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미나토는 『 게게게의 기타로 』에 나오는 여러 요괴들로 가득한 마을이다.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데 만화보다는 애니메이션 쪽이 훨씬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본 적은 없다. -ㅅ- 다른 유명 만화와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化, 극장판 애니메이션化, 실사化를 거쳤고 지금도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오죽하면 요나고 공항의 정식 별칭이 기타로 공항일까.
아무튼... 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본 건 아니지만 특정 지역의 공항에 정식 별칭으로 갖다 붙일 정도면 보고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 사카이미나토에 가기로 했다. 실은 여행 가기 전에 시간을 내서 근처 만화방이라도 들러 만화를 볼 생각이었는데... 꾸물거리다 늦었다.
요나고에서는 일정을 잘 짜야 하는 것이, 버스나 열차가 오사카나 교토처럼 수시로 오고 가지 않는다. 그래서 미리 시간을 알아보고 거기 맞춰 움직여야 한다. 여행 출발하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갔기 때문에 시간 낭비하지 않고 제 때 열차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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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 마을
※ 요괴 동상 사진이 많아 스크롤의 압박이!!!
요나고에서 사카이미나토까지 17.9㎞ 구간은 서일본 JR이 관할하는 구간으로 사카이線이라 부른다(요나고는 산인 본線에 해당하고 그 외 구간은 모두 사카이線). 전 구간이 단선이라서 하나의 선로로 열차가 오고 가는 시스템. 사카이線의 특징이라면, 각 역마다 요괴 이름이 별명으로 붙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정식 JR 간판과 별도로 요괴 그림과 이름이 적힌 간판이 떠억~ 하니 자리잡고 있다. 이걸 일일이 사진 찍으면 참 좋겠지만... 사실 상 불가능하다. 열차가 모든 역마다 1분씩만 서 줘도 내려서 찍고 다시 올라타면 되겠지만 1분이나 기다려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려서 사진 찍고 다음 열차 타자니, 그리 하려면 역 하나당 한 시간씩을 기다려야 한다. 사카이線은 열차가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다니니까. -ㅅ- 꼼꼼한 일본인이라면 틀림없이 역마다 요괴 역 간판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려놓았을텐데... 당최 못 찾겠다. -_ㅡ;;;
정식 명칭 |
별명 |
직접 찍은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이미지 |
요나고 (米子) |
네즈미 오토코(ねずみ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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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로마치 (博労町) |
콜로포클 (コロポック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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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미초 (藤見町) |
사시키 와리시 (座敷童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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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後藤) |
도로타 보 (泥田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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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마쓰구치 (三本松口) |
소데히키 고조 (そでひき小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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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구치 (河崎口) |
가라카사 고조 (からかさ小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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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가하마 (弓ヶ浜) |
아즈키 아라이 (小豆洗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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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하마 (和田浜) |
쓰치코로비 (土転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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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노즈초 (大篠津町) |
스나카케 바바 (砂かけばば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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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고쿠코 (米子空港) | 베토베토 상 (べとべとさん) | ||
나카하마 (中浜) | 우시오니 (牛鬼) | ||
다카마쓰초 (高松町) | 스네코스리 (すねこすり) | ||
아마리코 (余子) | 고나키지 (子泣き爺) | ||
아가리미치 (上道) | 잇탄 모멘 (一反木綿) | ||
바바사키초 (馬場崎町) | 기지무나 (キジムナー) | ||
사카이미나토 (境港) | 기타로 (鬼太郎) | ||
※ 역 이름과 별명 출처는 위키백과(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C%B9%B4%EC%9D%B4_%EC%84%A0)입니다. ※ 요괴 그림은 최대한 귀여워보이는 걸로 선택했습니다. 다른 그림은 다소 혐오스럽거나 무섭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 한글 보다는 일본어 요괴 이름으로 검색하면 원하는 그림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갑자기 시커먼 녀석이 휙~ 지나가서 놀랐다
맞은 편에 기타로 아빠(메다마 오야지)가 래핑된 열차가 서 있다 - 물 담은 밥그릇에 담그고 있는 그림이 유명하다
└ 전 구간 단선이지만 역에서는 두 갈래로 선로가 갈라져 반대 쪽에 정차하고 기다리는 열차를 볼 수 있음
작은 역에서 역장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나와 기관사와 인사를 나눈다
선생님과 같이 나온 아이들이 열차를 향해 신나게 손을 흔든다 - 애들은 어느 나라 애들이나 귀엽다
며칠 후면 돌아가기 위해 들러야 하는 요나고 공항을 지나간다
일본에 가면 우리나라 비둘기만큼이나 까마귀가 많다는 걸 느끼게 되는데 까마귀 덩치가 어찌나 큰지 매로 착각할 때가 종종 있다
같은 모자와 같은 옷을 입은 아이들로 바글바글한 유치원을 지나간다
열차가 지나가지 않더라도 건널목에서는 일단 정지하는 일본의 운전자들 - 우리도 그래야 하는데... 정작 멈추면 뒤에서 빵빵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차를 살 수 없기에 일본의 거리 풍경은 우리보다 훨씬 깔끔한 느낌이다
드디어 사카이미나토 역에 도착!
멀찌감치 요괴 그림들이 보인다
지역별로 요괴를 그려놨다
사카이미나토 역시 굉장히 작은 역이다
역 밖으로 나가니 다른 블로그에서 숫하게 본 그 동상이 딱!
작가인 미즈키 시게루가 본인을 희화화 한 캐릭터를 동상으로 만들어놨다 - 약 1년 전(2015.11.30.) 사망
기타로와 메다마 오야지, 네코 무스메 다음으로 유명한 네즈미 오토코
자신을 탄생시켜 준 작가를 바라보는 기타로의 표정이 귀엽다
아빠다운(?) 모습으로 뭔가 지적질 중인 메다마 오야지
우체통 위에도 기타로와 메다마 오야지가...
역에서 내리자마자 요괴 동상으로 가득하다
역 근처에 있던 용들
사카이미나토 역의 화장실은 작디 작다 - 우리나라의 작은 술집 간이 화장실 보는 느낌, 하지만 무척 깨끗하다
사카이미나토 역에서 길 따라 쭈욱~ 걷다보면 상점 가가 나온다. 길 양쪽에는 일정 간격으로 자그마한 요괴 동상들이 서 있다. 길 양 쪽에 있기 때문에 갈 때 걸었던 길과 반대 쪽으로 걸어와야 모든 요괴를 다 볼 수 있다. 요괴의 이름과 간단한 설명이 쓰여 있지만 일본어 뿐. 이름을 아는 요괴는 밑에 이름을 쓰겠지만 그렇지 않은 요괴는 그저 사진만 올려놓도록 하겠다. 걸어가는 동안에는 신나서 모든 요괴 사진을 다 찍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지쳐서 대충 건너 뛰면서 찍었다. 거기에다 플래시 안 터뜨리고 찍어서 역광으로 시커멓게 나온 사진도 몇 있어서... 그런 건 본다한들 의미가 없을테니 안 올렸다. 그래도 사진이 엄청 많으니... 스크롤의 압박을 견뎌내며 보시기를...
고나키지
걷다 보면 이렇게 요괴 탈을 쓴 녀석을 볼 수 있다 - 카메라 들이대면 포즈도 취해준다 ㅋㅋㅋ
└ 기타로 녀석도 봤는데 워낙 멀리에 있는데다 초딩 떼에 둘러 쌓여 있어서 못 찍었다
갓파 같은데...
택시 위에 메다마 오야지(기타로 아빠)가 자리하고 있다
신나서 사진을 찍어대느라 아직도 역 앞을 못 벗어났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우산 귀신, 가라카사 고조
이 길 따라 쭈욱 걸어가면 된다 - 가로등도 눈알 모양
한적한 시골 동네 - 높은 건물이 없으니 답답하지 않고 좋다
요괴와 합성된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길바닥의 조그마한 맨홀 뚜껑도 온갖 요괴로 장식되어 있다
요괴 스탬프 북 - ¥120에 구입할 수 있고 판매하는 가게도 여러 군데
길 따라 걸어가다보면 각기 다른 요괴 도장들이 준비되어 있다. 몇 페이지에 해당 요괴 도장을 찍어야 하는지 안내가 되어 있기 때문에 찾아서 도장 찍는 게 어렵지 않다. 다만...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상태가 좀 부실하다. 잉크 패드에 찍은 뒤 스탬프 북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잉크 패드가 말라서 잘 안 찍히는 곳도 있고... 보통 일본은 이런 게 참 잘 관리되어 있기 마련인데 여기는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기 때문인지 좀 부실했다. 가방 매고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도장까지 찍으려니 보통 일이 아니어서... 처음에 몇 개 찍다가 포기했다.
양 옆에 앉아 사진 찍으라고 엉덩이 모양 파놓은 기타로 동상 ㅋㅋㅋ
메다마 오야지
한국어, 러시아어로 어서오라는 환영 문구를 써놨는데 그냥 반듯하게 안 쓰고 일본어와 똑같이 기교를 부려놨다
잇탄 모멘도 꽤 알려진 요괴가 아닐까 싶다
우시오니
네즈미 오토코
지도에 요괴 동상에 대한 안내가 있다 - 일본어 뿐이지만
쓰치코로비
사시키 와리시
이건 요괴와 관련없는... -_ㅡ;;;
별 거 아닌 군것질거리인데 저렇게 사진 찍고 놀라고... ㅋㅋㅋ
어린 기타로와 기타로 아빠
유료라서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안 들어갔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생선 모양의 필통
아! 여기 대박이었다
지나가는데 무슨 그림이 전시되어 있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스윽~ 보고 지나가는데... 어라? 그림이 움직인다. 잘못 봤나? 하고 반대편으로 움직이니... 진짜다. 확실하다. 그림의 중앙 부분이 날 따라 움직인다. 신기해서 계속 좌우로 몸을 기울이며 그림이 움직이는 걸 봤다. 다른 것도 그런가 싶어서 보니... 당구공, 축구공 뒤집어쓴 사람, 우주, 모두 움직인다. 진짜 신기해서 동영상 찍었는데 동영상으로는 확실히 안 보이지만... 아무튼 신기했다. 파는 그림이라면 한 점 사고 싶었지만 장사하는 가게로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비쌀 거라고 지례 짐작해서 그냥 신기해하며 구경하고 말았다. 앞에서 계속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면서 오~ 오오~ 하고 신기해하니까 그냥 지나가려던 사람들도 다시 와서 그림 보고 가더라. ㅋㅋㅋ
베토베토 상
야구하는 요괴인가... 역동적이고만
지난 번에 와슈잔 덴포다이(전망대) 가서 봤던 거다!
고나키지
도로타 보
돌아가는 눈알
ㅋㅋㅋ 센스 있고만
걸어가도 2분 거리인데 진짜로 택시 번호까지 붙여놨다 ㅋㅋㅋ
마음에 쏙 든 차 - 한국에 정식으로 판매한다면 부지런히 모아서 세컨드 카로 구입하고 싶다
요괴 창고 - 들어가볼까 하다가 안 가고 그냥 왔다
이 쪽은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걸리면 사람도 쪽 빨아먹힐 것 같던 초대형 거미
기지무나
역 근처에 족욕이 가능한 탕이 있었다
아무도 없기에 신발 벗고 발 담근 채 휴식 - 뜬금없는 혐오 사진 투척을 사과 드립니다
에어 서울의 요나고 취항을 알리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사카이미나토 역으로 돌아왔다. 미리 열차 시간을 알아놓고 구경 다녔기 때문에 늦지 않게 미리 도착. 기다렸다가 열차를 타고 요나고로 돌아갔다. 요나고 역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하나카이로에 가는 게 오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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