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200개 가까이 되는 긴 글이니 인내심을 갖고 봐주시면...
합천 해인사는 순천 송광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3보(세 가지 보물) 사찰로 꼽히는 절입니다. 해인사는 신라 시대에 창건, 팔만대장경은 고려 시대에 제작, 대장경 판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건물은 조선 시대에 지어진, 역사가 잔뜩 묻어있는 곳 되시겠습니다.
https://namu.wiki/w/%ED%95%B4%EC%9D%B8%EC%82%AC
2022년 04월 기준으로 입장료는 3,000원(성인)이고 주차비는 4,000원입니다. 해인사에서 한~ 참 떨어진 곳을 막아놓고 돈 받고 있네요. 참고로 해인사 근처에도 안 갈 거고 가야산만 올라갔다 올 거라 해도 돈 내야 합니다. 국립공원 입구 막아놓고 절에서 삥 뜯는 것에 대해 말이 참 많은데, 아직도 개선이 안 됐네요. 해인사 입구에 매표소를 설치하고 절을 보는 사람만 돈 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공원 보러 간다는데 왜 절에서 삥 뜯는 건가요?
저는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입장료는 면제 받았습니다만, 주차비는 칼 같이 받아 가더라고요. 차 세우기 위해 잠깐 동안 땅 차지하는 건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도 돈 내야 합니다.
주차장에서 절까지 꽤 멉니다. 노인, 임산부, 장애인 등이 탑승한 차량은 절 가까이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만, 올라가는 길 입구에 지키는 분이 계십니다. 내비게이션에서 안내하는 주차장은 굉장히 넓습니다만 내려서 1㎞ 넘게, 체감 상으로는 2㎞ 가까이 걸어야 절을 볼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차를 세운 뒤 방금 전까지 차가 진행했던 방향으로 가면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겁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절로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당연하다는 듯이 앞으로 걸어갔더니 식당 좀 나오다가 휑~ 한 산길이 나오는 바람에 잠깐 동안 멍 때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국립공원은 그린포인트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산에서 쓰레기를 가지고 오면 그 무게를 달아 포인트를 주는 겁니다. 그렇게 누적된 포인트는 굿즈를 살 때 쓸 수도 있고 여러 모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쓰레기는 자기가 가지고 간 먹거리 때문에 생긴 걸 되가져와도 되고 산에 버려진 걸 주워와도 됩니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만 지급이 된다고 안내되어 있네요. 사용은 2027년 6월까지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탐방 문화가 성숙되어 없어지는 거라고 하니 좋은 일이라고 봐야겠지요.
600㎜ 줌이 가능한 SONY RX10 MⅣ라서 저 정도 사진이나마 건질 수 있었습니다. 손전화였다면 무리였을 겁니다.
현대 과학 기술로도 완벽한 보존이 쉽지 않다고 하니, 선조들의 기술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사진을 직접 찍어보고 싶었습니다만,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그저 희망 사항으로 그쳐야 했습니다. 위 사진은 해인사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을 마치 직접 찍은 양 다시 찍은 겁니다. 😑
해인사 구경은 여기까지입니다. 기념품 가게에서 지인 선물을 살까 했는데 딱히 끌리는 게 없어서 10,000원 주고 열쇠 고리 하나 사왔네요. 열쇠 고리를 10,000원이나 줘야 하나 계속 고민하긴 했습니다. 😶
구경을 마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다보면 '대장경 테마 파크'라는 곳이 나옵니다. 가볼까 해서 주차장까지는 갔습니다만, 주차장에서 잠시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아이들이 좋아할 시설인 것 같아서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합천 영상 테마 파크가 다음 목적지인데, 30㎞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구불구불한 산길이라 운전 난이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주차장은 꽤 넓은 편이고 돈은 받지 않습니다. 입장료가 있기 때문에 티켓을 구입해야 하는데 2022년 04월 기준으로 5,000원(성인)입니다.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 합천군민은 면제입니다.
청와대를 재현한 건물은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야 합니다.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있으면 직원이 와서 티켓 확인을 합니다. 표를 보여주고 들어가면 됩니다. 저는 초등학생 단체 손님들과 같은 날 관람을 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아이들 웃음 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묘하더군요. 보통 초글링 러쉬 때문에 단체 관람 패거리(?)들과 엮이면 언짢기 마련인데 먼저 인사해주는 아이도 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남자, 여자는 절대 같이 다닐 수 없었고 혹시라도 남자 학생과 여자 학생이 같이 다니면 주위에서 난리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어울리더라고요. 일본 여행 갔을 때 일본 중학생 서너 명이 남녀 구분없이 섞여서 다니는 게 참 보기 좋았는데 우리도 그렇게 바뀌어 가고 있나 봅니다.
유난히 경계하는 것 같다 싶더라니, 새끼가 있더군요. 낳은 지 얼마 안 된 모양인지 아직 핏덩이였습니다. 그래서 아빠, 엄마 고양이가 잔뜩 긴장한 채 계속 쳐다보고 있었고나. 혹시나 가까이 가면 폐 끼치게 되니까 멀찌감치에서 사진만 찍고 뒤로 물러났습니다.
땅은 굉장히 넓은데 뭔가 띄엄띄엄 지어놓은 느낌이라 딱히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순천 드라마 세트장이나 곡성 세트장 쪽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시되어 있는 것들도 그저 그래서, 옛날 물건들 보고 싶으면 차라리 거제도 해금강 박물관 가는 게 낫다 싶었습니다.
출구가 특산품 판매장과 연결되어 있는데 2층이 식당이었고 영업 중이었습니다. 국산 재료만 사용한 뷔페식이라기에 혹~ 해서 영업하냐고 물었더니 한다 하시더라고요. 8,000원 내고 올라갔는데 16시 마감이라서 정리하고 있다가 음식들을 다시 꺼내놓으셨습니다. 죄송스럽더라고요.
밥 다 먹고 나오니 초등학생들도 슬슬 돌아갈 시간인지 우르르 몰려나와 버스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목적지를 집으로 설정하고 운전하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맘에 들더라고요. 아픈 곳이 없어서 나이 먹고도 병원 자주 안 가도 된다면 은퇴하고 합천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오카야마와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넓은 논이 펼쳐져 있고 조금만 가면 강이 나오고. 유유자적 살기에 참 좋은 동네 같더라고요. 혹시라도 빈 집 싸게 살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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