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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4년 02월 25일 vs 오사카 @ 스틸야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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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시즌 K 리그 클래식은 3월 8일 개막이지만 ACL에 출전한 네 개 팀은 그보다 열흘 정도 빨리 시즌을 시작했다. ACL 조별 예선이 2월 25일과 26일에 치러졌다. E조의 포항은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스틸야드에서 첫 경기를 갖는다.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큰 맘 먹고 포항에 가기로 했다. 25, 26일에 휴가를 쓰고 포항에 있는 친구 녀석에게 내려간다고 연락을 해뒀다.

 

 

야구 시즌이 아니다보니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를 해준다. 다음 날 중계를 하루 전에 미리 알리는 SBS ESPN이다. 같은 날 북패가 상암에서 호주의 센트럴 코스트와 경기를 했는데 이 경기는 MBC Sports+에서 중계했다.

 

 

어지간한 거리라면 버스 타는 게 편하긴 한데 포항까지는 너무 멀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포항까지 가는 기차는 하루에 두 번, 새마을호 뿐이다. 다섯 시간 조금 더 걸린다. 예매를 했는데... 쉬는 날이니까 아침에 운동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거다. 그래서 예매한 표를 취소하고 KTX로 다시 예매를 했다. 요금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 단, KTX는 포항까지 가지 않는다. 신경주에서 내려 버스로 포항까지 가야 한다.

 

 

오랜만에 서울역에 갔더니 낯설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꼬랑꼬랑 냄새 풍기는 노숙자들도 제법 많았다. 이 추운 날 길에서 자는 사람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안스러웠다.

기차 시간이 조금 남아 빈둥거리다가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를 사먹고 2층으로 올라갔다. 버거킹과 KFC가 있던데 KFC 쪽이 한산한 듯 해서 햄버거를 살까 잠시 고민했다. 옆 자리에 사람이 앉지 않는다면 고민하지 않고 사서 먹을텐데 기차에서 냄새 풍기며 뭔가 먹는다는 게 좀 미안하게 생각되서 결국 포기했다.

그런데... 보딩을 시작한다고 뜨기에 안으로 들어갔더니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가게가 여럿이다.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꼬마김밥을 두 개 샀다. 하나로 배 부를 리가 없었다.

 

 

기차에 타니 옆 자리에 바로 아저씨가 앉는다. 좀 눈치 보이긴 하는데 바로 김밥 꺼내서 허겁지겁 먹었다. 차마 두 개 연달아 먹기 미안해서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봉인. 기차에 있던 잡지를 꺼내 보는데 내용이 제법 알차다. 뒤적거리며 대충 보다가 졸았다.

한참 잔 것 같은데 한 시간도 안 지났더라. 일어나서 바깥 풍경 보며 빈둥거렸다. 그러다보니 신경주. KTX는 오질라게 좁아서 옆 사람을 깨우지 않고 내릴 수 없다. 그런데 아저씨가 꼼짝도 안 한다. 결국 넘어서 내렸다. -ㅅ-

 

 

신경주에서 내려 미리 검색해서 알아본대로 1번 출구로 나갔다. 그대로 직진해서 쭈욱~ 가니까 자그마한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 앞 전광판에는 KB, BC, 외환이었던가? 아무튼 세 개 회사의 후불 교통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나오는데 매표소에 붙은 손글씨는 신한이랑 삼성도 된다더라(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정확하지 않을 수도...). 교통 카드 된다기에 표 안 샀다.
사람이 몇 안 될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불어나기에 줄 따라 기다리는데 몇 살 안 쳐먹은 걸로 보이는 양아치 색히들이 당당히 새치기를 한다. 뭐라 하기도 전에 차로 쪼로로~ 올라가버린다.

기다렸다가 차에 오르는데 손전화를 들이밀어도 인식을 못한다. 어라? 신한 카드는 안 되는 건가? 결국 지갑에서 KB 카드 꺼내서 그걸로 결제했다. 5,000원.

버스에 오르니 사람이 꽤 많다. 맨 뒤 창가로 가 앉았다. 옆에 할아버지가 앉았는데 다리 쩍 벌리고 팔꿈치로 자꾸 쿡쿡 찌르는 통에 짜증이 났다. 잠시 후 옷을 주섬주섬 벗더니 내 앞에 내려놓은 가방 위에 아무렇지 않게 터억~ 하고 올린다. 응? 이게 무슨 경우 없는... -ㅅ-   나이고 나발이고 이건 아니다 싶어 한 마디 할까 하다가 그냥 참았다. 대신 한참을 대놓고 쳐다봤다. 눈이 마주쳤는데도 옷 치울 생각을 안 한다. 어떤 면에서 대단하다 싶더라. 그런데 차가 출발하고 나서 커브 돌 때마다 옷이 떨어지니까 몇 차례 올려놓다가 포기하고 자기 무릎 위에 놓더라. 허허... 참~

 

 

친구 녀석이 효자에서 내리라기에 부랴부랴 내렸다. 40분 채 안 걸렸다. 친구 녀석을 만나 간단한 먹을 거리를 사고 바로 스틸야드로 갔다. ACL 경기에서는 구단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고 들은 것 같은데 장사 중이더라.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터라 마땅히 할 게 없어 상품 판매점을 기웃거리는데... 기웃거리는데... 기웃거리는데!!! 인터넷으로 구매하지 못한 더블 기념 머플러를 판매하고 있다!!! 냉큼 두 개 질렀다. 카드형 USB 메모리도 팔기에 샀다. 챔피언 기념 티셔츠라며 옷을 팔고 있는데 한 쪽 팔에 더블 패치 붙은 거 말고는 그닥 매력이 없어 사지는 않았다.

 

 

중계를 맡은 SBS ESPN 차량이 보인다.

 

 

예~ 전에 올 시즌 유니폼과 10 경기 입장권을 묶어 판매한 걸 질렀기에 찾으려고 했는데... 담당자 아저씨가 바쁘다. 뭐 하나 싶어 봤더니 시즌권을 명단 순서대로 정렬하고 있더라. 패키지 찾으러 왔다니까 담당자가 안 왔다며 기다리란다. 찾으러 온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찾아서 주면 될텐데 자기 할 일 한다. -_ㅡ;;;

사무실 안에 있기 뻘쭘해서 밖으로 나왔더니 카메라 맨 아저씨가 접근. 일본 기자라고 떠듬떠듬 영어로 말한다. 사진 찍어도 되겠냐기에 찍으라고 했다. 파이팅 포즈 원하기에 하라는대로 해주고 누구 제일 좋아하냐기에 신화용이랬더니 모르는 눈치다. "GK, 골키퍼"라고 하니까 아~ 하더니 베리 페이머스란다. 베리 페이머슨데 왜 몰라. ㅋㅋㅋ   가장 좋아하는 포항 선수를 묻는 질문에 황진성이라 대답할 수 없어서 엄청 슬펐다. ㅠ_ㅠ   4월에 오사카 가겠다고 했더니 웰컴이란다. ㅋㅋㅋ

 

 

한~ 참 지나서야 입장권을 찾았다. 10 경기를 볼 수 있는 티켓인데 플라스틱 카드로 되어 있다. 한 장으로 여러 명 입장이 가능해서 친구 녀석이랑 같이 들어갔다. 서포터 석 쪽으로 가니 휑~ 하다. 사람이 거의 없다. 적당한 자리에 앉아 사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일찌감치 맥주 따서 들이키기 시작. ㅋ

 

 

 

 

잠시 후 포항 선수들이 나와 몸을 풀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플라비오 코치 보니 반갑더라. ㅋㅋㅋ

 

 

이내 조명이 들어오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전반전은 의외로 오사카의 페이스. 포항이 홈 팀답게 밀어붙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오사카가 적극적이었다. 선수 대부분이 물갈이 되어 조직력을 선보일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을 비웃듯 오사카는 툭툭 원터치 패스로 포항 수비진을 괴롭혔다. 지난 시즌이 포항이 보여준 스틸타카의 그것이었다. 그러더니 급기야 한 방의 패스로 선제 골을 가져갔다. 포항은 너무나 무기력했다. 이래가지고서는 올 시즌 망했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확 달라졌다. 역시 황선홍이었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하프 타임에 대한 신뢰가 있다. 전반에 아무리 못해도, 아무리 골을 많이 내줘도, 후반에 달라질 거라는 믿음이 있다. 이 날도 그랬다. 후반 들어 경기력이 확~ 좋아졌다. 전반 내내 안 되던 패스 플레이도 나오기 시작했다. 신광훈이 오버래핑을 거의 안 하는 등 너무 수비적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홈에서 지지 않으려는 포항이었다. 확실한 원 톱 하나만 있다면 쉽게 이겼을텐데 싶은 경기였다.

 

 

후반에 포를란이 나왔다. 오사카 팬들은 큰 기대를 했을테지만 포를란은 포항의 수비에 막혀 은신술만 펼치다 슈팅 한 번 못 때리고 경기를 마쳤다. 포항 팬 입장에서는 포를란보다 이광혁의 데뷔가 더 반가웠다. 쟁쟁한 선배들 뿐만 아니라 형인 이광훈과 U-22 슈퍼 스타 문창진을 제치고 새로 깔린 스틸야드의 잔디를 밟았다. 골까지 성공 시켰다면 좋았으련만 다소 아쉬운 데뷔 무대였다.

 

 

포를란도 포를란이고 이광혁도 이광혁이지만 이 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주심이었다. 어찌나 ㅄ 같던지 욕이 절로 나왔다. 쌍욕을 내뱉을 뻔 하다가 옆에 어린 아이들 있어서 참았다. 특히나 후반 종료는 무척이나 어이 없더라. 경기 진행 중인데 삑삑~ 불더니 끝냈다. 이뭐병...

 

 

전반전이 아쉬웠지만 후반은 정말 잘했다.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선제 골 주고 지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나머지 K 리그 세 팀이 모두 훌륭한 경기 끝에 이겨 결과적으로 포항만 못 이긴 셈이 되었지만 남은 경기에서 잘해주리라 믿는다. 설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낙담하거나 원망하지 않으련다. 외국인 선수는 고사하고 있던 선수도 못 잡은 마당에 성적 내주기를 바라면 그게 도둑놈 심보지. -ㅅ-

 

 

평일 경기였는데도 10,000명 넘는 관중이 들어왔다. 지난 시즌 더블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를 하면 좋으련만 답답하기 짝이 없는 장××.

 

 

경기 다 보고 밖으로 나와 친구 녀석 집 근처에서 소주 일 잔 하고... 택시 타고 터미널 근처로 가서 모텔 잡고 잤다. 포항 갈 때마다 들렀던 모텔 찾았는데 결국 실패해서 아무 데나 들어갔... -ㅅ-

자고 일어나서 손전화로 올라갈 표 예매하고... 시간 맞춰 씻고 나와 버스 타고 신경주로 갔다. 교통 카드 찍으려고 표 안 샀는데 교통 카드 찍는 기계를 켜지도 않아서 부랴부랴 표 사러 갔다 왔네.

 

 

힘들게 집에 오니 너덜너덜. 빨래거리 던져놓고 바로 드러누웠다. 그래서 이제서야 글 올린다.

 

 

 

 

 

요 봉투 안에 패키지 시즌권이 들어 있다.

 

 

짜라랑~

 

 

 

앞 면과 뒷 면. 홈 경기 열 번 볼 수 있는데 이번에 두 개 까먹고 여덟 개 남았다. 다음에 포항 또 가야지. ㅋ

 

 

 

 

 

 

 

용량 표시도 없고~ 버전 표시도 없고~ USB 2.0에 4GB짜리다. -_ㅡ;;;

 

 

 

신경주 역에서 한 컷. 간만에 기차 타니까 좋더라. ㅋ

 

 

써놓고 나서 보니 축구 얘기는 찔끔이고 애먼 얘기 투성이네. -ㅅ-   이래서 보고 난 다음 바로 써야 하는데...   아무튼 새로 깔린 잔디가 정말 예뻐보였던 스틸야드였다. 날 더워지면 또 가야지. 끝으로 ACL에서도, K 리그에서도, FA컵에서도, 포항의 선전을 바란다.

 

포항 화이팅!!! 우리는★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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