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서 포르투갈에 완패하며 대회가 끝났다. 아쉬운 승부였다면 차라리 짜증이 덜 했을텐데 너무 완벽하게 지고 말았다. 조 예선에서 내리 두 경기를 이겼는데 그 조가 죽음의 조라 불리는 곳이었기에 기자들 설레발이 역대 최고였다. 이겼다는 사실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첫 경기 이겼는데 16강이 보인다며 설레발 치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언제부터 신문 기사가 기자들 의견 쓰는 곳이 된건가? 사실 전달도 제대로 못하고 맞춤법에 띄어쓰기조차 틀리면서 여론 호도하고 자빠졌다. ㄳㄲㄷ
나는 EPL이나 프리메라리가 같은 유럽의 선진 축구보다 K 리그를 빨아대는, 소위 국축빠인데... 20대 이하 선수들의 경기를 볼 일이 거의 없다. 그나마 FA컵에서 응원하는 팀이 대학 팀이랑 붙으면 그 때나 가끔 볼 뿐이지. 그렇게 관심조차 두지 않던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성과를 만들어가는 건데, 그저 응원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경기니까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고? 2002년에 한 번 뽕 맞은 걸로 족하다. 다시는 그런 성적 내지 못할 거라 감히 예상한다.
아무튼... 평소 축구 팬들의 환호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마음껏 칭찬받고 신나게 날뛸 수 있었다. 문제는... 16강전 패배로 인해 그동안의 좋은 이미지는 다 날아갔다는 것. 호의적인 댓글을 볼 수가 없다. 죄다 까느라 바쁘다. 이승우 받쳐줄만한 선수가 없다고 까대는 글이 상당히 많지만, 조 예선에서 탈락했다면 가장 욕 먹었을 선수는 이승우였을 것이다. 그가 어디에서 뛰든 상관 없다. 그저 싸가지 없는 양아치로 매도되는 거다.
어린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뛰었지만 지고 말았다.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다만 기자들 설레발 치는 건 좀 막아야 하지 않을까? 사실 전달에만 충실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예수도, 부처도 까이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신나게 까대는 것들 하는 얘기는 그저 개가 짖나보다 생각하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특히나 조영욱 선수, 득점 없다고 엄청 욕 먹던데 내가 볼 때에는 충분히 잘 했다. 포르투갈이랑 붙을 때에도 평소처럼 원 톱으로 뛰었다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투 톱으로 뛰는 바람에...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누가 봐도 못 생겼는데 엄마가 내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잘 생겼다고 한 말 믿고 내가 최고 꽃미남이시다! 해봐야 고슴도치 밖에 못 되는 거다. 우리는 16강도 감사해야 할 실력이었고 거기 걸맞는 경기를 했을 뿐이다. ××× 선수가 나왔다면, 전술로 ×-×-×를 선택했다면, 거기서 이러저러하게 했다면,... 다 가정일 뿐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불과 10분만에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을 정도로 땀을 흘린 선수들에 대한 칭찬이다. 다들 충분히 잘 뛰어줬다.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수는 없다. 작가 마음대로 그려대는 만화에서도 시련이랍시고 어이없이 지는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다음에 잘 하면 된다. 더 좋은 선수가 되면 된다. 2017 U-20 월드컵은 끝났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뛴 선수들의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기운내라. 더 멋진 선수가 되어 더 큰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면 된다. 우리 선수들, 고생 많았습니다.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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