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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04월 18일 화요일 비옴 (하는 일 없이 지나간 휴일)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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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에 한 번 찾아오는 휴일이, 또 그냥 방에서 뒹구는 걸로 끝났다. 방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해질 무렵이 되면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괴감이 커진다.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도 머리 속에서 이럴까, 저럴까 하다가 끝나고 만다.

원래는 근처 산에 다녀올 생각이었더랬다. 마침 그 동네에서 축제가 1박 2일로 있었는데 딱 하루 전에 끝났더라고. 축제 때 잔뜩 몰린 사람들은 피하면서 멋진 경치를 구경하기에는 딱이다 싶었다. 드론을 날리고 싶었지만 촬영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 대부분의 지역이 비행 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확인해봤는데 한~ 참 떨어져 있다. '허가 없이 그냥 날리고 올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까지 드론 날리면서 허가 받았냐는 질문은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지만, 하지 말라는 짓은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결국 자주 가던 잠수교로 가서 한 시간 정도 날리고 왔다. 거긴 올해 말까지 촬영 허가를 받아놓은 곳이라서 아무 때나 가도 된다. 아무 기대없이 갔는데 유채꽃이 잔뜩이라 꽤 예뻤다. 아직 절정이 아니니 다음 주에 가도 좋을 듯.

 

바로 돌아오지 않고 세차장에 들렸다 왔다. 차가 너무 더러웠다. 오늘 비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세차했다. 물을 뿌리니 흙탕물이 줄줄줄. 대충 닦고 집으로 왔다. 살림살이가 자꾸 늘어 지금 집은 너무 좁게 느껴진다. 빨리 이사 가고 싶다. 예전에는 월세 사느니 대출 받아 이자 내면서 전세 사는 게 훨씬 이득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전세 사기가 너무 심각하니 그냥 없어지는 돈이 될지언정 월세 사는 게 나은 것 같다. ㅇㅇ 있을 때 안 쓰던 돈을 쓰게 되니 그만큼 돈이 모이지 않지만, 뭐... 혼자 사는 데 충분하다, 지금도.

 


 

자다 일어났다. 더 잘까 망설이는데 열어놓은 창문으로 엄청난 빗소리가 들리기에 잽싸게 일어나 창문부터 닫았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더라. 다행히 지붕이 있는 주차장인데 저 정도면 안으로 들이닥쳐 또 더러워졌겠고나 싶더라.

 

슬슬 출근 시간이 다가온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짜증이 난다. 오늘은 또 뭔 짓을 해놨을꼬. 문제는 본인이 해야 할 근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건데, 그걸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 텃새 부리는 걸로 포장해서 떠들고 다니는 게 너무 한심하다. 저 따위로 살아왔고나, 지금까지. 같이 일한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고보면 여기 와서 재수 없는 ㅺ다 싶은 것들이 죄다 ㅷ 애들이다. 저한테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적 감정을 개입해서 근무 평가한 ㅺ도 ㅷ 출신이고, 지금 ㅷ 팀장은 인사해도 본 척 만 척이라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안 하는 중이다. 그걸 가지고 인사도 안 한다고 질알하고 다니는 모양. 30년 동안 ㅷ 하다가 퇴직 앞두고 내가 있는 파트로 왔다는, 내 앞에 근무하는 양반도 하는 짓 보면 가관이다. 본인이 문제인데 그걸 남 탓한다. 다른 데 전화해서 여기 할 거 없다고, 진짜 편하다고 떠들어댔으면서 정작 일하는 꼬라지는 엉망진창. 뒤에서 수습하느라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지. 하긴, 내색을 안 하니 자기가 제대로 하고 있는 줄 알았을 거다. 그래서 내색했더니 힘들다며 징징징. 노력해도 안 된다고? 근무 중에 한참 동안 자리 비우고 수다 떠는 걸 노력이라 하지 않는다. 저 따위로 늙지 말자고 다짐한다. 타산지석.

 

오늘부터 또 4일 근무. 다음 휴일은 토요일.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돌아다니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또 집에서 보내면 허무할 것 같다. 아버지 묘에 다녀오던가, 예천에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지금도 낮에는 엄청 덥던데,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차박은 무리. 지금이라도 다녀와야 한다. 별 사진도 찍고 싶으니까.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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