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 지 1년이 지나 고장나면 버려야 하는 핏빗 차지 5

 

블로그에 운동량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글을 여러 번 썼습니다.　단종된 지 오래돼서 그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약해진 나이키 퓨얼 밴드, 아디다스 마이코치 핏 스마트도 썼었고, 국내 인지도가 바닥인 제이버드의 레인, 인바디에서 나온 인바디 밴드도 썼었습니다.

 

몇 걸음이나 걸었는지, 심장이 얼마나 뛰는지 따위를 측정하는 기기니까 내구성이 참 중요한데, 희한하게도 1년을 넘기면 슬슬 맛이 가더라고요.　결국 좀 비싸게 주더라도 좋은 걸 사자는 생각으로 핏빗을 선택했습니다.

 

 

 

알타 HR을 선택해서 2년 넘게 잘 쓰다 고장이 났고, 20만 원 넘게 주고 차지 5를 산 게 2022년 4월입니다.　11월에 고장이 나서, 구입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본체만 다시 받았고요.　그게 이번 여행에서 고장이 났습니다.　희한한 게, 처음 샀던 차지 5가 고장 난 것도 일본에 여행을 가서였는데, 고장으로 다시 받은 제품 역시 일본 여행에서 고장이 나버렸네요.　방사능에 엄청나게 민감한 건가.　(⊙x⊙;)

 

증상은, 전원이 안 켜집니다.　충전기에 물리면 웅~ 하고 진동은 느껴집니다.　그런데 화면이 안 들어옵니다.　충전 케이블에 있는 버튼을 세 번 눌러 리셋을 할 때에도 진동이 웅~ 웅~ 웅~ 하고 느껴지긴 합니다만, 그게 전부입니다.　안 켜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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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핏빗을 인수하고 나서부터 바뀐 건지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구입한 지 1년이 지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냥 버려야 하는 겁니다.

고객 센터에 전화하면 30%인가 35%인가를 할인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데, 차지 5의 후속작인 차지 6를 30% 할인받으면 14만 원 정도에 살 수 있겠네요.　네일베에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14, 15만 원에 올려놓고 배송비를 5만 원으로 해놨더라고요.

하지만 2년 만에 꼬박꼬박 고장나는 기기를 또 사야 하나...　팔아먹고 1년 지나면 나 몰라라 하는 짓을 당연하다는 듯하고 있는 회사 제품을 또 사야 하나...　고민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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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일단 고장난 걸 한 번 뜯어보자 싶어 유튜브에서 찾아봤는데 대부분 리셋하라는 내용만 있고 분해하는 방법 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영상을 하나 찾아볼 수 있었는데 전면의 스크린 부분을 떼어내더라고요.　볼트 같은 게 전혀 보이지 않는 차지 5는 그런 식으로 분해를 해야 하나 봅니다.

가지고 있는 도구 중 가장 얇은 쇳덩어리가 一자 드라이버였기에 그걸 써봤는데 전혀 들어 올려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운 좋게 수리될 수도?'라는 생각을 버리고, 그냥 마구잡이로 뜯어내기로 마음을 먹고 칼날을 넣어 마구 벌렸습니다.

접착과 방수 효과를 노려서 사용한 건지, 치즈처럼 쭈우우우우욱~ 늘어나는 검은색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떼어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떼어내긴 했습니다.　소형 열풍기?　뭐, 그런 걸로 열을 가하면 좀 더 쉽게 떼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내부에 먼지 제거제인 BW-100을 뿌려봤지만, 여전히 화면이 켜지지 않습니다.　위 사진에서 속을 드러내고 있는 녀석은 진작에 고장이 난, 그러니까 새 제품을 받기 전에 맛이 간 녀석입니다만... 이 녀석의 분해로 뭔가 배움이 있어 이번에 고장 난 녀석을 살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바로 무너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고장 난 녀석이 되살아날 리 없고, 그렇다고 수리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없으니, 포기입니다.　수면 추적 때문에 웨어러블 밴드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 지금은 차지 6 말고는 딱히 맘에 드는 게 없네요.　핏빗의 수면 추적이 제법 정확하거든요.　하지만 내구성이 약한 제품을 또 사야 하나 싶어 고민이 됩니다.　갤럭시 링으로 가볼까 하는 맘도 있었지만 50만 원이나 주고 사기에는 빈약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추석 연휴 끝나고 핏빗 고객 센터에 문의를 해봐야겠습니다만, 할인 쿠폰 주면 차지 6를 사자는 마음도 있고, 그냥 순토 9으로 대신하자는 마음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https://community.fitbit.com/t5/Charge-5/bd-p/charge5/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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