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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03월 03일 금요일 맑음 (성과 상여금/비행기 수하물)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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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월에 여기로 와서 팀장님이랑 단 둘이 밥 한 번 먹었고, 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 후배와 밥 먹은 게 두 번. 같은 팀의 사람들과 밥 먹은 건 저렇게 세 번이 전부다. 1년 넘도록.

밥 먹자는 사람도 없었고 회식 자리는 일부러 피했다. 다른 팀 사람들과 교류도 거의 없었고.

 

어제 일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저녁에 밥 먹자고 하더라. 같이 일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과 같이. 퇴근하고 나서 약속한 고깃집으로 가서 밥 먹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성과 상여 등급이 C라고 알려주더라. 하... C라...

 

S, A, B, C, D 등급으로 나뉘는데 누군가가 S 등급을 받으면 다른 누군가는 D 등급을 받아야 한다. S 등급과 D 등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S와 D는 나오지 않는다. 일 좀 한다는 사람들이 A를 받고 그 아래로 줄줄줄 받기 마련인데, 문제는 근무 능력이나 태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치가 스며드는 거다. 결정권자에게 꼬리를 흔들어대는 것들은 당연하다는 듯 A를 가져가고, 따로 교류하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들은 그 아래 등급을 받게 된다.

 

나는 10년 넘게 지금 일하고 있는 분야에 몸 담아왔는데 ㅇㅇ으로 가게 되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등급을 받았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러다 자리가 갑자기 없어지면서 원래 하던 일을 다시 하게 됐는데 C 등급을 받은 거다.

지난 해 10월에 일본 여행을 앞두고 ○○○○과 약간의 다툼 아닌 다툼이 있었는데 그걸 담아두고 있다가 이 따위로 보복한 게 아닌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수 차례 지각하고, 근무 중에 코 골며 잔 ×이 나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걸로 추측되는데, 확인해봐야 할 일이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술이 들어가니 욱! 해서 답장을 보냈다. 수긍할 수 없으니 내 나름대로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꿈인 줄 알았는데 정말 보냈더라. ○○○○ 이 7H AH 77I 는 개긴다고 생각하겠지. 쪼잔한 AH 77I 같으니라고.

 

조치... 취하고 자시고 할 게 없다. 내가 무슨 힘이 있어. 다만, 근무 태도가 안 좋은 사람이 나보다 높은 등급을 받았거나 같은 등급을 받았다면 항의는 해볼만 하다. 오늘은 쉬는 날이고 내일과 모레는 주말이라 ○○○○ 이 7H AH 77I 를 볼 일이 없다. 여행 다녀오면 아마도 잊혀지지 않을까? 또 이렇게 힘없이 당하는고나 싶어 짜증스럽다.

 

여기 계속 있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저 염병할 AH 77I 때문에라도 전반기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다. 회사 관사로 들어갈 생각도 있었는데 그냥 ㅇㅇ으로 돌아가련다. 무슨 일을 하든 상관 없어. 여기보다 낫겠지.

 

부당한 평가를 받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 다섯 개 등급 중 네 번째 평가를 받을 정도로 내가 형편없이 일했나? 밥도 안 먹고 자리 지켜가며 일한 평가가 C라고? 하... ㅽ

 


 

저녁에 전화가 왔다. 개긴다고 질알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친절한 척 하며 다독거린다. 자기는 통보만 하는 거니까 지원과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라고 한다. 알겠다고 했다. 자기 탓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데 내가 바보도 아니고. 성과 상여금 책정에 악영향을 주는 건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받으라는 교육은 모두 받았고, 보안 위반도 없었으며 지각도 없었다. 근무 중에 존 적도 없고 마이너스가 될만한 일은 한 적이 없다. 결국 ○○○○ 저 AH 77I 가 개인 감정 따위로 평가를 박하게 준 탓일텐데 주둥이를 털어 자기 잘못이 아닌 것처럼 빠져 나가려 든다.

캄보디아 여행을 앞두고 있는데 나한테 일본 여행 잘 다녀오라며, 다녀와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하는데, 일본 여행은 지난 해 11월이었다. 그 전인 10월에 휴가 기간 중 교육 받으러 오라는 말 같잖은 소리를 해서 아웅다웅했던 거고. 난 이게 저 7H AH 77I 가 그걸 맘에 담아두고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가리 속에 온통 내 일본 여행 밖에 없는 거지. 그 때 있었던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이번에 복수한 거고.

일단 이의 제기는 할 생각인데 하필 내일과 모레가 주말이라 담당자가 없다. 그 뒤로는 여행 기간이고. 일단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부탁을 해놓을 생각인데 이의 제기가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라도 항의는 할 생각이다.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평가가 번복되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밟는다고 찍소리 못 하고 밟히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 정도는 확실하게 심어주고 싶다. ㅽ

 


 

글을 쓸 때마다 헷가려서 찾아봤었더랬다. 수화물도 맞고, 수하물도 맞단다. 나는 수화물 쪽이 맞는 것 같아 대부분 그렇게 써왔는데 방금 네일베에서 찾아보니 둘 다 '손에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짐'이라는 뜻이 있지만 '교통편에 손쉽게 부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짐'이라는 뜻은 수하물(手荷物)에서만 볼 수 있다. 수화물 (手貨物)보다는 수하물로 쓰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무튼.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해서 올라오는 글을 읽어보고 있는 카페가 있다. 거기에 앙코르 에어를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며칠 뒤면 내가 타야 할 비행기인지라 내용을 봤더니, 위탁 수하물과 관련된 불만이었다. 위탁 수하물은 30㎏까지, 기내 휴대 수하물은 7㎏까지인데 위탁 수하물의 무게가 33㎏가 나와 초과되었다고 했단다. 가방을 정리해서 무게를 줄였더니 기내 휴대 수하물의 무게를 측정하겠다 했고 12㎏이 나오자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없다고 했단다. 결국 12㎏ 짜리 짐도 위탁 수하물로 부치게 되면서 20만 원 넘는 돈을 지출했단다. 거의 비행기 표 값이다.

한국 지부에 불만을 제기하자 초과한 무게에 부과한 요금이 규정보다 과했다며 일부를 환불해주겠다고 했단다. 글을 쓴 사람의 불만은 기내에 가지고 갈 수 있는 짐이 7㎏인데 초과한 5㎏에 대해 요금을 부과해야지, 왜 12㎏의 요금을 받았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봐줄수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라고 쓴 거다. 봐줄 법도 한데 규정 타령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었다.

댓글이 전부 글 올린 사람을 편드는 분위기라서 내 의견을 말하는 것이 조금 꺼려졌지만 한참을 망설이다가 최대한 글쓴이가 기분 나빠하지 않게끔 사측의 입장이 이해된다고 썼다. 그랬더니 자기가 규정을 무시하고 무조건 우기는 사람이 아니란다. 그래? 내가 볼 때에는 충분히 우기고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여분의 가방이 없었을 게다. 그러니 7㎏, 5㎏로 나눌 수 없었겠지. 그렇다면 12㎏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는 게 맞지 않나? 그리고, 초과한 부분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게 정상이지 그걸 봐주지 않았다고 궁시렁대는 걸 들어야 할 이유는 없는 거잖아? 내가 볼 때에는 항공사에서 잘못한 건 요금을 규정보다 더 많이 부과한 것 뿐이다. 안내가 다소 미흡한 것 같긴 하지만 항공사가 까일 일은 아닌 것 같은데.

 

댓글 보니 또다른 수하물 얘기도 있었다. 한 사람에게 허용된 위탁 수하물이 30㎏까지이고 4인 가족이 비행기에 탄다면 50㎏짜리 가방을 두 개 부쳐도 된다는 거지. 30×4=120이니까. 그런데 저가 항공사는 그게 안 된다고 투덜거리더라고. 난 30, 30, 30, 10㎏으로 나누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규정대로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내 생각이 특이한 건가?

 

해당 카페에는 시엠립에서 출국할 때 한국인만 따로 불러내서 1달러 내라고 했다는 글도 있었다. 입국할 때 한국인에게만 1달러를 요구한다고 하기에 그 꼴 보기 싫어서 5달러를 더 주고 인터넷으로 미리 비자를 받았는데, 출국할 때도 요구한다고? 프놈펜도 그러려나? 아무튼, 달라고 하면 절대 줄 마음이 없다. 이름이 뭐냐고 물어봐서 한국 대사관에 신고해버릴 거다. 진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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