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이 늦기도 했거니와, 땀을 제법 흘려서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급하게 예약한 숙소인데 괜찮으려나...
티맵에 안 나올 것 같아 네일베 지도를 이용해서 찾아갔다. 큰 길가에 있긴 한데 주차하기가 애매하더라. 길가에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긴 한데 버스 전용이라 쓰여 있었거든. 일반 승용차들도 세워져 있긴 한데 버스 전용이라 쓰여진 곳에 세우는 게 영 껄끄러웠다. 조금 헤매고 다니다가 운 좋게 숙소 바로 옆 골목 길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1층은 카페. 숙소 체크인 하려 한다 하니까 원래 담당하는 분이 따로 있는데 그냥 자기가 해주겠다며, 도어락 비밀번호가 쓰여진 쪽지를 건네 주신다.
《 방에 들어가는 순간! 더 따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대만족!!! 》
《 160㎝가 넘는, 나 같은 초장신도 구기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자리가 창가에 떠억~ 》
일단 배가 고프니 뭐라도 먹어야 했다. 근처에 식당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여기다 싶은 곳은 보이지 않았다. 500m 정도? 꽤 걷다 보니 깨끗해보이는 식당이 보여 잠시 망설였다. 1인 손님은 받지 않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서였다.
일단 들어가보자 싶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낭랑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맞이해주신다. 한 명인데 식사 되냐니까 메뉴가 제한되긴 하는데 가능하다기에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직화 쭈꾸미를 주문한 뒤 잠시 멍 때리고 있자니 기본 반찬부터 깔아주셨다.
밥 비벼 먹을 공기에 채소가 담겨 있고, 콩나물과 마카로니가 따로 나온다. 미역국은 기름이 둥둥 뜬,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한 숟갈 떠먹고 나니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게다가 묵사발은 또 어찌나 맛있는지.
메인 메뉴인 쭈꾸미가 나왔다. 엄~ 청 매워보이지만 그렇게까지 맵지는 않았다. 물론 맵찔이 or 외국인들이라면 헉헉거릴테지만. 아무튼, 쭈꾸미를 보니 소주 생각이 바로 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일 병 주문. 적당히 덜어 밥과 함께 비비고 조금 남겨서 안주 삼아 먹기로 했다. 밥 먹고, 국 떠먹고, 묵사발 먹고. 열무 김치도 기똥차게 맛있다.
알바로 추정되는 앳된 목소리의 처자는 친절하지, 음식은 맛있지, 손님이 바글거리지 않아 여유롭지, 세상 만족스러웠다. 맛있게 밥을 먹고 나가려니까 커피까지 서비스로 주신다. 1회용 종이 컵에 주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아이스 아메리카노. 다음에 단양에 가면 저긴 꼭 가야겠다 싶을 정도로 만족했다.
가게 이름은 복사꽃피는집. 주꾸미와 낙지가 주력인 듯 하다. 가게로부터 십 원 한 푼 받은 거 없다. 내 돈 내고 밥 사먹은 뒤 만족해서 끄적거리는 거다.
밥 먹고 나와 근처 편의점에 갔더니 버드와이저 750㎖ 네 캔이 12,000원이다. 이건 못 참지. 냉큼 사서 안주로 먹을 육포와 함께 가방에 넣은 뒤 숙소로 돌아갔다.
《 가게 이름이... ㅋㅋㅋ 》
《 암요~ 잘했다마다. 》
《 그러하다! 》
숙소에 도착해서 공용 냉장고를 열었더니 텅텅 비어있다. 사들고 간 맥주를 넣은 뒤 루프 탑으로 올라갔다. 샤워부터 할까 했지만 사진 찍고 나서 씻기로 했다.
날이 어두워지니 다리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만천하 스카이워크도 살포시 빛나기 시작했고.
적당히 사진을 찍은 뒤 방으로 돌아가 땀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었다. 태블릿과 맥주를 챙겨 올라가니 여자 사람 한 분이 통화 중. 적당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블로그에 올릴 글을 대충 끄적거리며 맥주를 홀짝거렸다.
빈둥거리다보니 축구할 시간이 되어 축구를 봤고, 틈틈이 마사미 님과 라인으로 수다를 떨었다. 루프 탑에는 마이클 런스 투 락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감성 오진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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