시간 정도를 보내고, 다섯 시가 넘어 다시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일곱 시. 빈둥거리며 손전화 만지고 있다가 여덟 시 반이 넘어 씻으러 들어갔다.
씻고 나와 옷 입고 나가니 아홉 시 20분. 앞 유리에 얼음이 꽝꽝 얼어 있다. 차를 슬쩍 돌려 해를 향하게 한 뒤 엔진 열이 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앞 유리 쪽으로 히터를 틀었다. 딱 30분이 되어 와이퍼를 켜니 얼음이 슥슥 밀려나더라. 단톡방에 출발한다는 글을 올리고 갈 준비를 하는데, 같이 가기로 한 ㅺ가 코빼기도 안 보인다. 톡으로 가자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1은 사라지지 않고.
5분 가까이 기다리다가 전화를 했더니 지금 나가겠다며 서둘러 끊는다. 꼬라지를 보니 자다가 깨서 전화 받고 화들짝 놀란 게 분명하다. 진짜... 가지가지하고 자빠졌네, ㅽ.
38분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미안하다고 사과 정도는 당연히 할 줄 알았는데 한 마디 말이 없다. 바로 인상 구긴 채 그냥 출발했다. 한. 마. 디. 도 안 했다. 나이도 어린 ㅺ가 개념이 없다. 본인이 신세 지는 입장인데, 날 추운데 밖에 나와 달달 떨고 있을까봐 미리 나가서 차 덥혀놓고 있었는데, 8분이나 늦게 기어나와서는 사과 한 마디 없다. 뭐라고 질알할까 하다가 틀림없이 꼰대질로 받아들이겠다 싶어 아무 말 안 했다. 쟤랑은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별로 접점이 없지만, 사소하다면 사소하다 할 수 있는 이 일 하나로 쟤는 무개념 등극이다. 쯧.
가다가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과 김밥, 커피를 샀다. 처음으로 네이버 페이를 쓴 날이다. 신기하네. 세상이 참 빨리 변한다. 적응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나이든 사람들이 버벅거리는 거 보고 답답해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가 남들에게 답답함을 유발시키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된다.
선별 검사소에 도착해서 또 콧구멍을 쑤심 당하고, 역시나 한. 마. 디. 도. 안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물 끓여서 라면과 김밥을 먹고 시계 개봉기 끄적거리니 벌써 정오.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해장용으로 먹겠다고 아껴뒀던 냉동 재첩국의 유통 기한이 한 달 정도 지났더라. 따로 끓이기 귀찮아서 전기 포트에 넣고 끓였다. 어차피 전기 포트 한 번 씻어야 했으니까 겸사겸사 할 겸. 그런데 어제 재첩국을 끓인 뒤 전용 소독 세제를 넣고 열두 시간 넘게 방치했는데도 재첩 비린내 같은 게 난다. 역시, 냄새는 무시할 수 없는가보다. 뭐, 모르겠다. 어차피 혼자 쓰는 건데 냄새 좀 나면 어때.
아침부터 개념없는 어린 ㅺ 때문에 짜증나는데 그 와중에 ㅇㄷㄱ氏가 신나서 대장 놀이하고 있는 게 꼴 같잖다. 팀장이 제대로 일을 못하니 대리가 설치는 꼴을 봐야 한다. 적당히 해야 할 일만 하면 남들이 고생한다고 인정하고 칭찬해줄텐데, 꼭~ 한 발, 두 발 정도 더 나가서 욕 먹을 말과 행동을 한다. 반면교사 삼아야지.
냄새도 잘 맡고 맛도 제대로 느낀다. 문제 없겠지? 내일 오전에 음성 나오면 씻고 준비해서 출근하면 된다. 인사 명령 날짜 확인한 뒤 휴가 써서 방 얻으러 가면 될 것 같다. 이사짐 센터도 알아보고. 열흘 동안 격리 당하면서 폐인처럼 지냈는데 일주일 정도는 이사네 뭐네 조금 바쁘지 않을까 싶다.
찌질이나 모질이는 확진자라 격리 해제일이 한참 뒤다. 꼬라지 안 보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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