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방문자가 야금야금 늘기 시작하더니, 어제와 오늘은 평소의 두 배 가까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역시... SKT 관련해서 검색했다가 들어오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해당 검색으로 들어오신 분들은 갤럭시 S23 울트라에서 eSIM을 개통한 글을 보시게 될테니 궁금한 점에 대해 아마 것도 아실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는대로 끄적이려고 몇 자 적어 봅니다.
이번에 털린 것 때문에 걱정해야 하는 일은 SIM 클로닝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내 손전화에 들어 있는 SIM 카드의 복제판을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복제판은 내 손전화에 심어져 있는 SIM과 완전히 같은 녀석으로 인식됩니다. 손톱 먹고 나와 똑같이 변신한 귀신 이야기 아시나요? 너무 옛날로 갔나요? 아무튼, 나와 완전히 똑같이 생긴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나인 척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손전화가 복제되면 내가 받는 문자를 똑~ 같이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뭐가 문제가 될까요? 회원 가입을 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본인 인증을 받으려 하면, 내가 받는 여섯 자리 숫자를 복제 전화도 똑같이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해커가 어딘가에 가입을 하고 내 전화로 인증을 받아버리면, 그 사이트는 내가 가입한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이게 만약 돈이 왔다갔다 하는 곳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말 그대로 몇 푼 남지 않은 통장마저 탈탈 털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해야 하는 조치가 SIM 카드를 재발급 받는 겁니다. 복제될 가능성이 있는 SIM 카드를 버리고, 새 SIM 카드를 꽂는 겁니다. SIM을 바꾸면 그걸로 끝이냐? SIM에 주소록을 저장했다면 싹 날아갑니다. 보통은 손전화에 저장하기 마련이지만 SIM에 저장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혹시나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SIM 카드를 바꾸기 전에 전화번호를 다른 곳에 다시 저장해둬야 합니다. 그리고 금융 서비스와 관련해서 SIM 카드 교체로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SIM 카드 교체는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이걸 정치판과 엮어서 교체 받으면 안 된다고 개소리하는 것들이 있다는데, 대체 대가리 속에 뭐가 든 것들인가 궁금합니다. 미친 거예요. 무조건 교체 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SKT 가입자가 2,300만 명이랍니다. 알뜰폰 사용자를 포함하면 2,500만 명이고요. 그런데 SKT에서 확보하고 있는 SIM 카드가 100만 장이라고 하네요. 5월까지 500만 장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답니다. 2,300만 장 근처도 못 갑니다. 그래서 대리점마다 줄 서고 난리가 난 겁니다. 그 와중에 대리점에서는 SIM 카드 확보하겠답시고 없다며 거짓말 해대서 욕 먹는 중이고요. (이 난리통에 신규 가입자가 온다면 그 사람은 새로 가입해서 돈을 내게 되는, 돈줄이니까 SIM 카드 없다고 돌려보내려 하지 않겠지요.)
티월드 앱을 실행했더니 접속자 폭주로 임시 페이지가 떠 있습니다. 거기에서 SIM 교체 예약을 할 수 있더라고요. 집 가까운 곳으로 예약부터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선택 옵션 중에 본인 명의로 가입한 다른 회선도 같이 교체 받겠다고 선택하는 게 있던데, 여러 회선 사용하는 분이라면 잊지 말고 체크해주세요. 저는 SKT에 세 회선이 가입되어 있어서 죄다 교체 받아야 합니다.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도 유도하고 있던데, SKT 7H AH 77I들은 피해 발생 시 보상을 100% 하겠지만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로 한정해버렸습니다. 징벌적 손해 배상으로 모든 가입자에게 새 손전화를 사줘도 모자랄 판에, 저 딴 개소리를 하고 자빠졌네요. 아무튼 가입은 무료입니다. 다만, 5월 중에 해외에 가실 계획이 있다면 저 염병할 서비스 때문에 피를 보게 됩니다.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한 상태에서는 로밍이 안 됩니다. 와이파이 도시락 같은 에그를 쓰던가, 현지 유심을 구입해서 쓸 계획이 아니라 통신사 로밍을 이용하려 했다면, 불가능합니다. 못 씁니다. 혹시라도 유심 보호 서비스를 해지하고 로밍을 했다가 털리면 보상도 못 받습니다. 5월 중에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SKT에서 하는 얘기를 믿을 수가 있을까요?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SIM 카드 교체 예약입니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몇 시간 씩 줄 섰다가 허탕치고 오느니 예약부터 하는 게 낫습니다.
그 다음 해야 하는 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입니다. 단, 해외 여행이 계획되어 있고 로밍할 예정이라면 상당히 피곤할 수 있으니 공항의 로밍 센터에서 자세하게 안내를 받으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이러저러하니 손전화를 껐다 켜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면, 절. 대. 로.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SKT 고객 센터에 전화로 문의하거나 대리점에 가서 해도 되는지 확실하게 알아보고 하셔야 합니다. 복제된 SIM 카드로 동일한 네트워크에 접속하려 할 경우, 내 손전화가 이미 접속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접속이 안 됩니다. 그런데 내 손전화를 껐다 켜겠답시고 잠시 접속이 끊기면 그 찰라의 순간에 복제 폰이 네트워크에 붙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껐다 켠 내 전화는 SKT 네트워크에 연결이 안 되니 먹통이 되고 맙니다.
여기저기에서 온갖 이야기가 다 나오고, 이 와중에 이걸 악용해서 해결하는 방법입네 어쩌네 하며 악성 문자를 보내대는 개만도 못한 것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보안 관련 서비스를 신청하는 모든 사이트가 먹통이 되어버렸네요.
SKT 가입자들께서는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을 하시고, SIM 카드 교체 예약을 하시기 바랍니다. SIM 카드 교체 전에는 어지간하면 손전화를 껐다 켜지 마시고요. 이런저런 문자나 전화를 받게 되면 반드시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행동하세요. 사기꾼들에게 당하는 사람이 바보라 생각하시나요? 공부 잘 하고 머리 좋기로 유명한 사람도 속여서 등 처먹는 게 사기꾼들입니다.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요.
정부에서 경고 조치하는 걸로 끝날 것 같은데, SKT 7H AH 77I 들이 제발 제대로 된 조치와 보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고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문자로 알리지 않고 있네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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