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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5월 18일 수요일 맑음 (380만 원 주고 컴퓨터 지름/바 선생 발견! ㅽ)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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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 낮 근무를 마치고 바로 경주로 갔더랬다. 동궁과 월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압지라 불렀는데 그건 조선 시대 명칭이라서 신라 시대의 명칭으로 다시 부르고 있다 한다. 이게 맞다고 본다. 👍)의 야경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잡은 게스트하우스는 기대 이하였고, 2만 원이나 내고 참석한 파티 역시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건 여행 후기에 따로 쓰기로 하고.

 

어제 오후에는 기아 타이거즈 저지의 마킹을 제거하는 데 온 힘을 썼다. 스티커 자국을 제거하느라 오른손 엄지와 검지에 하도 힘을 주다보니 손톱과 그 아래 살이 벌어졌다. 엄청 아프다. 하지만 스티커 자국은 아직 다 제거하지 못했다. 원래는 오늘 퇴근해서 마저 하려고 했는데 손가락이 아프기도 하거니와 기운도 없어서 포기했다.

 

 

 

오늘은 원래 저녁 근무지만 같이 일하는 대선배가 근무 좀 바꿔달라고 해서 낮 근무로 바꿨다. 새벽에 일어나 호다닥 씻고 돈 벌러 갔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이벤트(?)가 너무 많아서 제법 바빴다. 처리한답시고 이리 뛰고 저리 뛴 덕분에 시간은 무척 잘 갔지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만사 귀찮다.

 

밥 먹으면 안 되는데 기운도 없고 그래서 그냥 먹기로 했다. 컵라면 작은 걸 먹고 밥까지 말았는데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과자 한 봉지를 다 먹고 스키틀즈 네 봉지를 깠다. 다이어트고 나발이고. ㅽ

 

 

 

전북과의 경기가 있어서 중계를 봤는데 전반전 내내 죽 쑤다가 후반전에 좀 하는 것 같더니 결국 졌다. 모세스 카드는 왜 자꾸 들이미는지 알 수가 없다. 최전방 공격만 안 되면 모르겠는데 아래로 내려간 이승모마저 지워지고 말았다. 모세스의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고 공을 잘 지켜내는 것 같지도 않은데 꾸역꾸역 전방에 갖다 놓는다. 그렇다고 롱 볼 때려서 꾸역꾸역 밀어주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 선수 복은 그나마 있는 편이었는데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이후에는 영... 타쉬는 실패했고 돌아온 완델손도 영 힘을 못 쓴다.
신진호가 없으니까 패스 플레이가 1도 안 된다. 다른 선수들은 이런 평가를 받고도 분하지 않을까? 포항은 신진호 원맨팀이라고 까내려도 할 말이 없을 경기력이었다. 그나마 후반전에 이수빈이 들어가고 나서 경기력이 나아졌지만 정작 골 결정력이 엉망이었다. 임상협도 안 터지고, 정재희도 안 터지고. 믿을 건 고영준 뿐이다. 내리 세 경기째 멱살 캐리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도와주지를 않으니... 하아...

 


 

오늘 ㅇㄴ 대학교 축제에 싸이 온다더니, 공연 끝나면 바로 ㄱㅁ 대학교 간다더니, 아직 안 끝난 모양인지 바깥이 소란스럽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배가 고프다. 참외를 세 개 꺼내서 깎아 먹었다. 냉장고에 두 개 남았는데 맘 같아서는 그것들도 다 먹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아껴뒀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닭알과 함께 먹어야지.

 

참외를 먹고 나서 과일 칼을 갖다 두려고 싱크대로 갔는데 뭔가가 움직이는 걸 본 것 같다. 못본 척 돌아섰지만 찰라의 순간에 잠깐 생각해봐도 못본 척 하기에는 사이즈가 컸다. 잽싸게 불을 켜고 싱크대 안을 보니... ㅽ! 바 선생이었다. 그것도 사이즈가 제법 큰 녀석이었다. 미끄러운 싱크대 벽을 타고 탈출을 시도하기에 일단 물을 뿌려대며 못 움직이게 공격했다. 다른 벌레와는 다르게 저 지독한 AH 77I는 물고문 따위에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불로 지저야겠다 싶어 왼손으로 물을 뿌리는 와중에 주둥이가 긴 라이터를 찾고 있는데 그 잠깐 사이에 사라져버렸다. 아마도 물 빠지는 구멍 사이로 떨어진 것 같다. 음식물 쓰레기가 걸리도록 그물망을 설치해놨기에 거기로는 빠져 나가지 못할 게다. 하지만 덮개를 들어내서 바 선생과 일전을 치루기에는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태. 과감하게 전투를 포기했다.

 

 

 

하긴... 전에 살던 사람이 하고 산 꼬라지를 떠올려 본다면 바 선생이 없는 게 이상하지. 이사 오고 얼마 안 되어 자그마한 바 선생이 있기에 다이소에서 바퀴벌레 약을 사서 여기저기 붙여놨는데, 그게 4개월 전일 뿐인데, 커다란 바 선생이라니. 제기랄.
사다놓은 바퀴벌레 약 입구에 들어가지도 않을 크기였으니 아무래도 약을 다시 사야할 것 같다. 다이소에서 사는 건 어째 영 미심쩍으니까, 근처 마트로 가서 제대로 된 걸 사던가 약국에서 파는 걸로 사들고 와야겠다. 바 선생이랑은 절대 같이 못 산다. 바 선생을 피하려고 ㄱㅈ에서도, ㅍㅌ에서도 신축 빌라에 들어갔고 일본에서도 남들보다 훨씬 비싼 월세를 내가면서 신축 맨션에 들어갔는데. ㅽ

 

뭐, 이미 발견된 이상 수백, 수천 마리가 있다고 봐야겠지. 공동 주택이니 우리 집 뿐만은 아닐 거고. 내일 날 밝으면 약 사서 여기저기 깔아둬야겠다. 그건 그거고.

 

결국 컴퓨터를 질렀다.

 


 

2018년에 산 한정판 노트북으로 잘 버텨왔다. 5년째에 접어들지만 사양으로는 결코 부족함이 없다. CPU도, RAM도, SSD도, 다 훌륭하다. 그런데... 오질라게 느리다. 블로그에 글 쓰는 것조차 밀린다. 사진 변환에 한나절이 걸리고 엑셀이나 파워 포인트만 실행해도 버벅거린다.

컴퓨터를 사고 싶다는 마음은 진작부터 있었지만 원하는 사양대로 조립하려니까 500만 원 가까이 들더라. 욕심을 버리고 사양을 적당히 낮춰서 타협하면 300만 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겠지만 그렇게는 못 사겠더라. 사고 나서도 후회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래픽 카드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서 컴퓨터 가격도 훅훅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나와에서는 카드로 결제하면 더 비싼데 완제품처럼 여러 쇼핑몰에서 파는지라 카드 긁으면 오히려 싸다. 15만 원 할인 받았다.

 

ㄷㄴㅇ에서 조립 PC 견적 올라온 걸 보니 400만 원 정도면 되겠더라.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프리플로우라는 곳에서 판매 중인 컴퓨터를 봤다. 사양에 비해 가격이 나쁘지 않다. 부품 별로 가격을 검색해보니 비싸지 않은 편이다. 인텔 12세대 CPU에, 삼성 DDR5 RAM을 쓰고, 3080Ti까지 달고 있음에도 저 가격이면 훌륭하다. 욕심 같아서는 4GB HDD도 추가하고 메모리도 16GB 정도 더 달고 싶지만 일단은 기본 사양대로만 구입하기로 했다. 나중에 업그레이드 해도 되는 거니까. 당장은 지금 사용 중인 HDD와 SSD를 내부에 직접 달아서 쓰기로 했다.

 

배송까지 2~3일 걸린다는데 빠르면 이번 주 금요일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늦어도 토요일에는 도착하지 않을까? 토요일에 낮 근무 마치고 왔을 때 도착해 있으면 좋겠다. 일요일이 쉬는 날이니까 하루종일 붙잡고 있을 수 있다. 윈도 11 설치하고, 기존에 쓰던 것과 최대한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두면 된다. 새로 산 데스크 탑 설정이 끝나면 노트북 포맷해서 가벼운 상태로 만들어놔야지. 아직 몇 시간 버틸 수 있으니까 차가 됐든, 카페가 됐든, 어디를 가더라도 들고 다니면서 써야겠다. 배터리 수명 진단해보고 교체할 수 있으면 교체해야지. LG 전자 서비스 센터에 전용 배터리 재고가 있나 문의해봐야겠다.

 


 

통장에 ○○○○만 원 정도가 남아 있었는데 컴퓨터를 지르면서 목돈을 써버리는 바람에 다음 달 카드 값 빠지고 나면 ○○○만 원대로 뚝 떨어질 것 같다. 내년에 태블릿과 손전화 지르면 또 큰 돈 깨질텐데... 달리 재테크하는 재주가 없으니 최대한 안 써야 하는데 올해 4, 5월에는 마가 꼈는지 미친 듯 써대고 있다. 큰 일이다.

 

 

 

하지만 컴퓨터 산 건 역시 잘한 일인 것 같다. 조만간 GTX 40×× 시리즈가 나온다는 말도 있어서 이제서야 3080Ti를 산 건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어찌 되었든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거니까. 게다가 지난 해에 구입한 모니터도 제 성능을 전혀 못내고 있는데 새로 산 컴퓨터 덕분에 제대로 써먹을 수 있게 됐다. 5,120×1,440이라는 변태 해상도를 자랑하는 제품인데, 240㎐의 괴물 주사율이 매력인 제품인데, 노트북이 받쳐주지 못해서 제 기능을 못 써먹었다. 늦게라도 제대로 쓰는 게 어디냐 싶다. 오랜만에 『 블레이드 & 소울 』 할 수 있겠고만. 어차피 켜놓고 출석 보상이나 받아먹는 게 전부겠지만. ㅋ

 

벌써 23시가 넘었다. 내일은 아침에 닭알, 참외로 요기하고 운동하러 가야지. 9㎞ 채우고 와서 바퀴벌레 약 놓고, 빨래하고. 돈 벌러 가고. 모레는 도서관 가서 책 반납하고 다른 책 빌려와야지.

 

다음 달 휴가 전까지는 계속 4일 일하고 하루 쉬는 사이클이라 딱히 기대되는 일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별 탈 없기를 바라면서 지내... 아! 내일 체육대회 예선이라고 일찍 들어오라고 했다. 축구랑 족구 대표 선수로 뽑혔다. 내 입으로 운동 잘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엄청 떠들고 다니는 바람에 굉장한 사람으로 소문이 나버렸다. 그 덕분에 두 종목에나 이름이 올랐고. 차라리 소프트 볼을 하는 게 나은데.
내일 족구 적당히 하고, 오랜만에 공 차다가 다쳤다고 핑계 대서 모레 축구는 빠져야겠다. 회사 운동장이 워낙 좋은 컨디션인지라 공 차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한데 모레 있는 경기는 축구가 아니라 풋살이다. 이 나이에, 지금 체력에 풋살이면 30초 뛰고 숨질지도 모른다.

 

적당히 해야지. 괜히 혼자 타오르면...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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