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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9. 나머지 얘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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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계획없이 간 것 치고는 잘 놀다 왔다. 앞에서 올리지 못한 사진과 떠들고 싶은 얘기로 마무리 해 본다.

갈 때는 티웨이 항공 비행기를 탔고 올 때는 제주 항공 비행기를 탔다. 기종은 둘 다 보잉 737이다. 개인적으로 비행기나 정비 등이 가장 후진 건 이스타 항공이고 가장 괜찮은 건 제주 항공이 아닌가 싶다. 돌아오는 날, 아빠가 어린 아들에게 기장을 가리키며 손 흔들어 주라 했는데 그걸 본 기장이 환하게 웃으며 손 흔들어 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제주 항공 스튜어디스가 제일 예뻐서 이런 얘기 하는 거 아니다.

티웨이 항공은 예약 완료 후 좌석 선택 화면에서 오류가 났다. 익스플로러 10과 크롬에서 모두 에러 발생. 결국 그냥 갔더니 창가 자리 없다고 통로 쪽 앉으라더라.

 

공항 버스가 김포 공항 접어들어서 섰다고 바로 내리지 마라. 국내선 타는 곳에서만 서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모르면 기사한테 물어봐라. 제주 공항에 내리면 렌트카 회사들 부스가 주르륵 늘어서 있다. 가서 이름 말하면 몇 번 게이트로 나가서 콤비(중형 버스) 타라고 한다. 그 버스 타면 렌트카 회사까지 태워 준다. 반납하고 나면 공항까지 다시 태워 준다. 예약한 렌트카 업체가 큰 회사가 아니라면 자신이 타는 비행기 출발/도착 시간을 미리 알려주고 공항에 내려 전화하면 된다.
국립 제주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별도봉은 4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가는 길은 험하지 않지만 오는 길은 경사도 있고 조금 험하다.
삼다수는 육지보다 제주에서 싸게 판매된다고 한다. 물 부족한 섬의 지하수 끌어다 파는 거니까 될 수 있으면 사먹지 말자는 게 내 생각이다.

 

제주 시내에 서 있는 경기 알림 판때기. 방위 나온 박경훈 감독님이 군복 입고 퍼포먼스를 벌인 패륜 더비는 무승부로 끝났고, 우리 포항에게 패배하여 홈 무패 기록이 깨졌다.

 

국립 제주 박물관 보고 나와서 밥 먹으려고 서울 뚝배기 찾아가다 신호 걸렸을 때 찍은 예하 게스트 하우스. 지난 해에는 옆 건물 공사 중이었는데 다 끝났나 모르겠네. 쿠바 여자가 짱이라던 멕시코 녀석은 잘 살고 있나 모르겠다. ㅋ

 

별도봉 구경 마치고 산방산 게스트 하우스 찾아가다가 해질 무렵 노을이 예뻐 찍었던 사진.

 

 

 

첫 날은 산방산 게스트하우스에서 잤다. 6인 도미토리는 15,000원이다. 다른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20,000원 받는 것에 비해 싼 편이다. 방도 다른 곳보다 큰 편이다. 남자는 1층, 여자는 2층 쓴다. 13,000원(15,000원일 수도 있다. 긴가민가 싶다.) 더 내면 바비큐에 참가할 수 있다. 바비큐는 밥과 된장찌개, 돼지 고기와 소시지를 무제한으로 준다. 술과 음료는 개인이 부담해서 사다 먹어야 한다. 테이블 별로 대표를 뽑아 설거지 할 테이블을 뽑는데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테이블이 설거지를 하게 된다.
술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 나누다 보면 사람들과 친해진다. 다음 날 일정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자주 있고 육지로 돌아온 뒤에도 연락을 계속해 커플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나 같은 경우도 여기서 여행 정보 많이 얻었다. 혼자 여행하기 심심하거나 친구 사귀고 싶다면 산방산 강력 추천!!!

 

둘째 날은 한라산에 갔다. 성판악 코스로 가는 게 가장 편하단다. 상당히 긴 구간에 걸쳐 데크가 깔려 있고 계단도 잘 만들어져 있으며 경사도 심하지 않지만 코스 자체가 길기에 쉽다고만은 할 수 없다. 특히나 계단 오르는 거 쥐약인 사람은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반대 쪽 관음사 코스는 더 힘들다더라. ㅋㅋㅋ
백록담에 물 고인 거 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더라. 난 운이 엄청 좋은 편이었다. 비 많이 오고 나서 바로 가던가 해야 하고 그나마도 안개에 가려 안 보일 수 있다 한다. 사라 오름은 꼭 들리길 바란다. 안 가면 후회한다.
13시 전에 진달래밭 대피소를 통과해야 백록담까지 갈 수 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는 컵라면, 양갱, 포카리 스웨트 등을 판다. 컵라면은 한 사람당 두 개 이상 판매하지 않고 뜨거운 물은 부어준다. 포카리 스웨트는 냉장 보관된 게 아니라서 시~ 원~ 하지 않다. 주류는 당연히 판매하지 않으므로 막걸리나 맥주 한 잔 해야겠다 하는 사람은 미리 사서 싸가야 하고 김밥 역시 팔지 않는다. 쓰레기는 당연히 전부 되가져 와야 한다.
내려오면 주차장 앞 탐방 안내소에서 1,000원에 인증서를 주고 5,000원에 기념 매달을 판다. 백록담 다녀온 증거(사진 등)를 보여줘야 한다.

 

한라산에 다녀와 율에서 잤다. 율은 올레 코스 바로 앞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아는 곳이다. 가정 집을 개조한 곳인데 지난 해에는 빈 방에 매트리스 세 개를 두었었는데 올 해 가니까 2층 침대 세 개로 바뀌어 있더라.
원래는 화장실 겸 샤워실 하나였는데 개조를 마쳐서 지금은 남자 샤워실, 여자 샤워실이 각각 하나씩 있고 화장실도 각각 하나씩 있다. 세탁기는 마당으로 옮겨졌다.
율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한 잔 하는 분위기다. 지난 해에도 정말 재미있게 마셨다. 올 해에는 안 마시는 분위기였기에 그냥 넘어가나 했는데 부산에서 오신 분들 두 분과 어찌 어찌 자리가 마련되어 즐겁게 수다 떨며 마시다가... 시끄러워서 못 자겠다는 아주머니 관광객 분 타박으로 일찍 잤다(죄송합니다. ㅠ_ㅠ).

율은 6인 도미토리가 20,000원이고 네이버 까페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에 쳐도 안 나오니 주소를 알고 가야 한다. 큰 길에서 율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이 굉장히 좁기 때문에 운전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큰 길 가에 차를 세우고 걸어 들어가기를 추천한다. 양 쪽으로 돌 담이 쌓여 있는데 폭이 좁아서 그랜저나 에쿠스 같은 대형 차는 100% 긁힐 거다.

 

지난 해에도 율에 있을 때 비가 왔는데 올 해에도 비가 왔다. 자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셋째 날은 아쿠아 플라넷과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갔다. 아쿠아 플라넷은 입장료가 상당히 비싼데다 플래시 팡팡 터뜨려 대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다. 성산 일출봉은 우습게 볼 코스가 아니다. 땀 난다. 정상에 올라가면 의외로 볼 게 없다. -ㅅ-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입장료가 12,000원인데 원정석만 고스란히 받고 나머지 자리는 50% 할인이다. 내부 주차장은 널널한 편이고 관중 자체가 많지 않아서 빠져 나오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단, 경기장 앞에서 택시 잡는 건 쉽지 않다.

 

셋째 날은 흰고래 게스트하우스에서 잤다. 여기도 4인 도미토리가 20,000원. 월드컵 경기장이나 율 게스트 하우스에서 멀지 않다. 좁은 길(이지만 율 가는 길만큼은 아니다)을 지나면 나온다. 2층 침대가 두 개 있고 방 안에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는데 시설이 꽤 좋다. 수건도 준다. 주차도 가능. 23시 소등 전까지는 알아서 놀면 된다. 나 머물 때 여자 방에 있던 분들이 저녁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 오던데 잠결에 들어서 꼼짝도 못했다. 너무 피곤해서 들어가자마자 자버렸다. -_ㅡ;;;

여덟 시 비행기였기에 다섯 시에 일어나 출발해야 했다. 다른 사람들 다 자고 있어서 조용히 움직인다고 움직이다가 이어폰 잃어 버렸다. 불 켜고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닥 비싼 게 아니라서 포기했다. ㅠ_ㅠ

 

 

 

아침이라 차도 없고 운전하기는 좋더라. 제주 사람 운전 매너는 엉망진창. -ㅅ-   규정 속도 밑으로 가는데도 일곱 시에 렌트카 회사에 도착. 차 반납하고 버스로 공항까지 옮겨졌다. 공항에서 우동 한 그릇 먹고. 면세점에서 이어폰 사려는데 안 판다. 면세점에서는 화장품, 술, 담배 말고는 살 수 있는 게 없다. 결국 우동 가게 옆 편의점에서 8,500원 주고 이어폰 구입.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창가에 앉았기에 밖을 보며 올 수 있었는데 자느라 정신 없었다. -_ㅡ;;;   옆 자리도 비어서 편하게 왔다. 공항에 내려 10번인가 11번 표지로 나가면 성남을 비롯한 서울 외 지방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성남 오는 건 5100번이다. 요금은 서현/야탑/모란 전부 6,000원.

 

 

생선을 싫어하다보니 제주 가도 특별히 먹을 게 없다. 갈치국도 생선 요리, 한치 or 자리 물회도 생선 요리. 생고기도 안 좋아해서 말고기 육회도 별로고. 흑돼지는 산방산에서 늘 먹으니 패스. 고기 국수도 유명하다는데 국수는 육지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가면 무조건 오분자기 or 전북 뚝배기만 먹게 된다. 이번에도 전복 뚝배기만 주구장창 먹다 왔다. ㅋㅋㅋ

 

 

맛 집이라고 알려진 음식점이 워낙 많은데 곧이 곧대로 다 믿지 말고 현지인 의견을 반영하는 게 훨씬 낫다. 아니면 맛 집 가서 진짜 맛있으면 다음은 뭘 먹을 건데 어디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된다. 오분자기는 양식이 안 되서 전복 뚝배기나 전골이 대부분인데 껍데기가 녹색을 띄면 양식이란다. 시커멓게 어두운 색이면 자연산인데 별 차이 없다더라.

 

공항 이용료랑 유류 할증료 포함해서 왕복 항공권 사는 데 10만원이 채 안 들었고. 3일 동안 숙소도 5만원 조금 넘는 돈으로 끝. 렌트는 보험 포함해서 7만원 조금 더 줬고. 기름 값은 4만원 약간 더 들었다. 나머지는 술 and 군것질 and 밥 값이랑 여기저기 입장료 따위였는데 이것도 10만원 안 쪽으로 해결된 듯 하다. 꼼꼼히 계산은 안 해봤는데 대략 40만원 안 쪽으로 쓴 것 같다.

 

도보나 자전거 여행은 내키지 않고. 다음에는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권 읽고 참고해서 놀아볼까 싶다. 일단 내년은 홍콩 갈까 싶은데 돈 모이는 거 봐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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