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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11월 30일 토요일 맑음 (돈 쓸 일이 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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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살던 월세 집을 나와 숙소로 옮긴 게 9월이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당장 주기가 어렵다고, 10월 말이나 11월 말에 주면 안 되겠냐고 해서, 그렇게 하시라 했다. 계약서도 안 쓰고 들어간 집이긴 하지만 보통 월세는 1년 계약이고, 내가 들어간 게 1월 말인데 1년이 안 되어 방을 빼게 해 주셨으니까 그 정도는 뭐...

10월에는 따로 연락을 드리지 않았고, 11월 말이 다가와 어찌 되려나 싶어 연락을 드렸더랬다. 방이 안 나가서 이번 달에 반만 주고, 다음 달에 나머지 반을 줘도 되겠냐고 하신다. 음... 아무리 봐도 그 방은 안 나갈 것 같은데... 아무튼, 그리 하시라고 했다. 그런데, 11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입금이 안 됐다. 농협에 가서 송금해 달라고 하실 것 같은 스타일인데, 주말이니 오늘은 안 들어오겠지. 올해 안에 다 받을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된다.

 


 

퇴직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도 있고, 차 할부도 남아 있다. 할부금 이자가 꽤 쌘 편이라 빨리 털어내버리고 싶은데, 보증금도 안 들어오고 생각보다 돈이 모이지 않아 자꾸 뒤로 미뤄진다. 드론 산다고 큰 돈을 썼으니 당분간은 돈 나갈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또 돈 쓸 일이 생겼다.

 

일단 전동 칫솔. 필립스 제품만 세 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최근에 산 녀석이 고장났다. 분해가 어렵지 않다기에 뜯어보다가 열이 뻗쳐서 그냥 박살을 내고 말았다. 어차피 수리도 안 되고, 교환도 안 되는 녀석이라 버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긴 했다.

고장 난 녀석보다 오래됐지만 한 차례씩 교환을 받은 녀석이 두 대 남았는데, 그중 그나마 나중에 산 녀석도 고장이 났다. 떨어뜨린 기억은 없는데, 어디가 망가졌는지 칫솔을 끼우는 부분이 헐거워졌다. 유격이 잔~ 뜩 생긴 덕분에 칫솔이 제대로 진동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녀석도 상대가 영 좋지 못해 아무래도 새로 하나 사야 할 듯 하다. 최상위급 모델을 알아보니 20만 원이 훌쩍 넘어가던데, 지금까지 경험한 필립스 전동 칫솔의 내구성을 감안할 때 비싼 걸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18만 원에 칫솔 두 대 주는 상품이 있기에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 놨다. 이게 가장 나을 것 같다.

 


 

칫솔만 사야 해서 18만 원 쓰는 거라면 딱히 돈 나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터. 면도기도 슬슬 맛이 간다. 동작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어쩐지 수명을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샀나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일본으로 유학 간 해에 아마존에서 질렀더만. 그게 2018년 12월 8일이다. 이틀 뒤에 쓴 일기에는 면도기를 받았다는 내용이 없지만 15일에 쓴 글에는 잘 샀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으니 일주일이 안 걸려 받았음이 분명하다. 아무튼, 2018년 12월이니까 거의 6년째 사용하고 있는 거다.

배터리 수명은 진작에 다 했을텐데 아직까지도 한 번 충전하면 꽤 오래 쓴다. 스펙으로 보면 한 번 완충했을 때 60분 사용이 가능하다 했는데 한 번 면도할 때 걸리는 시간이 1분이 채 안 된다. 그러니 두 달을 쓸 수 있는 셈인데, 배터리 수명이 줄어 반토막이 났다 해도 한 달은 쓸 수 있는 거다. 그러니 아직 낡았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거지. 게다가 면도 날도 두 번이나 갈았다. 하지만 이상한 소음이 자꾸 나고, 진동도 심해진 걸 보면 분명 맛이 가긴 했다.

전기면도기는 어설픈 거 사느니 좋은 거 사서 오래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라운이나 파나소닉 제품은 딱히 내키지 않아서, 필립스의 최상위 제품을 알아보니 할인된 가격이 40만 원이다. 그나마 사은품이랍시고 교체용 날을 주니 8~9만 원 정도가 굳는 셈이다. 12월 3일에 라이브 방송이 있고 그때 사은품을 주네 어쩌네 하던데, 로션 말고는 별 게 없다. 교체용 헤드는 지금도 주는 거고, 그거 말고는 쇼핑백 정도인데 종이 가방 받아서 어디 쓰겠다고... 오히려 오늘까지 쓸 수 있는 최대 5만 원 할인 쿠폰을 쓰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하여, 잠시 후 전기 면도기와 전동 칫솔을 사지 않을까 싶다. 두 개를 합치면 60만 원 가까운 돈. 아마 올해의 마지막 큰 지출이 아닐까 싶다. 네일베 페이에 충전해 둔 돈만으로는 부족한지라 또 100만 원을 충전해야 할 것 같다. 이러니 통장에 돈이 모이지 않는다.

전동 칫솔이야 받자마자 기존에 쓰던 걸 버리고 쓰면 되지만, 면도기는... 기존의 제품을 좀 더 쓰다가 썼음 싶은데 그리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새 제품을 썩히느니 바로 쓰는 타입이니까. 그럼 서브(?)로 가지고 있다가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니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겨울이라 어디 싸돌아다닐 일이 거의 없어서 아무래도 안 쓰게 될 것 같다. 이건 뭔가 아쉬운데...

그럼 나중에 고장나면 그때 사도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는데, 오늘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할인 쿠폰이 눈에 밟혀서 자꾸 그냥 사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

 

몇십만 원 하는 제품은 이렇게 쉽사리 사겠다고 마음먹으면서, 3만 원이 조금 넘는 게임은 살까 말까 엄~ 청 고민하고 있다. 『 세키로 』의 타격감이 느껴보고 싶은데, 소울류 게임은 극혐인지라 살까 말까 망설이는 거다. 내 실력이라면 그냥은 절대 못 깰 거고, 트레이너를 써서 이것저것 쉽게 바꿔놓고 할 생각이다. 그렇게 할 거면 왜 하냐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한계를 극복하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거든. 잔뜩 성장한 상태에서 쪼렙들 패면서 신나 하는 ××인 거다. -ㅅ-

 

어찌나 고민을 했는지, 꿈에서 나올 지경이었다. ㅋ

 


 

여덟 시가 넘었으니 일곱 시간 뒤면 자판기와 코리아 컵 결승이 진행된다. 원래는 직접 가서 보려고 표를 샀는데, 날씨도 엉망진창이고, 눈길을 헤치고 서울까지 가자니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취소했다. 환불 수수료 타령하면서 3,000원을 뜯어 가더라. 진짜 도둑놈들이다. 며칠 전에 환불했는데도 저러니...

ACLE에서 요코하마와 경기하는 걸 보고 직접 갈 맘이 사라진 탓도 있다. 일본까지 가서 응원할 계획까지 세웠더랬는데, 경기 후 경험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박태하 감독을 응원할 마음까지 싹 사라졌다. 코리아 컵에서 우승이나 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한다면 엄청 욕 얻어먹을텐데.

포항에 대한 열정도 슬슬 식어가는 듯하다. 혼자 응원 가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고, 300㎞ 넘게 운전해서 갔다가 경기 보고 돌아오는 미친 짓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냥 귀찮다. 포항 굿즈나 유니폼도 이제는 더 이상 사지 않을 생각이고. 그러고 보면 원정 경기 쫓아다니며 혼자 악 써대고, 유니폼이랑 굿즈 꼬박꼬박 사던 게 2007년부터니까 얼추 20년 가까이 덕질한 셈이다. 금방 달아오르고 금방 식는 나라는 사람 치고는 오래 즐긴 셈이다.

 


 

파이어폭스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소리가 안 들리는 현상이 꽤 오래전부터 생겼더랬다.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짜증만 내고 있었는데, 어제 효율성 모드라는 걸 알게 되어 이제 해결했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방금 또 소리가 죽는다. 작업관리자에 들어가서 보니 파이어폭스는 효율성 모드가 막힌 상태 맞는데... 대체 왜 이 질알인지 알 수가 없다. 미치겠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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