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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팬질하기 더럽게 힘들다, ㅆㅂ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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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주소가 정체성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여행 블로그로 구분되고 있는데다 방문객 대부분도 여행 관련 검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개설 당시 목적은 늙어가는 아저씨의 포항 스틸러스 팬질 이야기였고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요즘 들어 K 리그 팀의 팬질하는 게 더럽게 힘들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팀이나 팬들 모두가 바라는 건 당연히 우승일 거다. 한 10년 연속 우승해서 어차피 우승은 ○○이라며 지겹네 어쩌네 해도 우승 놓치면 질알 발광하는 게 팬 아니겠는가. 아무튼, 그 일관된 목적을 위해서 좋은 감독과 선수를 필요로 한다. 팬들은 매 경기 응원을 하면서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나 선수들과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 바라는대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선수가 활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거다.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생긴다. 팀이 쓸 수 있는 돈이 무궁무진하다면 무슨 걱정이랴. 쓸 수 있는 돈이 한정되어 있으니 그게 문제다.


A라는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했다 치자. 시즌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데려가려고 난리다. 같은 리그의 팀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입질이 온다. 팬 입장에서는 보내고 싶지 않다. 계속 내가 응원하는 팀을 위해 뛰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선수의 평생을 책임질 수 없다. 남기를 바라지만 떠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 되는 거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게 되는 상황은 해외 이적이다. 중국이나 중동으로 가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더라도 몇 년 뒤에 다시 우리 팀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떠나보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에는 속이 엄청 쓰리다. 그토록 좋아하고 응원했던 선수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우리 골대를 향해 슛을 날리는 꼴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B라는 선수가 부진해서 방출 또는 다른 팀으로 이적 당했다고 치자. 그 선수의 성적이 다소 부진할지라도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했던 선수라면 이 경우에도 아쉬운 맘은 똑같다.


A 선수와 B 선수가 모두 팀을 떠났어도 내 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꼴을 보며 우리 팀을 계속 응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왜 그 선수를 떠나보냈느냐 하는 아쉬움과 섭섭함으로 팀에 대한 미운 감정이 생긴다. 그 와중에 성적도 엉망이라면 그러게 왜 A를 보냈냐, 그러게 왜 B 쫓아내서 따위의 원망이 코칭 스태프를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 같은 걸 설명한다거나 팬들을 달래는 행사 같은 게 있으면 미운 마음이 그나마 덜할텐데, 그런 건 눈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황진성을 내보낼 때 그랬고, 신화용을 내보낼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팀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선수였는데 지금은 모두 다른 팀의 앰블럼을 가슴에 달고 뛴다.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양자의 입장이 달라 서로의 주장이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럴수록 오해가 없도록 대화를 하고 감추는 게 없도록 해야 하는데 죄다 대외비다.



황진성은 본인이 받았던 연봉의 반을 내놓고라도 재계약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췄지만 그럼에도 팀 레전드가 될 수 있는 선수의 등을 떠밀어버렸다. 포항의 유니폼만을 입은 채 선수 생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할 수 있었던 선수에게 투비즈(벨기에), 교토 상가(일본), 파지아노 오카야마(일본), 성남 FC, 강원 FC의 유니폼을 입게끔 만들었다. 여러 팀을 전전하기는 했지만, 매 경기 테이핑을 엄청나게 하고 나오긴 하지만, 아직 선수 생활하는 거 보면 치명적인 부상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대체 어떤 기준과 평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를 내친 것인지... 해당 결정을 했던 양반들은 잘 먹고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 역시 프로 팀 입장에서는 중요하다.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팀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 선수를 안고 가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포항은 항상 그걸 포기한다. 아쉬울 때면 지방 소도시 연고 팀의 한계 운운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 잘 나갈 때에는 지방 팀인데 유명 중학생, 고등학생 선수들이 일부러 찾아온다고 잘난 척 쩔더니.



포항은 실업 축구 시절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프로 축구와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팀이다. 다른 팀이 감히 내세울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이다. 그런데 그런 팀 치고는 참 의리가 없다. 박태준 前 회장 사후에 더 심해졌다. 원 클럽 맨을 볼 수가 없다. 매 시즌 어영부영 성적을 냈지만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주력 선수들을 팔아넘겼다. 오죽하면 황선홍 감독이 포기하고 내뺐을까.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외국인 선수 없이 더블했더니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거다. 제 정신이 아닌 거지. 신발 안 주지만 그런 형편 뻔히 알고 맨 발로 뛰어 찢어지고 피 질질 흘리면서도 우승했더니 내년에도 신발 신지 말고 뛰라는 것과 뭐가 다르냔 말이다.


올 시즌 도움왕 타이틀을 차지한 손준호가 전북으로 이적한다. 전북은 이미 포항 출신 선수들을 상당수 빼간 팀이다. 박원재가 그랬고 신형민이 그랬으며 이동국과 고무열도 그렇다. 손준호 이적 가능성에 대해 최순호 감독이 언급했을 때에는 분명 해외 진출이었다. 그런데... 같은 리그의 팀이다. 내년 시즌에는 전북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손준호를 봐야 한다. 전주성에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 포항 유스들이 포항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이 팀에 남아봐야 비전이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아닐까? 이명주가 나가고, 김승대가 나가는 걸 본 손준호다. 포항의 전설이 되고도 남을 신화용이 잡음 속에 수원으로 떠나는 걸 본 손준호다. 계속 포항에 남아 있을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을까?


틈만 나면 주저 앉으려고 하는 팀의 멱살을 잡고 하드 캐리한 심동운과는 다행히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그는 입대해야 한다. 당분간 팀에서 볼 수 없다. 만날 포텐 터지면 대박 난다고 기대하게 만드는 이광혁은 몇 년째 제 자리 걸음. 강상우도 더 이상 성장할 것 같지 않다. 황지수는 경기력이 엄청나게 떨어진 게 눈에 확연히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클럽 맨으로 남아주기를 바랐는데... 팀에서 코치 제안했단다. 본인은 선수 생활 지속하고 싶어하고.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안타깝다. 은퇴하고 코치를 맡게 된다면 그것도 조금 아쉽고...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황진성, 신화용에 이은 대참사다.


엄청나게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 한 때 A 대표팀의 선수들 프로필에서 포항제철 없는 이를 볼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A 대표팀은 고사하고 청소년 대표에도 포항 소속 선수가 드물다. 거기에다 조금 잘한다 싶으면 죄다 다른 팀으로 이적. 만날 철강 경기 악화 운운하는데... 포스코가 이명박한테 휘둘려 자원 외교 한답시고 꼴아박은 돈이라면 메시도 사왔겠다. 외적으로는 포스코 기업 구단이 아니니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포스코에서 낙하산 타고 내려온 작자가 사장이랍시고 앉아 철학없이 시간 보내고 가니 팀이 개판이지. 지금 신××이라는 ××는 홈페이지 리뉴얼 운운하며 게시판 없애더니 결국 팬들의 말에 귀 막은 채 한 시즌을 보냈다. 저 ××부터 나가야 하는데. ㅆㅂ



팬들이 그렇게 반대했던 최진철 꾸역꾸역 데려다 앉히더니 결국 하위 스플릿으로 처박히고 그것도 모자라 강등 당하네 마네 위기까지 겪었다. 그리고 소방수라고 데려온 양반이 과거 지독한 수비 축구로 욕 먹었던 최순호. 다행히 강등은 피했지만 그 때문에 정식 감독 계약해서 올 시즌도 하위 스플릿. 더 두려운 건 내년 시즌이다. 최순호 입맛에 맞는 선수 구성을 한다 하니 내년 시즌도 하위 스플릿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개인적으로는 룰리냐나 무랄랴보다는 완델손이 아쉽다. 공격을 시켜도, 수비를 시켜도, 한 사람 몫 이상을 하는 선수인데... 새로 데려온다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본 적이 없어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기존 선수들 능가하는 능력을 보여줄런지 알 수 없다.


거기에다 양동현마저 이적한다. 그런데 공격 보강은 전혀 없다. 광주에서 데려온 선수들 역시 정통 공격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피셜이랍시고 기사가 자꾸 나고 뭔 동영상 만날 처올리고 그러던데... 할 일부터 하고 다른 일 해야 잘한다 소리 듣는 거지, 할 일 내팽개치고 애먼 짓 하면서 잘한다 소리 듣겠냐. 팀의 상징과 같은 선수를 매년 팔아먹고 쓰잘데기 없는 언론 플레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팀에서 파는 굿즈도 그렇다. 팔릴만한 물건 만들어야 하는데 만든 지들도 안 살 것 같은 물건만 내놓고 있다. 유니폼이야 팬심으로 지를 수밖에 없다 치자. 그 외 나머지는... 안스럽다. 예전에 비하면 품목이 다양해지긴 했는데 아직도 한참 모자라다. 팬들 지갑이 열리게 만들만한 뭔가가 없는 거다. 차량 부착용 스티커는 언제 나오고 안 나오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다.




좋아하는 선수는 다 팀을 떠나고... 팀은 내가 하는 말에 귀 막고 있고... 성적은 계속 개판이고... 계속 이 팀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안 생기니 시즌이 시작되어도 시큰둥해진다. 매 시즌 제주까지 쫓아다니며 질알 발광 했었는데... 2016, 2017 시즌은 직관이 거의 없을 정도로 포기하고 보냈다. 2018 시즌도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 이렇게 시큰둥해지다가 다른 팀으로 팬고 이전하는 날이 올까 걱정이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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