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2022년 05월 20일 금요일 맑음 (가스 점검/자전거 바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5. 20.
728x90
반응형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주도권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다. 내 의사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상황을 굉장히 싫어한다. 1년 365일 내내 내가 대장질을 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결정권이 나에게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인데 상대가 이미 결정을 마친 상태로 나에게 통보하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거다. 10년 넘게 연락하지 않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동생들과 연락이 됐고, 미안한 마음에 잘해주려 했는데, 아버지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여동생이 남동생은 사회 초년생이니 빼고 둘이 갚자고 말했었다. 순간 꼭지가 돌았다. 장남이라는 이유로 아버지 장래 비용도 내가 많이 냈고, 아버지 빚도 사실은 동생들에게 신경쓰지 말라 하려 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이미 다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하자는 식으로 말해버리니 참을 수가 없더라. 결국 다시 손절하고 아버지 빚은 혼자 다 갚았다. 아버지 돌아가실 때 그렇게 서럽게 울더니 정작 아버지 묘에는 달랑 한 번 가고 만 개×ㄴ이라 인연 끊기를 잘했다 생각한다.

길바닥에서 찌라시 돌리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에도 그렇다. 한 때 고생하는 걸 돕겠다는 마음으로 받기도 했지만 결국은 멀찌감치에서 이미 주머니에 손 넣고 지나친다. 뭘 홍보하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필요하면 내가 찾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서 오늘 오전 아니면 오후에 가스 점검을 꼭 받으라고 하더라. 반드시 받아야 한단다. 하지만 나는 그 날 여섯 시 반에 출근해서 아홉 시간 뒤에 퇴근했다. 가스 점검 받으라는 문자는 출근 이후에 왔고, 점검 받으라는 시간도 근무 중이라 불가능했다.

문자 메시지를 보는 순간 확~ 짜증이 났다. 다음 주 중으로 정해서 알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당장 그 날 언제 받을지 결정하라니, 이건 자기 편할대로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거잖아? 며칠 전에 미리 조율하는 것도 아니고 당일에 이 따위로 통보하냐고 질알하는 내용으로 답장을 길게 썼다가, 이 사람도 결국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거겠지 싶어 보내지 않고 지웠다. 그냥 무시했다. 그러니까 다음 날 같은 내용으로 또 문자가 왔다. 내일 오전이나 오후로 결정해서 알려달라고. 여유있게 잡으면 안 되는 거야? 꼭 그렇게 오늘 아니면 내일 식으로 해야 하나? 가스 점검 안 받으면 어떻게 되는 건데? 와서 제대로 보는 것 같지도 않더만은. ㅽ

 

일단 오늘 오전 중에 와달라고 했다. 평소 같으면 정중하게 답장을 보냈을텐데 짜증이 나니까 내일 오전이라고 짧게 보냈다. 오전이 09~12시 사이인데 언제 올지 모르겠다. 열한 시가 다 되어 가는데. 일단 손전화 들고 내려가서 자전거 손을 좀 볼까 하는데 정오 땡! 할 때까지 안 오면 바로 도서관 가버릴 거다. 시간 약속을 거지 발싸개 같이 알아, 아주 그냥.
└ 열한 시 반 쯤 와서 슥~ 보고 갔다. 1분이면 될 일 가지고 사람 스트레스 받게 하냐고. 쯧.

 

 

일기를 꼬박꼬박 쓰면 문장력이 는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확실히 좋은 점 한 가지는 뭔가 기억나지 않는 일이 있을 때 찾아보기 좋다는 거다. 지난 해에 인터넷으로 자전거 타이어를 사서 갈았는데 찾아보니 그게 7월 29일이었다. 이후 한 번도 공기를 주입하지 않았으니 10개월 가까이 타고 있는 거다. 이럴 수 있나?

며칠 전에 타이어를 눌러보니 여전히 탱탱하기에 바람을 넣지 않았었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타이어 자체가 그런 녀석이었다. 투어링에 최적화된, 주행 성능보다는 내구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제품이란다. 일부 전기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미끄러지는 현상이 심하니 절대 사용하지 말라며 말리는 글도 있더라. 나야, 뭐... 전문적으로 라이딩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공기압은 한 번 체크해봐야겠다.

검색해보니 공기압 범위가 50~75 psi로 굉장히 넓다. 바람을 많이 넣으면 가속성이 좋아진단다. 하지만 워낙 주행 성능과 담 쌓은 제품이라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한다. 아이나비 공기 주입기가 있으니 일단 지금 타이어 압력이 어떻게 되나 찍어보고, 70 psi 정도로 맞춰볼까 싶다. 일기 다 쓰고 바로 내려갈 거다.
└ 바람 넣고 왔다. 공기 주입기를 연결했더니 21.5psi 뜨더라. 허...
  타이어에 가능한 공기 주입량 같은 게 당연히 써있을텐데 전에 봤을 때에는 못 찾았거든. 이번에는 정말 쉽게 찾았다.
  인터넷에는 50~75psi라고 나와 있었지만 타이어에는 50~70psi로 표시되어 있었다. 딱 중간인 60psi에 맞추기로 했다.
  공기 주입기 전원을 넣고 60에 맞춘 뒤 바람 넣기 시작. 40 정도 밖에 안 됐는데 타이어가 돌처럼 딱딱하다.
  터지는 게 아닐까 싶어 50에서 일단 멈췄다. 터지면 보험 되겠지 싶어 다시 넣기 시작했고 결국 60 채웠다.
  앞, 뒷 바퀴 모두 60psi로 맞춰 놓고 타봤다. 나무로 된 타이어 위에 올라간 기분이다. 그동안은 스펀지 위에서 탔고나.
  진짜, 엄청 딱딱하다. 도로의 울퉁불퉁함이 고스란히 다 느껴진다. 속도는 확실히 붙는 느낌이다. 큰 차이 없지만.

 


 

어제 저녁 근무를 마치고 와서 일기 고쳐 쓰고, 경주 여행 때 묵은 숙소에 대한 평가를 간단하게 썼는데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바로 연락이 왔다. 자기가 몸이 안 좋아서 매니저를 급하게 고용한 탓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죄송하다고. 그냥 그렇게 사과로 끝났으면 그래도 장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거고, 다시 갈 일은 없겠지만 평가도 조금은 후해졌을지도 모르는데... 숙박비와 파티 비용을 돌려줄테니 후기를 지워주면 안 되겠냐고 한다.

입소문이 중요한 곳이다보니 아무래도 좋지 않은 평가가 눈에 거슬리겠지. 여기로 할까? 하다가 후기를 보고 마음을 돌리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고작 5만 원으로 후기를 지워달라 하다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 아닌가?

카톡을 보고 나니 숙소에 대한 후기가 제대로 쓴 후기로 보이지 않았다. 나보다 하루 늦게 올라온 후기도 있던데 그 사람은 극찬 of 극찬을 해놨더라. 사람마다 좋고 싫은 게 다르니 당연할 수 있겠지만 제대로 된 후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 당장 5만 원이 없어서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내 양심 속이고 다른 사람도 속는 일이 생길 수 있는 짓을 하고 싶지 않다. 카톡 답장은 하지 않았고 당연히 후기도 지우지 않았다. 아니, 후기를 수정해서 환불해줄테니 후기 내리라고 했다는 걸 추가하려다가 참았다.

 

음식을 워낙 맛있게 하니까 주위에서 팔아보라 해서 팔게 된 식당, 손재주가 좋아서 이런저런 일이 능숙한데 공짜로 대신 해주기 그러니까 돈 받던 게 사업이 된 업장, 이런 곳이 늘어야 하는데 그저 돈 벌 수 있다니까 무턱대고 덤벼들어서 어떻게든 눈탱이 치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저 숙소의 다른 후기를 보면 스태프가 여성 게스트에게 껄떡댔다는 글도 있었다. 파티 때 겪은 무례한 사람들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 같더라. 파티에 대한 불만은 나 뿐만이 아니었고.

돈 돌려줄테니 후기 지워달라고 하는 수준이면, 뭐.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할 곳이다.

 

 

 

어제 다친 왼쪽 무릎 뒤쪽은 여전히 아프다. 하긴, 파스 한 장 붙이고 자서 바로 낫는 수준이면 애초에 그런 통증도 없었을테지. 일단 오늘 일찌감치 들어가서 족구하는 데 얼굴을 비추긴 하겠지만 아프다고 적당히 빠져야겠다. 굳이 내가 뛰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삼성전자는 아침부터 700원이나 올랐는데도 간신히 68,000원 넘네. 신경 끄고 있었더니 저 모양이 되었고만. 진짜... 수익 나는 순간 팔아버려야지. 에효...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