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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2년 여름 휴가 with FBF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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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만난 친구 녀석들과 계속 연락하며 지낸다. 대인 관계가 엉망인지라 고등학교 동창들과도 거의 연락이 안 되고 꾸준히 만나는 친구들이 없는데, 저 녀석들과는 20년을 꾸준히 만나고 있다. -ㅅ-
다들 먹고 사느라 바빠서 자주는 못 보기에 1년에 한 번이라도 함께 여행 가자고 해서 매년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는데 올 해에는 가족과 함께 가자고 했다. 뭐, 가족이라고 해봐야 일찍 장가 가서 아들 둘 낳고 사는 놈 한 녀석 뿐이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셋은 여전히 싱글. -ㅁ-

 

친구 녀석 둘이 포항에 있기에 가까운 경주로 가기로 했다. 마침 나도 경주 여기저기 구경하고픈 마음이 있었기에 일정을 나름 짜…… 고 말고 할 게 없는 것이, 달랑 1박 2일이라서 숙소랑 하루 놀 장소만 있으면 땡. 경주 워터파크를 알아보니 나름 갈만하다는 곳이 세 군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캘리포니아 비치로 정했다. 정하고 나서 알아보니 경주 월드와 함께 있었다. 경주 월드라니… 예전에 도투락 월드였던 곳, 다 망해가던 곳 아니던가?

어찌하다보니 가기로 한 날 걸 그룹 '시크릿'이 온다고도 하고… 경주 월드 자유 이용권도 준다 하고… 숙소로 한화 콘도 예약한 뒤 출발. 친구 녀석 둘과 가족은 포항 시민이라 30% 할인, 나와 친구는 KB 카드(3개월 평균 이용 실적이 30만원 이상)로 30% 할인 받아서 들어갔다.

 

성인은 30% 할인 받은 금액이 33,000원. 친구 녀석 큰 아들은 25,000원. 작은 아들은 공짜. 락커 이용하기 위해서는 100원 짜리 동전이 있어야 하니 미리 준비하는 게 좋고. 락커 들어가기 전에 내부에서 사용할 돈을 충전해야 한다. 내부에서는 현찰 거래가 불가능. -ㅅ-
방갈로가 70,000원이라 부담스럽긴 한데 아기가 있어서 빌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150,000원을 충전하니까 손목에 종이로 된 띠(놀이공원 자유 이용권 같은 거)를 둘러 준다. 남은 금액은 환불해준단다.

 

방수 카메라의 위력!!! 주차장에서 방수팩 파는 사람들이 있고, 내부에서도 방수팩 팔긴 하더라만은 자체 방수가 되는 기기에 비할 바랴. 실제로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서 방수팩에 물 들어가 손전화 망가진 사람을 둘이나 봤다. 맘 먹고 찍으면 좀 더 멋진 사진 많이 찍을 수 있었으련만 놀기 바빠서... -_ㅡ;;; 

 

구명 조끼 입고 있어서 물에 뜨는 건 문제 없고… 물에 둥둥 떠서 하늘 찍고 있노라니 신선이 따로 없다. ㅋ 

 

14시 무렵 들어갔는데 15시에 시크릿의 공연이 있다고 한다. 이미 자리 잡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땡볕에 앉아서 구경하기는 좀 그렇고… 적당한 자리에 서서 카메라 들고 대기 모드. 그런데… 15시가 되어도 안 나온다. 15시 10분부터 한다고 방송하더니, 15시 30분으로 또 미룬다.

결국 온다는 시크릿은 안 오고 엉뚱한 분들(?)이 등장. 블랙퀸이라고 꽤 알려진 분들이란다. 슈퍼스타 K3 얘기도 하고 그러던데 안 봐서 모르겠고, 다음 TV팟에서 유명 걸그룹 춤 따라 추던 동영상 본 기억이 나더라. 다음에 팬 카페도 있고 그러던데. ㅋ
빨간 머리 분이 리더인 모양. 관객 호응을 유도하는데, 대부분 경상도 분들이라 그런가 과묵하기 그지없다. 날 더운데 다들 열심히 하시더라. 

 

한~ 참을 뜸 들이더니… 블랙퀸 공연이 끝나고 16시가 지나서야 시크릿이 등장했다. 『 청춘불패 』  나왔던 한선화가 소속된 그룹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입만 열면 전효성을 찬양하는 선배가 있어서 어찌 하다보니 전효성을 집중적으로 찍었다. -ㅅ-
왼 쪽의 금발 머리가 송지은 맞나? 난 저 처자가 제일 이쁘던데.

 

집에 와서 컴퓨터로 사진 옮겨 놓고 잘 나왔다 확인해보다가 혼자 충격 먹은… 선화가 날 보며 가운데 손가락을 뙇!!! -ㅁ-

 

뜨겁게 달궈진 바닥에 맨 발로 하도 오래 서있었더니 살이 다 익었다. 트렁크에 아쿠아 슈즈 있었는데, 맨 발로 들어가야만 하는 줄 알고… ㅠ_ㅠ
시크릿은 달랑 두 곡 부르고 갔다 하더라. 첫 곡 들은 뒤 물놀이나 하자고 흩어졌다.

 

파도 좀 타고 놀다가 목이 말라 맥주 한 잔씩 하는데 꺄악~ 꺄악~ 소리 들리기에 봤더니 여러 명이 타는 후룸 라이드 같은 게 있더라. 그래서 타러 가기로 했다. 

 

네 명씩 다섯 열. 총 스무 명이 한 번에 내려온다. 물이 엄청나게 튄다. 

 

저 멀리 보이는 기구. 수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대전에서 타봤기에 별로 궁금하지 않다. -ㅅ- 

 

음식 찌꺼기 먹는 게 익숙한 새. 사람이 옆에 있어도 겁 먹지 않는다. -ㅅ- 

 

앞에 서서 일부러 물 맞고 있는 사람들. 저게 뭐하는 짓이냐? 싶었는데, 타고 나오면서 나도 두 번이나 맞고 왔다. ㅋㅋㅋ 

 

놀이 기구 이름은 서브마린 스플래쉬. 나름 잘 꾸며 놨더라. 밖에서 볼 때에는 줄이 얼마 안 길어 보이는데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부분이 구불구불해서 보이는 것보다 줄이 길다. 그래도 한 번에 스무 명 씩 타니까 금방 금방 차례가 돌아온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높이 올라가서 다들 놀랐다. 얼마 안 높은 줄 알았는데… ㄷㄷㄷ

물벼락 3종 세트. 물이 엄청나게 튄다. 후룸 라이드는 비교도 안 될 정도. 차례 기다리는 실내에 물이 튈 수 있으니 우비 준비하라고 되어 있는데, 수영복 차림이 아닌 상태에서 이거 맞으면 그냥 거덜 나는 거다. 방수 카메라 덕에 걱정없이 연속 촬영, 촥촥촥촥!

 

날이 어찌나 더운지, 이렇게 잠깐이라도 해가 가려지는 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날 경주가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다. 두, 세 시간 놀면 지쳐서 못 놀 거라 예상했지만 시크릿 본다고 시간 보내고 나니 두 시간은 훌쩍이다. 해가 지면서 사람들이 좀 빠지니까 놀이 기구 줄이 확 줄어든다. 

 

친구 녀석과 함께 탔다. 2인 or 4인 튜브 타고 내려오는 거. 위에 있는 건 한 명이 부족해서 못 탈 뻔 했는데, 알바하는 청년이 같이 타준다며 튜브 밀고 올라타더니 몸 뒤로 눕히라고 해서… 진짜 제대로 즐겼다. 아래 쪽에 있는 건 튜브에 앉은 상태에서 출발하는 거라 좀 밋밋했지만 재미있었다. ㅋ

발판이 훅~ 꺼지면서 한참을 떨어지는 게 있었는데 친구 녀석은 바지 뒷주머니에 지퍼가 있어서 못 타고 나만 탔다. 발판 꺼지자마자 얼굴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정신 없는 와중에 응? 뭐지? 하는 기분에 주위를 둘러보니 엄청 민망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ㅅ- 

 

무르팍 까지면서까지 신나게 놀고, 숙소로 갔다. 장 봐서 삼겹살이랑 새우 구워먹고 바로 뻗었다. 전 날 야근하고, 꼬박 다섯 시간 운전해서 간 거라… 술 얼마 안 마셨는데도 너덜너덜. 눕자마자 잠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서 라면 끓여 먹고, 체크 아웃. 날이 너무 더워서 경주 월드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가기로 했다. 자유 이용권 받은 거 날려 먹기 아쉬우니까.

 

뭔가 굉장한 게 있어서 타자! 라고 했는데… 놀이 기구 이름을 모르겠다. 

 

설마 이건가? 싶어서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가보니 맞다. 파에톤이다. 에버랜드 독수리 요새처럼 레일에 매달려 질주하는 롤러 코스터다. 엄청 재밌다!!! 

 

저거 타고, 그 앞에 있는 놀이 기구를 또 탔다. 바이킹처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건데 돌아가면서 흔들리는 거. 이름을 모르겠다. 빙글빙글 돌면서 좌우로 움직이는데 90˚ 이상 올라가니 다리에 힘이 절로 빠진다. 에버랜드에서도 탔었는데 그 때보다 더 심하게, 더 오래 돌린다. 무서웠다. ㅋㅋㅋ

그리고 여기서 사건 발생. 소지품 가지고 탔는데, 왼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손전화가 날아가버렸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 맞지는 않았고, 바닥으로 직행. 바닥과 충돌하면서 케이스가 분리되고, 본체는 밖으로 날아갔다. 놀이 기구에서 내려와 주섬주섬 챙기는데… 천만 다행으로 액정이 멀쩡하다. 오른 쪽 윗 부분만 잔뜩 찌그러졌고, 그리스(grease)가 엄청 뭍어 있었지만 켜니까 멀쩡히 켜진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날아가는 걸 못 봤는데 차 키도 없어졌다! 어쩌면 먼저 탄 파에톤에서 날아갔을지도… 아무튼, 잠깐 찾아보는데 못 찾겠더라. 땡볕에 보이지도 않는 거 찾는 것도 일이다 싶어 포기하고 손전화로 가장 가까운 현대 자동차 서비스 센터에 전화했더니 다른 곳 전화 번호를 친절히 알려준다. 거기서도 다른 곳 전화 번호 알려줘서 통화하고, 먼저 나갔다. 보험 회사 전화해서 문 잠긴 거 열어 달라 하고, 현대에서 나온 직원 분이 스마트 키에 이모빌라이저 리셋해서 다시 등록해줬다.

놀이 기구 탈 때 소지품은 놓고 타자. 어리버리해서 55,000원 쌩 돈 날렸다. 그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이모빌라이저 내장된 버튼 형 키만 있지, 열쇠형 키는 없어서 키 박스 교체하려면 또 돈 들어간다. ㅠ_ㅠ

날이 더워서 더 놀기를 포기하고, 점심 먹은 뒤 헤어졌다. 친구 녀석 하나는 그 날로 서울 올라가야 한다기에 신경주 역까지 태워주고, 나머지 둘은 포항으로 먼저 넘어갔다. 난 경주 구경 좀 하고 늦게 합류하기로 했다.

 

불국사부터 가기로 했다. 주차장 들어가는데 1,000원 받네. 한적하다. 차 세워두고 조금 걸어 올라가니 불국사 입구가 나온다. 주차비와 별도로 입장료가 4,000원. 뭐가 이리 비싸냐? 들어갔더니 오른 쪽에 연못이 있는데 잉어인지 뭔지, 물고기가 잔뜩.

 

크기가… 상어다. 정말 잉어일까? 만약 그렇다면, 죽어가는 사람 살리는 데 등장하는 그런 잉어임이 틀림없다. 아니면 눈물 흘리며 살려주면 보은하겠다는 뭔 왕자던가. 엄청나게 크더라. 

 

오른 쪽에는 뭔가 새 건물이 지어지고 있더라. 돈 많이 벌면 경주 내려와서 저런 집 짓고 살고 싶다. 

 

청운교, 백운교는 직접 오를 수 없고 볼 수만 있다. 

 

화장실도 멋지게 지어놨다. 

 

다보탑. 내 기억으로는 뭔가 굉장했었는데… 어째 좀 초라해보였다. 달랑 한 마리 남은 돌사자가 외로워 보인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꽤 오던데, 가이드들은 일본 놈들이 돌사자 세 마리 훔쳐가서 달랑 한 마리 남았다고 설명할랑가 모르겠다. 

 

석가탑. 공부 좀 하고 가야 뭔가 보이는 게 있고 느끼는 게 있을텐데, 개뿔 아는 게 없으니… -ㅅ- 

 

다리 위에서 옆을 보며 몇 장 찍고. 

 

다보탑, 석가탑 나란히 한 장 찍어 보고. 

 

대웅전도 찍고. 

 

극락전이랑 극락전 앞 돼지 상도 찍고. 

 

좋아하는 구도로 사진 몇 장 찍고. 

 

특이한 지붕 장식의 관음전도 찍고. 

 

당간지주랑 이것저것 찍긴 찍었는데… 예전에는 어마어마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규모가 작아서 실망. 이랬던가? 싶어서 좀 슬퍼졌다. ㅠ_ㅠ 

 

뭔 종도 걸려 있던데 설명도 없고 해서 사진만 찍고 왔다. 

 

결국 불국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나무로 지은 이 관리실. -ㅅ-

예전에는 엄청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 기억과는 너무 달라 실망스러웠다. 하긴, 초등학교 때 온 이후 처음인 것 같으니 기억의 왜곡이 생기고도 남을 터. 하지만 4,000원이나 내고 들어왔는데 볼 게 없어서 실망했고 설명이나 안내가 너무 부실하다 싶었다. 

 

석굴암까지 얼마 안 걸린다기에 출발했는데, 산 길이다. 꼬불꼬불한 길을 꽤 올라가야 한다. 앞에 가던 마티즈 운전석 쪽 타이어가 펑크났는데 모르는 것 같아 주차장에 차 세우는 거 보자마자 쫓아가서 알려 드리고. 안개 때문에 뿌연 아래 쪽 사진 한 방 찍고 출발. 

 

매표소 들어가기 전에 뭔 종 걸려 있는 건물이 있는데 1,000원 이상을 내면 직접 쳐볼 수 있다. 이 때부터 이미 돈독 오른 지방 문화재 관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석굴암은 주차장 요금만 2,000원에 입장료 4,000원을 따로 받는다. 

 

나름 기대하며 출발. 

 

사람들 손을 하도 타서인지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다가온다. 사람들이 귀엽다고 자꾸 음식 주고 그러다보니 이리 된 것 같은데, 썩 보기 좋지는 않다. 

 

잔잔한 오솔길을 10분 이상 걸어가니 연등이 잔뜩 걸린 절이 나온다. 약수터가 있기에 찬 물로 세수 좀 하고,

 

계단을 오르자, 

 

응? 뭔 사당 같은 게 나온다. 

 

내부에 유리로 보호막을 치고 전시하고 있었다. 직접 들어가서 볼 수 없었기에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석굴암 보존 과정에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내부에 결로 현상도 생기고 이래저래 문제가 많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관람객을 차단한 채 일부 승려와 전문가들만 들어가게끔 하는 게 과연 최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들도 예전에는 직접 들어가서 봤는데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 하더라. 

 

수리할 때 교체된 돌들이라는데, 고등학교 때 자동차 분해했다고 조립할 때 볼트 엄청 남던 게 생각나서 혼자 피식 하며 웃었다. 석굴암은 아래 쪽에 있는 절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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