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지만 집에만 있기가 심심해서, 대충 주워 입고 동성로에 다녀왔다. 카세트 테이프를 파는 곳이 있다더라고. 2호선 타고 가다가 반월당에서 내린 뒤 1호선으로 갈아타야 했는데 달랑 역 하나라서 그냥 걸어갔다. 춥긴 춥더라.
네일베 지도에서 검색이 되는지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일반 음반과 카세트 테이프, CD, LP는 팍스뮤직 1호점에서 팔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아이돌 앨범에 특화된 팍스뮤직 2호점이 있었다.
가요는 10,000원이고 팝은 11,000원이란다. 테이프에 붙어있는 가격표가 4,000원인 걸 보니 아마도 1990년대 초반이 아니었을까 싶다. 1990년대 중반에 5,000원까지 올랐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를 생각하면 두 배나 오른 셈이지만 20년 넘게 지난 앨범들이 대부분이니 그 세월을 값으로 따진다면 그리 비싸진 것도 아니다. 인터넷에서 파는 카세트 테이프들은 2만 원 넘게 받는 곳도 많다.
계산하려는데 영감 하나가 궁시렁거리며 시간을 한참 잡아먹는다. USB로 된 캐럴 없냐며 왱알거리고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로 가라고, 영감탱이야. 쯧.
집에 와서 사들고 온 카세트 테이프 사진을 찍어봤다.
가장 먼저 SPIN 1집을 집어들었고 그 다음이 전일식 1집이었다. 하나만 더 사자 싶어 이걸 살까, 저걸 살까 망설이고 있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그닥 큰 인기를 얻은 그룹도 아니고 아는 사람만 아는 그룹이다. 모르는 사람이 훨~ 씬 많을 거다. 하지만 나는 '내게 그랬듯이'에 꽂혀서 하루종~ 일 저 노래만 듣기도 했었다. 게다가 노래방에 갈 때마다 불러대서 불× 친구 세 녀석은 한 번도 원곡을 들어보지 못했음에도 저 노래를 부를 줄 알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걸 발견할 줄이야. 당연히 망설이지 않고 집어들었다. 오랜만에 워크맨으로 노래 들으며 빈둥거려야겠다. ㅋㅋㅋ 신난다.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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