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해서인지 입구 쪽 벤치는 텅 비어 있었다. 표를 구입하고 나서 빈 자리에 앉아 멍 때리고 있다가... 대충 시간이 된 것 같아 나가보니 버스는 이미 도착했지만 기사가 문을 닫고 어디로 가버렸다. 둘러보니 한 쪽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버스 표를 보여주며 이 버스 맞냐고 손짓으로 물어본다.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더니 고맙다고 고개를 꾸벅~ 한다.
잠시 후 기사 아저씨가 와서 문을 열었다. 예전에는 열쇠로 돌려야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있었는데 버튼식으로 바뀌었더라.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문 열고 올라탔을텐데... -ㅅ- 버스는 30분 되자마자 출발. 송탄까지 30분 걸렸다. 하지만 송탄에서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15분을 더 가 오산에 멈췄는데 이번에는 엄청나게 올라탄다. 버스 안이 금방 사람으로 가득 찼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에어 서울은 K 구역에서 발권할 수 있었는데 버스 내린 곳에서 한~~~ 참을 걸어야 했다. 역시 인천 공항, 오질라게 크다.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어 캐리어를 부치고 표를 받았는데 X-레이 검사 때문에 호출할 수 있으니 5분 정도 기다려달라고 한다. 아... 그래서였구나. 지난 번에도 비슷한 얘기를 해서 뭔 소리인가 싶었는데, 캐리어를 X-레이 검사해서 뭔가 미심쩍은 물건이 발견되면 짐 주인을 호출하는 모양이다. 이 날도 방송으로 사람 찾고 그러더라. 선물로 가지고 가는 것들 중 봉투 열 때 쓰는, 종이조차 벨 수 없는 형태의 칼 같은 게 있었기에 혹시나 부를까 싶어 기다렸다. 적당히 기다려도 호출하지 않기에 됐다보다 하고 자리를 떴다.
1층으로 내려가 돌아가는 버스 표를 미리 구입하려고 하니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단다. 그래서 표를 미리 사지 않고 바로 포켓 와이파이 수령하러 갔다. 받아서 잘 켜지는지 확인하고 바로 보안 검색 받으러. 가방 한 번 보더니 뭔가 이상했는지 한 번 더 본다며 X-레이 검색해 또 들어갔다 나왔다. 자동 출국 수속 등록해놓은 덕분에 금방 밖으로 나가는 데 성공. 면세품 찾는 곳을 못 찾아 헤매다가 28번 탑승구 지나서 위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발견했다. 번호표 받아 차례 기다렸다가 미리 구입한 헤드폰 수령. 한 쪽 구석에서 포장 막 뜯어 버리고 있는데 청소하는 아주머니께서 이 쪽에 버리라고 중국어로 얘기한다. 일본인으로 오해 받다 못해 이제 중국인으로 오해 받는다. T^T
대충 구성품 확인하고... 시간도 있고 해서 커피나 차 좀 마실까 하고 돌아다니다보니 탑승구 근처에 공차가 있다. 얼 그레이 있기에 주문하니까 달달함 정도는 표준으로 해주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엄! 청! 달! 다! 이게 무슨 얼 그레이냐, 설탕물이지. -ㅅ-
충전기 있는 곳에서 잠깐이나마 헤드폰 충전하고 있는데 탑승 안내가 나온다. 반이나 남은 차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고... 비행기 타러 갔다.
요나고 공항은 원래 아시아나 독점이었다. 자위대와 함께 쓰는 자그마한 군 공항인데 국제선으로는 아시아나가 유일하게 취항하고 있는 곳이었다. 15년째 독점 운항이었는데 16년째가 되는 올해부터 홍콩 항공이 다리를 걸쳐서 독점이 깨졌다. 그와 함께 취항하는 항공사도 아시아나가 아니라 아시아나의 저가 항공사인 에어 서울로 바뀌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아시아나 때 쓰던 거 그대로 쓰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타 본 모든 비행기 중 가장 좋은 녀석이었다. USB 충전 포트(케이블은 본인이 준비해야 함)도 있고, 전면에 스크린과 리모컨도 있다.
비행기는 제법 먼 거리를 지상에서 이동한 뒤에
멋지게 이륙해서
좌우로 기우뚱 기우뚱 선회하며 항로를 잡더니
모르도르 타워(바랏두르 타워) 옆을 지나... -_ㅡ;;;
요나고로 향했다
구름에 비행기 그림자 생기는 걸 신기해하며 사진 찍다보니
일본 땅이 보이기 시작하고
요나고 고항 주변의 넓은 들판이 나타났다
도차쿠시마스~
김포 공항보다 작은 공항
군 공항이라 항공 자위대 소속 비행기가 여러 대 보인다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서나 보던 요나고 공항 간판(?)이 보이고
비행기에 올라탄 기타로도 보인다
비행 시간은 한 시간 조금 더 걸렸다. 제주 때문에 비행기 지연에 익숙해져 있는데 정시에 딱딱 출발하고 도착하니 신기했다. -_ㅡ;;; 아, 비행기 얘기 조금 더 해야지. 지진 때문에 취소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비행기는 꽉 차지 않았다. 군데군데 많이 비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블로그에 써놓은 거 보면 기내식도 주고 그런다는데... 에어 서울로 바뀌고 나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기내식 안 준다. 물이랑 감귤 주스 중 하나 고르라고 하고 끝이더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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