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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남당항에서 새조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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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조개를 처음 먹은 게 2014년인가? 엄마 모시고 남당항에 갔다가 먹었던 기억이 있다. 끓는 물에 살~ 짝 데쳐서 샤브샤브로 먹었는데 조개가 달다는 게 희한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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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잡다한 사진 32

고등학교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인가, 아무튼 그 때 태어나서 처음 렌즈 껴보고 그 뒤로는 불편해서 생각도 안 하고 살았다. 그러다가 아큐브 광고 보고 공짜로 샘플 준다기에 집 근처 안경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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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2월 말이나 3월 초에는 새조개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블로그를 뒤적거려보니 2020년에도 사먹었었네. 택배 주문을 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더랬다. 그 때에는 2㎏에 15만 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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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잡다한 사진 98

하나로 마트에서 5㎏에 7,800원 주고 샀다. 일본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일본에서는 개당 100円 정도였다. └ 엄청 싸게 잘 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인터넷에서는 10㎏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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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새조개 얘기가 나왔다. 내가 구해보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아는 가게에 전화를 했더니 조업량이 따라가지를 못해서 구하기 어렵단다. 토요일에 받아서 일요일에 먹고 싶다 했더니 수요일에 미리 전화를 달라고 했다. 너무 일찍 전화하는 것도 좀 그래서, 목요일에 전화했더니 안 된단다. 하... 하루가 이렇게 크고만. 그 뒤로 두 번을 더 전화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조업을 못 나갔다고 하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이상 기온 때문에 수확량 자체가 지난 해의 반도 안 된다고 쓰여 있더라. 그래서 새조개 축제의 이름이 해산물 축제로 바뀌었고, 기간도 줄였단다. 원래는 4월 7일까지였는데 3월 27일에 축제가 끝난다. 축제 분위기는 이미 물 건너 간 지 오래고.

일단 직접 가보자고 마음 먹은 뒤 아침 일찍 출발했다. 100m는 고사하고 50m 앞도 안 보이는데 라이트도 안 켜고 100㎞/h 넘게 달리는 미친 놈을 보며 제발 혼자 죽으라고 저주했다.

 

두 시간을 달려 남당항 근처에 도착했다. 대하 축제 때 바이크 타고 다녀온 게 얼마 전이라서 길이 눈에 익다. 가는 길에 어사항이 나오는데, 남당항 하위 호환의 느낌이라서,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남당항보다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화장실에 다녀온 뒤 가게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으니까 방금 전에 화장실 앞에서 잠시 뵈었던 아주머니가 뭘 찾냐고 물어보신다. 새조개 있냐고 하니까 조금의 버퍼링도 없이 곧바로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 마리도 못 구하냐니까 아예 없단다. 그래서 "남당항에 가도 헛탕이겠네요?"라고 물었더니 한 번 가보라 하신다. 어라? 보통은 여기 없으면 거기도 없다고 하지 않나? '동백 수산' 가보라며 가게도 추천해주셨다.

바로 차를 빼서 남당항으로 향했다. 주차장이 휑~ 하다. 지난 번에 대하 축제할 때와는 아~ 예 다른 분위기. 그 때에는 차들 사이로 걷기도 힘들었는데, 일요일 오전의 주차장은 거의 대부분 빈 자리였다.

 


 

예전에 갔었던 가게에 가서 넉살 좋게 "안녕하세요오~" 하고 인사부터 던진 뒤 "새조개 못 사요?" 했더니 바로 고개를 절래절래. 아예 없냐니까 조금 있긴 한데 홀 손님한테 나갈 거라서 못 판단다. 2㎏ 있는데 방금 들어간 손님들이 주문하면 포장으로 내놓을 게 없다고 한다. 몇 번을 전화해도 없다고 하니 답답해서 내려왔다고 징징거리니까 같이 아쉬워해주시면서, 자기도 답답하단다. 그러면서 다음 주 평일에 미리 전화를 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지나면 외국 나가서 안 된다 하니까 '동백 수산'에 가보라 하신다. 어사항에서도 거기 가보라 하던데 거기에 많냐고 물었더니 다른 곳보다 좀 가지고 있는 편이란다.

종종종 걸어 동백 수산을 찾았다. 입구에서 인사를 건네고 바로 새조개 살 수 있냐니까 역시나... 없단다. 안 된단다.

 

 

물어보고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인지, 없다고 써붙여 놨더라. 두 시간을 운전해서 갔는데,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어떻게 안 되겠냐고 하니까 홀에서 먹는 건 되는데 포장은 안 된단다. 무슨 차이냐고 하니까 가게에서 먹으면 세트로 먹으니까 가능한데 포장은 아니란다. 서 있다가 다른 손님에게 설명하는 걸 듣고 알게 된 건데, 세트로 주문을 하면 이것저것 별에 별 게 다 섞여 나가면서 새조개는 1인분에 220g만 나간다. 그러니까 새조개를 먹고 싶어 찾은 사람들에게 주꾸미와 다른 조개들을 내어 주면서 새조개는 조금씩만 파는 거지. 그런데 포장은 새조개만 1㎏, 2㎏ 달라고 하는 거니까, 물량이 부족한 지금은 팔지를 않는 거다.

1㎏에 7만 원(2020년에 2㎏을 15만 원 줬었더랬다)이 포장 정가인데, 13만 원까지 치솟은 상태이고 그나마도 물량 자체가 없어서 흥정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홀에 나가는 가격대로 해서 사겠다고 호구 사인을 보냈더니 곤란하다며, 자기가 사장이 아니라서 결정할 수 없단다. 물러나지 않고 '멀리서 왔는데 그냥은 못 간다'고 징징거렸더니 사장님을 찾아 오셨다.

사장님에게 얘기를 했더니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다가, 어떻게든 사가겠다는 호구의 의지를 보신 모양인지 그럼 이거랑 저거랑 요렇게 저렇게 섞어서 가져가라 하신다. 그리하여 어른 다섯이 샤브샤브로 먹을 조개와 주꾸미에 새조개 몇 마리 섞어서 27만 원. 와... 신기 있으신 모양이다. 드론 팔고 남은 돈 27만 원에 머리 깎고 남은 돈 5,000원 해서 275,000원 들고 있었는데. ㄷㄷㄷ

 

왼쪽이 새조개, 오른쪽은 갈미 조개다. 새조개는 조개 밖으로 낼름 내민 혀(?) 모양이 새 대가리 같아서 붙은 이름인데, 새조개가 기러기의 대가리 같은 모양이라면, 갈미 조개는 오리나 거위 정도? 만들어지다 만 새 대가리 모양이다. 그래서 새조개 짭퉁 취급을 받기도 하는데, 새조개 찾는 사람은 많고 물량은 없다 보니 대체용으로 많이 팔린다. 그러다보니 갈미 조개 앞에 새를 끼워 넣어서 갈미 새조개로 써놨더라.

 

가리비와 이런저런 조개를 건져서 껍데기를 제거하고 바닷물에 촵촵촵 헹궈내시더니 비닐에 넣으신다. 바로 갈미 조개를 손질하시고, 새조개는 언제 주려나 조바심이 날 무렵 몇 마리 잡아서 손질한 뒤 따로 담아주셨다. 주꾸미도 몇 마리 들어갔고. 거기에 아이스 팩과 샤브샤브용 채소, 500㎖ 페트 병에 넣은 육수 두 통, 칼국수 면이 스티로폼 상자에 들어갔다. 지갑을 꺼내 27만 원과 안녕을 고했다. 드론 판 지 꽤 지났는데 현금 쓸 일이 없다보니 오래 가지고 있었다.

 

트렁크에 스티로폼 상자를 넣은 뒤 곧바로 다시 출발했다. 올라올 때에도 두 시간 걸리더라. 차는 거의 막히지 않았다. 오는 길에 차도 밥 먹일 생각이었는데 ○○ 쪽으로 안내해주는 바람에 주유소에 들리지 못했다. 날이 따뜻해져서인지 바이크와 자전거 떼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났다.

 

갔다 왔다 네 시간을 운전해서, 270㎞를 달려, 27만 원을 써가며(톨게이트 비용과 기름 값을 더하면 30만 원?) 어렵사리 획득한 새조개와 그의 친구들은 상자 째 냉장고에 넣어놨다. 카페에 가서 여행 계획을 좀 짜고, 저녁에 동료들과 함께 먹을 생각이다.

 

혹시라도 아직 새조개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내년을 기약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너무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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