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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6 요나고 - 요나고 역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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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고는 돗토리 현 서부의 작은 도시다. 아시아나에서 만든 저가 항공사 에어 서울이 왕복 ₩30,000 조금 넘는, 말도 안 되는 엄청난 가격(공항 이용료와 유류 할증료를 제외한 순수 항공권 금액이 ₩5,900... 미쳤다. -_ㅡ;;;)으로 프로모션을 해버리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잔뜩 몰...리려는 찰라에 지진나서... -ㅅ-


요나고 쪽으로 여행을 가면 보통은 『 게게게의 기타로 』로 유명한 사카이미나토에 가거나 마츠에 또는 이즈모 신사 쪽을 많이 보러 가는 것 같다. 요나코라는 동네 자체에는 별로 볼 게 없다는 얘기다.   나는 코난 패스로 여행을 가는 거라서 코난 패스에 안내된 곳으로 가면 되니까... 딱히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지는 않았다. 그냥 가면 되지, 뭐~ 이러고 있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요나고 쪽은 지하철이 한 시간에 한 대 꼴이다. 어디를 다닐 때 열차 시간을 미리 확인해서 동선을 짜야 한다는 거다. 한 번 놓치면 한 시간은 그냥 날려버리는 거다. 여유 부리다가 요나고 일정 짜느라 머리 터질 뻔 했다.





 

아무튼... 전 날 호텔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 온천을 가야 하는데... 만사 귀찮다. 일정이고 나발이고, 그냥 호텔에서 빈둥거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여차하면 그렇게 했을 거다. 진짜 움직이기 싫었다. 하지만... 본전은 찾아야 한다는 욕구가 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귀찮아서 온천은 건너 뛰고, 그냥 샤워하고 말았다. 조식은 먹어야겠기에 1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니... 조촐하다. 딱히 반찬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고만고만하다 정도가 딱 맞는 편. 하지만 맛이 없지는 않았다. 미소시루랑 밥으로 배를 채우고... 프런트에 버스 정류장이 어디인지 물어보자 A4 용지에 인쇄된 지도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준다.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바로 왼쪽 길로 가다가 뭔 기념품 판다고 한글로 크게 써붙여놓은 가게 보이면 거기서 오른쪽으로 꺾어 쭈욱 가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다.



주변의 볼거리를 안내해놓은 지도가 있고




가이케 온천 관광 안내 센터 겸 버스 정류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전에 가이케 온천에서 요나고 역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http://pohangsteelers.tistory.com/attachment/cfile4.uf@2236744A58034DAA163FDE.pdf)를 가지고 갔는데 정확히 그 시각이 되니 버스가 온다. 정리권을 뽑아야 하는 버스였는데 나는 코난 패스 믿고 그냥 탔다.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닥 많지 않았는데 길가에 낙엽 치우는 노인들이 많이 보이더라. 누가 안 시켜도 자기 집 주변은 알아서 청소한다. 전 날 호텔 갈 때에는 어두워진 후에 택시를 타고 가서 요나고 역까지 가는 길이 낯설다. 노래 들으며 멍 때리고 있다가 저 멀리 역이 보여 내릴 준비를 했다. 모 블로그에서 보니 코난 패스로 버스 공짜로 탔는데 기사가 그 내용을 몰라서 확인하느라 번거로웠다는 글을 봤기에 혹시 모르는 거 아냐? 하고 걱정했는데... 이미 숫한 사람들이 코난 패스로 타고 다녀서인지 아무 말 없이 손으로 내리라고 사인을 줬다. 요나고 역에서 가이케 온천까지 왕복하는 버스는 한 회사가 아니라 두 회사인 것 같은데, 두 회사 모두 코난 패스를 이용해서 공짜로 탈 수 있었다.




전 날은 내리자마자 택시 타러 갔기에 요나고 역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나가오카쿄 앞에도 이런 게 있더라니, 요나고 역에도 전시가 되어 있다




파랗고 빨갛고... 어찌 보면 촌스러운 요나고 역 간판




지역 관광과 관련된 전단지가 비치되어 있다



역으로 들어가면 개찰구를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에 관광 안내 센터가 있다. 나중에 코난 패스의 스탬프를 다 찍으면 여기서 기념 상품으로 교환 받을 수 있다. 보통은 관광 안내 센터에 가면 눈도 마주치고 먼저 인사도 하고 그러는데... 여기 앉아 계신 아주머니 두 분은 고개도 들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 하고 있었다. -_ㅡ;;;   역 크기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전형적인 시골 마을. 요괴 마을 때문에 사카이미나토 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가이케 온천 이용하는 사람 정도나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난 패스를 보여주니 바로 통과. 사카이미나토 가는 열차는 어디에서 타냐고 물으니 0번 플랫폼이라고 한다. 호오! 진짜다. 진짜로 0번 플랫폼이라고 한다. ㅋㅋㅋ



전광판에도 0번 플랫폼이라 표시하고 있다




저 멀리 코난 래핑된 열차가 보인다




요나고 공항으로 가거나 사카이미나토에 가려면 0번 플랫폼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네즈미 오토코 래핑된 열차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 마침 계단에도 네즈미 오토코


네즈미가 쥐, 오토코가 남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쥐 남자 또는 간사한 쥐로 번역되었다. 『 게게게의 기타로 』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었지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아는 캐릭터도 기타로, 기타로 아빠(메다마 오야지 - 메다마가 눈알, 오야지가 아버지라는 뜻), 네코 무스메(네코가 고양이, 무스메가 아가씨라는 뜻) 정도만 알고 있었다.




다른 역에도 0번 승강장이 있을까?




열차의 앞, 뒤, 옆이 모두 네즈미 오토코로 래핑되어 있다




왜 요나고 역만 가지고 포스팅을 하냐면, 역에 이런저런 장식들이 많아 사진을 많이 찍어서... -ㅅ-




기타로와 기타로 아빠 - 역광 받아서 시커멓게 나와버렸다




생긴 건 갓파 비슷한데 날개가 달려 있다




관광지에서 빠질 수 없는 얼굴 들이밀고 사진 찍는 판때기




그닥 정성 들여 만든 것 같지 않지만 일단 보이기에 부지런히 사진 찍었다




사카이미나토 가니 벤치에 죄다 그림 그려놨다 - 집요하다




사진을 줄여놔서 잘 안 보이는데 저 멀리 보이는 보라색 열차도 요괴 열차다 - 그 뒤로 코난 열차




출발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마음 놓고 사진 실컷 찍었다




출발까지 아직 여유가 있어서 이리저리 돌면서 열차 사진 찍어댔다




래핑되지 않은 평범한 열차나




하쿠토 같이 특이하게 생긴 애들도 지나다닌다




열차 안으로 들어갔더니... 열차 안까지 온통 네즈미 오토코




나란히 앉는 긴 의자에도...




천장에도...



네 명이 앉는 의자에도... 온통 네즈미 오토코




이런 집요함이 관광객을 끌어온다 생각한다. 뭐든 적당히가 없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다 꾸며놓는다. 우리는 그런 집요함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튤립으로 유명한 도시라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딱 관광지만 꾸며놓고 전단지 정도가 고작인 거다. 그런데 일본은 버스 터미널, 지하철 역, 택시는 물론이고 쓰레기 통이나 길바닥에도 온통 튤립으로 도배를 해놓는다. 우리가 에이, 그렇게까지는 오바지~ 하고 쑥스러워 하는 걸 일본은 아무렇지 않게 한다. 나는 이런 뻔뻔함과 집요함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한 때 타요 버스가 엄청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저 버스 겉에 타요 캐릭터 래핑한 것 뿐인데 애들이 그거 타러 가자고 난리인 거다. 애들 성화에 못 이긴 부모들이 버스가 세워진 곳까지 찾아가 사진 찍고. 문제는... 그게 다라는 거다. 애들은 뭔가 더 기대하는 게 있는데 그거 그 뿐인 거지. 타요 캐릭터 목소리로 안내 방송도 나오고 타요 캐릭터가 막 돌아다니고, 주변에 캐릭터 상품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그게 없는 거다. 뒤늦게 캐릭터 목소리 방송 추가하네 어쩌네 했지만 이미 한 물 간 다음.

익산이 관광 도시 어쩌고 하면서 홍보하던데... 기도 안 찬다. 익산은... 진~ 짜 볼 거 없는 동네다. 그렇잖아도 볼 거 없는 동네인데 전주와 군산에 밀려 관광객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그 흔한 게스트하우스 하나 없는 동네다. 익산에서 미는 게 서동, 미륵사지 정도인데... 일본 벤치마킹해서 이야, 작작해라~ 할 정도로 꾸미면 어떨까 싶다. 얘기가 애먼 데로 샜는데... 아무튼...



열차에 타서도 선명히 보이는 0번 플랫폼






나중에 사카이미나토 다녀와서 요나고에 내렸는데 하나카이로 가는 셔틀 버스 올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역 주변을 어슬렁거렸는데... 버스 타는 곳 반대 쪽으로 가니 다른 블로그에서 봤던 은하 철도(?)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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