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 싸대기 위로 흩날리는 김치 양념이 화려한, 누가 봐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장면에서 딱! 끊고 다음 이 시간에... 라 끊고 싶습니다만, 그럴 만한 글도 아닌데다 귀찮아서 그냥 통으로 다 올립니다. 선유도 → 진포 해양 테마 공원 → 경암동 철길 마을 → 익산 김동문 체육관 → 게스트하우스 다호 → 한일옥(초원 사진관) → 근대 역사 박물관 순으로 이동했고, 글보다는 사진이 많습니다. 시작합니다~
광주에 가서 아버지 묘에 두 번 절하고 나서 군산으로 향했다. 군산 여행은 예~ 전에 엄청 알차게 한 적이 있는지라 그 때 안 갔던 곳 위주로 다녀야겠다 마음 먹었다.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771
《 얼마 안 된 줄 알았는데 무려 11년 전... 😧 》
선유도
《 군산, 변산에서 다리를 건너 쉽게 갈 수 있는 섬이다. 》
차박하기 좋은 주차장이더라. 다만, 해를 가리는 지붕이 없으니 여름에는 어림도 없을 듯. 차박 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긴 한데 캠핑카라 써놓은 것을 보면 일반 차량으로 스텔스 차박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 유튜브에서 이 해안 산책로가 기똥차다는 영상을 보고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더랬다. 》
《 뭔가 싶었는데 한 팔 들어올린 처자의 형상인 것 같다. 신나 보인다. ㅋ 》
얼마 걷지 않아 길의 끝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해안 산책로가 길지 않더라. 데크의 끝 부분에서 할머니 한 분이 지친 표정으로 앉아 계시고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할머니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지나가면서 들어보니 할머니가 힘들어하셔서 쉬고 계신 듯 했다. 내가 걷는 걸 보더니 "아이고~ 저렇게 잘 걸으면 오죽 좋아~"라고 부러워하시더라. 그 얘기를 들은 가족이 그래도 병원에 있는 것보다 낫지 않냐 위로하고. 예전 같으면 흘려 들었을 얘기인데, 지금은 고모와 똑~ 같은 대사를 주고 받고 있으니 기분이 묘했다.
동글동글한 자갈로 가득한 해변에 쭈그리고 앉아 드론을 띄웠다. 백령도에 가면 콩돌 해안이라고, 역시나 파도에 마모된 자갈로 가득한 해변이 있다. 돌 가져가면 잡혀 간다고, 해가 진 후 들어가면 총 맞아도 모른다고 겁 주는 곳이다. 어렸을 때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줄 알았는데, 돌아다녀보니 모래 대신 자갈이 깔려 있는 해변이 꽤 있더라.
《 카메라 정면을 안 보는 게 멋있는 줄 아는 아저씨의 개똥 폼 되시겠다. 》
《 저 작은 섬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계속 찍게 되더라. 》
《 일반 어선 같아 보였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엄청난 속도로 지나갔다. 》
《 100명인가 200명인가 탄다는 큰 유람선도 지나갔다. 》
날이 무척 덥긴 했지만 걸을만 했다. 주변 경치가 멋지긴 했지만 딱히 '여기다!'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저냥 볼만 하다 정도? 차를 타고 들어왔던 곳의 반대 쪽으로 향하니 선유도 해수욕장 근처에 놀거리, 먹을거리가 잔뜩이다. 하지만 멀리서 그냥 지켜봐도 지독한 상술이 잔뜩 묻은 게 보이는지라, 차 세울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진포 해양 테마 공원
월요일이라 내부 전시실은 볼 수 없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있는데 옆자리에 방금 차를 세운 할아버지가 차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묻는대로 대답해드리긴 했는데 귀찮았다. 들어가면서 보니 사방팔방에 할아버지들 뿐. 편견일지 모르지만 본인의 젊은 시절에 대해 일장연설하고픈 의욕으로 똘똘 뭉친 할아버지들의 쉼터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더라.
《 공군의 UH-1B. 공수 훈련 받을 때 탔던 건 UH-1H였다. 지독하게 울궈 먹는다. 》
《 월요일은 휴관이라 내부를 볼 수 없다. 》
《 여기에서 맥주 파는 축제 같은 걸 한? 할? 모양이다. 딱히 쾌적해보이지는 않던데... 》
《 건물 철거 전문이라고 락카로 번호 뿌린 놈은 잡아서 조리 돌려야 하지 않을까? 》
《 어? 😦 》
경암동 철길 마을
숙소 체크인은 15시부터인데, 달리 갈만한 곳이 없다. 11년 전(😑) 여행에서 가보지 못했던 철길 마을에 가보기로 했다. 주변에 이마트가 있어서 주차는 걱정이 없다고 했는데 찾지 못해서 헤맸다. 급하게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니 이마트 24가 나오기에 설마 여기? 하고 그 쪽으로 향했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주변에 차를 세워도 될 것 같아 아파트 벽 쪽에 붙여 주차를 했다. 나중에 구경하고 나와 큰 길로 나가니 이마트가 보이더라.
《 점심 시간 무렵이었는데도 문을 연 가게보다 닫은 가게가 많았다. 》
《 다른 만화는 종종 보는데 『 영심이 』는 진짜 오랜만인 듯. 》
《 얼마 전에 다녀온 안동에서는 하나에 1,000원이었는데... 》
《 열차는 2008년까지 다녔단다. 그 때 갔더라면 볼거리가 오히려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 》
《 응? 이 날씨에 패딩? 에? 》
철길 마을에서 시간을 제법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문 닫은 가게도 많고 딱히 볼거리가 많지 않아 30분도 안 걸렸다. 음... 할 게 없다.
원래는 다음 날 익산에 가서 배드민턴 라켓의 줄을 교체할 예정이었는데, 딱히 할 게 없으니 그냥 다녀오기로 했다. 밥이라도 먹고 가야겠다 싶어 철길 마을 근처의 가게로 들어갔는데 문만 열어놓고 사람이 안 보여서 그냥 나왔다. 배에서 소리가 났다.
익산까지는 30분이면 충분. 몇 년 만에 가는 건지 기억도 안 나네. 김동문 배드민턴 체육관에 차를 세우고 맞은 편의 가게로 가서 라켓 두 자루의 줄을 갈았다. 가지고 있는 건 네 자루인데 하나는 아예 안 쓰는 라켓이라 몇 년 전에 맨 줄을 그대로 둬도 될 것 같고, 나머지 하나는 일본에서 산 거라 아직 더 써도 될 것 같아서.
가게 안에서 기다리며 멍 때리다가 작업이 끝난 라켓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갔다. 지인들과 연락해서 만나고 올까 하다가, 그냥 숙소로 향했다.
게스트하우스 다호
《 전형적인 일본 주택의 모습이다. 마사미 님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일본 집 분위기가 있다 하시더라. 》
《 여기에서 맥주라도 마실 생각이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
여섯 시에 집을 나섰는데 열 시간 가까이 아~ 무 것도 먹지 못했다. 배가 무척 고팠기에 뭐라도 먹어야 했다. 예전에 가게 앞까지 갔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던, 짬뽕으로 유명한 복성루로 향했다. 차 세울 곳을 알아보고 어쩌고 하는 게 귀찮아서 걸어 가기로 했다. 2㎞가 채 안 되는데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무척 멀게 느껴졌다.
복성루
《 짬뽕 한 그릇에 10,000원인 세상이 되어버렸다. 물가가 진짜... ㄷㄷㄷ 》
배가 너무 고파 다른 것도 먹고 싶었는데, 사이드로 먹을만한 게 없더라. 만두 있냐니까 없다고... 잘 나가는 짬뽕과 물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 1인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제대로 닦기 힘들어보이는 형태였다. 》
《 위쪽이 일반, 아래쪽이 음식 모드. 짬뽕은... 훌륭했다. 》
매운 음식인데 물을 종이 컵에 한 잔만 준다는 게 불만스러웠다. 물 인심 만큼은 넉넉한 게 우리나라인데 말이지. 그렇다고 매 번 물 달라고 부르기도 좀 미안하고.
짬뽕은, 맛있었다. 국물도, 면도, 먹는 순간 '그래, 이거지!'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어렸을 때 먹던, 예~ 전에 먹던 그 짬뽕 맛이었다. '지금 짬뽕이랑 뭐가 다른데?'라고 물으면 대답이 궁하긴 한데, 아무튼 뭔가 걸쭉하고 분명히 다르다. 밥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식으면 엄청 짜겠다 싶은 국물도 매력적이다.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정도냐라고 한다면, 그럴 정도다. 동네에 이런 짬뽕 파는 가게가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먹겠다 싶더라.
건더기는 별 게 없다. 흔한 목이 버섯도 없다. 고기랑 홍합이랑 조개(가리비?) 정도가 전부? 아, 새우 한 마리 있었고. 그런데 그 어떤 짬뽕보다 맛있었다. 엄마가 안 된다고 야단 치려는 걸 아빠가 애들 먹게 놔두라며 한 그릇씩 시켜줬던, 결국 다 못 먹고 남겨야 했던 그 짬뽕 맛이었다. 맘 같아서는 밥도 말고 소주도 일 병 시켜서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저녁 일정이 전혀 없는데도 그랬다. 왜 그랬나 모르겠다. 후회한다.
돌아오는 길은 군산스러운 분위기가 잔뜩이다.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게 아니라서 더 정이 간다. 뭔가 내가 태어났을 무렵에 시간이 멈춰버린 느낌?
《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누운 채 바지 속에 넣은 손이 보여 급하게 돌아간 앵글. ㅋㅋㅋ 》
숙소 근처로 돌아가 편의점에 들렀다. 맥주와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숙소로 복귀.
《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보여 냉큼 집었다. 》
《 다호 206호는 주차장 뷰입니다. ㅋㅋㅋ 》
《 맥주만 사들고 와서 안주 사러 다시 편의점으로 향했다. 샤워 마치고, 옷 갈아입고. 》
《 다녀와서 숙소 사진 좀 찍고. 》
《 맥주 마시다 말고 철길 마을에서 산 마그넷 사진 찍고. 》
사들고 온 맥주를 다 마셨다. 더 마실까 하다가 그만 뒀다. 대신 드론을 들고 나갔다.
《 이젠 어떻게 입고 꾸며도 나이 값 못하는 아저씨로 보인다. 😭 》
방으로 돌아가 빈둥거리다가, 축구 보던 중 잠이 들었다. 최근에는 다음 날 출근하지 않으면 유튜브 영상을 들으며(보며 ×) 자는데 게스트하우스가 방음에 취약하다고 해서 혹시라도 옆 방에 들릴까봐 볼륨을 잔~ 뜩 줄여야 했다. 101호는 진작에 예약(전망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방이 101호)된 듯 했고 2층은 여자 분 한 명이 묵는 듯(나가다가 복도에서 마주쳤더랬다.) 했는데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잠자리가 불편한 건 아니었지만 깊이 잠들지 못했다. 몇 번을 자다 깼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짐을 꾸려 체크 아웃. 무인 시스템이라 그냥 잘 정리해놓고 나오면 된다.
숙소에서 무료로 아침을 주지만 토스트에 잼 발라 먹는 건 좋아하지 않는지라, 근처에 맛집으로 소문난 곳에 가서 아침 밥을 먹기로 했다. 여행 다니면서 맛집 어쩌고 하는 곳을 찾아다니지 않는 편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어째 유명한 가게에서만 밥을 먹고 있다.
한일옥
《 『 맛있는 녀석들 』에 나왔던 가게라고 한다. 가장 잘 팔리는 건 소고기 뭇국. 》
뭇국이 맞는 표기인데 무국으로 쓴 글이 더 많은 듯.
《 식당 맞은 편이 『 8월의 크리스마스 』로 유명한 초원 사진관이었다. 》
《 음식은 금방 나왔고, 무척 맛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겠느냐 하면 그건 좀... 입이 저질인지라 맛집과 아닌 집(?)의 차이를 잘 모르는데다, 맛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매력을 모르겠다. 일단 실내는 무척 더웠고, 일하는 사람들은 뭔가 건성건성이라... 유니폼을 입은 것도 아니고 전부 사복 차림인데 손님 응대도 귀찮아 보였다. 게다가, 맞은 편 옆자리에 앉은 아줌마 떼가 시끄러운데다 쌍스러워서 밥 먹는 동안 영 언짢았다.
《딱 군산스러운 느낌. 이 느낌이다. 》
《 다시 숙소 근처를 지나... 》
《 미술관을 밖에서 보기만 하고, 》
근대 역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가본 적이 없다 생각했는데 입구의 등대를 보니 예전에 왔었던 기억이 났다. 입구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표를 구입해야 하는데 도와주는 직원이 두 명 있었다.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하려고 키오스크 도입하는 거 아닌가? 다루는 게 서툴러 사람을 써야 하면 의미가 있나 싶다. 아무튼, 표 구입을 돕는 분들이 무척 적극적이었다. 통합 관람권을 추천하기에 여기만 보면 된다 해서 표를 받았다.
근대 역사 박물관
박물관은 조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아줌마 넷이 엄청 시끄럽게 떠든다. 굉장히 짜증났다. 앞장선 아줌마 한 명과 눈이 마주쳐 힘을 뽝! 주고 째려 봤더니 일행들에게 얘기했는지 조금 조용해지긴 했는데 안 떠드는 건 아닌지라 피한답시고 빨리 움직여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갔다. 근처에 이성당이 있어 빵을 좀 살까 하다가, 시그니처라는 팥빵과 야채빵은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까, 배가 불러서 고로케도 그닥 끌리지 않으니까, 그냥 집으로 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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