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워크맨'이라 하면 2~300만 원은 같잖게 넘겨버리는 고가의 엠피삼 플레이어를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내 또래에게 워크맨은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의 대명사였다.
사진을 봤더니 아버지에게 받거나 내가 구입한 워크맨은 501, 701C, F707, 190, EX808, EX5, FX5, EX9 정도다. 특히나 EX5, FX5는 용산과 남대문을 엄청나게 돌아다니며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테이프를 길게 세워서 넣는 방식도 특이했고 거울처럼 보이다가도 투명하게 안이 들여다보이는 것도 신기했더랬지.
지난 달 초에 올린 EX900은 1998년에 출시된 제품으로 일본에서 생산된 마지막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라고 한다. EX9의 리모컨과 배터리를 다운그레이드한 녀석이라고.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636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껌전지가 없는 상태에서 AA 사이즈의 건전지만으로도 작동하는 걸 확인했기에 당연히 될 줄 알았는데, 아예 안 돌아가더라. 고장이 난 것이 확실하지만 버릴 맘은 전혀 들지 않았다. 수리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봤더니 몇 군데 있더라. 하지만 가지고 간다고 바로 수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미리 알아봐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
명절이 지난 후 수리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는 블로그에 있는 연락처로 수리 여부를 물어봤고 택배를 보내 수리를 맡겼다. 5만 원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수리해주시는 분이 최대 15만 원까지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 (20년 전의)신품 구입 가격이 13만 원이 채 안 될텐데. 물론 신품은 살 수 없지만.
'그냥 일본에 가지고 가서 고쳐올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본에서 고치면 훨씬 비쌀 게 분명하다. 오랜 시간 방치했던 녀석을 다시 현역으로 뛰게 하려면 그 정도 돈은 들여야겠지. 고쳐달라고 했다.
최종 수리 금액은 택배비를 포함해서 134,000원. 낡고 부식된 부품을 교체했다고 한다. 수리와 관련된 사진이 올라왔더라.
https://blog.naver.com/rpm0910/222891961404
같은 날, 같은 색깔의, 같은 기종이 올라와서 이건가 저건가 헷갈리긴 했는데 다른 글의 리모컨 뒷부분 사진을 보니 내가 붙인 스티커가 안 보여서 그건 아닌 것 같다. 위에 링크 건 게 내 워크맨이 확실한 듯.
고모 댁에 가면 테이프가 몇 개 있을 것 같은데 이번에 들고 올 생각이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구입한 오태호 2집, 더더 2집도 들어볼 생각이고. 오랜만에 카세트 테이프로 노래를 듣는고나. ㅋㅋㅋ 방치하고 있는 이어폰을 다시 쓸 수 있는 계기가 되니 그것도 좋다. 수리된 녀석을 받게 되면 간단하게 영상 찍어서 올려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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