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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7. 여행 셋째날 - 아쿠아 플라넷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3.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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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엑스포 갔을 때 한화의 아쿠아 플라넷을 구경하지 못하고 왔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엄두를 못 내겠더라. 제주에 아쿠아 플라넷이 있다는 건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전혀 볼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제주 여행 앱을 보고 생각이 났다. 입장료가 상당히 비쌌는데 6월까지 SKT 사용 고객에게 30% 할인을 해준다. 어지간한 신용 카드 할인보다 할인율이 크다.

 

아쿠아 플라넷이 뭐야? 라고 하신다면... 초대형 수족관이다. 누가 보러 올까? 수학 여행 단체 관광객 아니면 가족이다. 여행 많이 다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최악의 환경이다. 왜냐? 수학 여행 떼거리는 몹시 시끄러운데다 뭔가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지들끼리 신나다 보면 다른 사람 생각은 전혀 안 한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나이 많은 부모 모시고 온 가족이나 어린 아기 데리고 온 가족 모두 같이 관람하기에 최악의 환경을 만들어낸다. 축구 보러 가기 전까지 마땅히 할 것도 없었기에 보러 가자 마음 먹고 갔는데... 다행히 수학 여행 떼거리는 없었지만 대부분이 가족 단위 관람객이다. 위험하다. -_ㅡ;;;

 

조금 일찍 도착했다. 열 시부터 입장인데 아홉 시 조금 넘어서 도착. 빈둥거리다 보니 매표소 앞에 은행에서나 볼 수 있는 번호표 뽑는 기계가 있다. 번호표를 뽑았더니 5번. 열 시를 20여 분 남겨놓고 매표를 하기에 손전화로 SKT 멤버쉽 카드를 보여주고 표를 샀다. 놀이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손목형 띠를 주는데 채워주지 않는다. 알아서 차야 한다. ㅋ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계단. 참 이쁘기에 나갈 때 제대로 찍고 가자라 생각했지만... -ㅅ-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 천장에 매달려 있다. 거대 가오리와 잡다(?)한 물고기들을 표현한 듯 하다.

 

매표소 앞 로비에서 거대 창을 통해 본 성산 일출봉. 지난 해에 성산 일출봉 근처에서 맛있게 밥 먹은 기억이 있기에 거기 들려서 밥 먹고 올까 했지만 너무 늦을 것 같아 포기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성산 일출봉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한 시간 조금 넘음).

 

한화 기업 로고와 글꼴, 상어 이미지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화약과 최루탄 만들던 기업('한'국 '화'약)이 전혀 예상 못한 분야로 진출해서 나름 성공했다. 저 귀여운 이미지만큼이나 하는 짓도 귀여워야 하는데 깡패들 시켜서 아들내미랑 시비 붙은 사람 줘 패라고나 시키고, 검찰 소환 됐다 하면 휠체어 타고. 재벌들 치고 제대로 된 것들이 없는 듯 하다. 하긴 그래서 재벌이 됐겠지만.

 

아직 입장 시간이 안 되어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입구 왼 쪽에 있는 수족관 안을 다이버가 청소하고 있더라. 핑크색 모자가 귀엽다. ㅋ

 

시간이 되어 입장. 팔에 찬 띠를 지하철에 있는 개찰구 같은 기계에 들이대면 된다. 들어가자마자 광고가 나오는데 장소와 상황에 맞는 광고는 유쾌함을 주기도 한다.

 

많아야 다리 다섯 개라 생각했는데 얘는... -_ㅡ;;;   어지간히 안 죽는다는 불가사리다.

 

진짜 못 생긴 고기. 정면에서 보면...

 

이 정도 비주얼이다. ㅋㅋㅋ

 

빨간 색만 보면 흥분하는 내게 엄청 이뻐 보였던 물고기. 사진 좀 찍으려는데 짜식이 얼마나 잽싸던지...

 

복어. 어제 직장 선배가 다른 선배가 숙취로 헤롱거리는 모습을 보며 복어 같다고 하더라. 복어는 자체적으로 독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기가 먹는 먹이의 독을 체내에 축적한단다. 술 먹고 술기운을 축적하는 복어라고 해서 엄청 웃었다. -ㅅ-

 

왜인지 모르겠지만 바보, 멍충이 또는 멍게, 해삼에 이어 유치찬란 욕 3단 콤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미잘. 빨간 색이라 찍은 건 아... 닐 거다, 아마도. ㅋ

 

사람 잘 따르던 물개. 가운데 큰 원통형 통로가 위, 아래로 이어져 있어서 그리로 왔다 갔다 한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손을 내밀면 그 손을 따라 고개를 움직이는데 엄청 귀엽더라. 사진 찍는 내 앞에서 와서 갸우뚱~ 하고 있기에 발을 움직였더니 따라 움직인다. 한참동안 발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같이 놀다가 갔다.

 

펭귄. 옆에 있는 거대한 새는 뭔지 모르겠다. 펠리컨인가? 애니메이션에서 보는 펭귄은 참 귀여운데, 실제로 보면 그닥...

 

뭘 봐?

 

양서류와 파충류도 여러 종류가 살고 있었다.

 

얘, 개구리란다. -_ㅡ;;;   위에서 나온 은색 납짝 물고기 못지 않은 납짝한 자태다. ㅋㅋㅋ

 

 

 

 

포르말린에 절여진 해마.

 

하루종일 헤엄쳐서 피로한 상어. 인간을 제외한 동물에게 카페인 잔뜩 든 음료 먹이면 걔들도 각성(?)하려나?

 

수달 사는 곳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할 수 있게 잘 만들어놨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달도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바다 물고기 뿐만 아니라 강에 사는 물고기들도 있다.

 

바닥에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데 이쁘더라.

 

여기서 잔소리 한 마디. 박물관이나 동물원 등에서 사진 찍을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짓거리가 무엇이겠는가? 그렇다. 플래시 터뜨리는 짓이다. 박물관 같은 경우 전시된 유물이 빛에 의해 손상(에이, 카메라 플래시로 무슨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수 천, 수 만 번의 플래시가 쌓이고 쌓이면 문제가 된다.)될 수 있고 동물들 같은 경우는 플래시로 눈이 멀기도 한다.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고.
아쿠아 플라넷에도 여기저기에 플래시 터뜨리지 말라는 안내 문구가 보였는데, 아랑곳 하지 않고 플래시 터뜨리는 썅 것들이 너무 많았다. 한, 둘이 아니라서 플래시 터뜨리시면 안 된다고 쫓아다니며 말하기도 뭐했다. 조용히 사진 찍고 있는데 애들 등 떠밀어 날 밀어내더니 플래시 터뜨리며 사진 찍는 젊은 엄마가 있었다. 너무 짜증나서 애들 안 들릴 거리에 있는 아줌마에게 "씨발! 플래시 터뜨리지 말라는 거 못 봤나. 못 배운 티 내고 자빠졌네." 라고 들으라는 의도로 혼잣말을 해버렸다. 힐끗 쳐다보기에 같이 째려봤더니 남편한테 이르러 간다. 뭐라뭐라 하니까 남편이 내 쪽을 보기에 지지 않고 쳐다봤더니 마누라 등 툭툭 치며 그냥 간다.

애 키운다는 것들이 저러고 자빠졌다. 지들끼리 사는 집에서 수족관 앞에 가 플래시 터뜨리는 거 가지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동물 학대네 뭐네 할 수 있겠지만 지네 집에서 지들끼리 그러는 거 가지고 뭐라 하기도 애매하다. 그런데 동시에 수 백, 수 천 명이 관람하는 장소다. 거기서 하지 말라는 짓 당당히 하면서 뭔 추태냐. 플래시 터뜨리는 것들이 오죽 많았으면 돌고래와 물개 쇼 하기 전에 제발 플래시 꺼달라고 또 신신당부하더라.

내 자식 사진 잘 나오는 게 중요하지 남들 피해나 동물들 다치는 게 뭔 대수냐고 생각하는 것들이 집에서 애들한테 '바르게 살아라, 착하게 살아라 하겠지' 라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눈이 파란 물고기. 그냥 파란 색도 아니고 예쁜 파란 색이었다.

 

물 속에 쳐박혀 머리만 내놓고 있는 녀석. 다른 물고기가 올 때마다 움찔움찔하며 머리를 움직였다.

 

어떻게 저런 색을...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만드는 예쁜 색깔.

 

이상하게 생긴 해마.

 

우리가 아는 해마는 수초 속에 숨은 저 녀석.

 

일촉즉발!!! 뜨든~

 

사진으로는 잘 못 느낄텐데 엄청 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다 똑같다. 다리 하나만 먹어도 배 부르겠다고. ㅋㅋㅋ

 

맞은 편이 비춰 보인다.

 

어마어마한 정어리 떼.

 

요즘 대형 수족관은 이런 터널 구조가 당연하다.

 

가오리와 상어. 흑점 얼룩 상어 알이 들어 있다는데 뭐가 알인지 모르겠더라. -ㅅ-

 

직접 물고기를 만져볼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만지기 전에 손 씻으라는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그냥 만지더라. 애들은 신나서 펄떡거리고, 무섭다며 안 만지겠다는데 만져 보라고 억지로 손 잡아 물에 넣는 바람에 빽빽거리고 울고. 아수라장이었다.

 

좀 전까지 걸어 오며 봤던 수조가 돌아 나오면 이렇게 전체가 다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저 앞에 관람석이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내려가지 않고 2층에서 봤다.

 

밥 주는 시간이 되자 군부대 간 씨스타한테 달라드는 군인들 마냥 몰리는 물고기들.

 

양 쪽에서 다이버들이 일부러 공기를 내뿜으며 헤엄쳐 온다. 보글보글 올라가는 거품이 나름 장관.

 

가오리들이 처음에는 사람을 따르지 않았는데 다이버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이제는 저렇게 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응? 정말? 에이~ -ㅁ-

 

물고기에 둘러 쌓여버린 다이버. 굶주린 것들에게는 밥이 왕이다. ㅋ

 

실제 제주의 해녀(잠녀가 더 옳은 표현이라 한다)가 등장해서 물질하는 모습을 재현했다. 두 분 다 일흔이 넘으신 할머니들인데 산소 호흡기 없이 물 속을 들락날락하며 물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인어 공주가 등장한다더니 언 더 더 씨~ 음악과 함께 서양 처자 둘이 등장해서 빙글빙글 돌고 손으로 쪽~ 하고 사라지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헤엄치기 힘들어 보이던데, 먹고 사느라 고생이 많다.

 

해녀와 인어 공주의 합동 헤엄(?).

 

엄청나게 큰 덩치로 관람객을 압도해버린 녀석.

 

뭘 봐? 2

 

어느 분식 집에 가도 라면은 기본으로 하듯, 어느 수족관에서도 최소한의 인기는 확보하고 있는 돌고래.

 

해파리. 수족관 조명이 여러 가지 색깔로 바뀌면서 멋진 광경을 연출해냈다. 보기에는 좋은데 실제로 바다에서 보면... ㄷㄷㄷ

 

가오리 먹이 주기와 해녀 물질 시연이 끝나면 수중 발레를 볼 수 있다. 팔에 찬 띠를 사람이 일일이 확인해서 입장 시켰기에 입구에 사람이 엄청 몰렸다(다른 건 봐도 수중 발레는 볼 수 없는 입장권이 따로 있는 모양).

 

물 속에서도 손에 든 초에 불을 끄지 않고 공연하는 수중 발레리나.

 

요정 마을에 새로 온 요정이 적응해나가는 스토리로 진행이 되는데 조금 뜬금없긴 하다.

 

그 뜬금없음의 절정, 올챙이 송.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_ㅡ;;;

 

드디어 네 명이 다 모여 공연을 한다. 특이한 건 미리 녹화되어 뒤 쪽 스크린에 재생되는 화면과 공연이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 놀랍다. 엄청나게 연습했을테지.

 

물개 쇼. 동물 학대라는 의견도 있지만 솔직히 재미는 있었다.

 

바다 코끼리? 아까의 그 거대한 녀석이 등장했다!

 

이 날 봉변의 주인공. 자세히 말하면 아쿠아 플라넷 가서 공연 볼 사람들의 재미를 깎아먹을 수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 ㅋ

 

돌고래 쇼도 이어졌는데 다른 곳에서 본 것 만큼은 아니었다. 시간도 짧고.

 

그렇게 공연이 끝난 후 밥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 동안 경험으로 볼 때 이런 곳에서 밥 먹으면 후회할 게 뻔해서 그냥 로비로 나왔다. 마린 사이언스라고 해서 체험형 전시 공간이 있기에 본전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역시나 별로 볼 건 없었다. 바로 위 사진처럼 바닥이 투명한 곳만 조금 신기할 따름.

 

성인이 37,600원이고 36개월 이상의 어린이한테도 32,600원을 받는다. 엄청 비싼 편이다. 제법 볼만 했지만 솔직히 입장료가 아깝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돈이면 잠수함 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잠수함은 성인 요금이 50,000원 이상이지만 할인 혜택을 통해 아쿠아 플라넷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 그리고. 하루 전에만 예매하면 20%인가 저렴하게 입장권을 살 수 있던데 문제는! 모바일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는 거다. 예매까지는 진행이 되는데 결제에서 진행이 안 된다. 플래시 때문이다. 플래시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에서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아(i OS도 마찬가지) 결제가 불가능했다. 그 외, 올 해 내내 군인(병사 뿐 아니라 부사관, 장교, 군무원까지) 30% 할인 혜택이 있고 신용 카드 혜택도 있으니 홈페이지(http://www.aquaplanet.co.kr/jeju/index.jsp) 참고하시길. 나 같은 경우 관람 시간이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좀 느긋하게 봤으니 서두르면 두 시간 정도에 볼 수 있을 거다. 될 수 있으면 사람 없을 때(비 오거나 평일 이른 아침 등) 가기를 추천한다. 가족끼리 와서 남들 신경 안 쓰고 마구 들이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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