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간사이 - 17 : 교토 고쇼

미리 계획한 일정

실제 움직인 경로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7　- 01 : 출발합니다!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8　- 02 : 인천 공항 → 간사이 공항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9　- 03 : 니시 쿄 고쿠 종합 운동장(교토 상가 vs 주빌로 이와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0　- 04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1　- 05 : 우타노 유스 호스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2　- 06 : 토롯코 열차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3　- 07 : 호즈강 급류 타기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4　- 08 : 토게츠 교(도월교)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5　- 09 : 마쓰오 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6　- 10 : 료안지(용안사 - 석정)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7　- 11 : 킨카쿠지(금각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8　- 12 : K's House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9　- 13 : 후시미이나리(여우 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0　- 14 : 교토 역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1　- 15 : 니조조(이조성)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2　- 16 : 교토 국제 만화 박물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3　- 17 : 교토 고쇼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4　- 18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5　- 19 : 교토 리치 호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6　- 20 : 산쥬산겐도(삼십삼간당)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7　- 21 : 긴카쿠지(은각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9　- 22 : 철학의 길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0　- 23 : 에이칸도(영관당)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1　- 24 : 난젠지(남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2　- 25 : 도톤보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3　- 26 : 다카라즈카(데즈카 오사무 기념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4　- 27 : 덴포잔 대관람차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6　- 28 : 덴포잔 산타 마리아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7　- 29 : 난바 워싱턴 호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8　- 30 : 귀국

출발 전에 미리 지도로 보니 다 고만고만한 거리라서 충분히 걸을만 하다 판단했고 실제로도 그닥 멀지 않은 거리였다.　날씨도 좋아서 노래 들으며 기분 좋게 교토 거리를 걸었다.　

여기저기 사방팔방 신사, 또 신사

일단 사진만 찍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밥 먹고 가려고 했다.

옛날 건물이라고 헐어내지 않고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에어컨 실외기도 붙어 있는 거 보니 부러웠다.　요즘 부쩍 어렸을 때 살던 집이 지금도 남아 있다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늙었나보다.

가다보니 또 신사 등장.　고오 진쟈라고 한글로 써붙여놨다.　고아를 돌본 곳이어서 육아를 돕는 신을 모셨다고 한다.　영물로는 멧돼지를.

눈 뜬 뒤 먹은 거라고는 니조조에서 칼피스, 만화 박물관에서 핫도그와 아이스 티가 전부였기 때문에 밥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구경이고 뭐고 식당부터 찾고 싶었지만 언제 또 와서 보겠냐 싶어 일단 들어가봤다.

응?　KBS가 교토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라고?　ㅋ

호텔 건물이었는데 특이한 공간인 것 같아 찍어봤다.　불륜 남/녀 비상 대피 시설?　ㅋㅋㅋ

신사를 본 뒤 교토 고쇼 안에 들어갔는데 예약한 14시까지는 꽤 남은 상황.　어슬렁거리다 식당을 발견해서 키츠네 우동을 시켰다.　면이 쫀득쫀득해서 본토에서는 아무 데서나 먹어도 기본은 하는고나 싶긴 했지만 유부는 별로였다.　뭐, 입이 저질이라 아무 데서나 막 먹어도 괜찮은 1人인지라...　ㅋㅋㅋ　　　같이 먹은 서양 남자 녀석은 후불로 냈는데 나는 음식값 안 내고 도망가게 생겼는가 선불 받더라.　-ㅁ-

밥 먹고 나서도 시간이 좀 남았기에 어슬렁거리며 배회하다가 꽃 사진도 찍어 보고...

들어가는 곳 근처에 주저앉아 노래 들으며 마음껏 빈둥거렸다.　맨 바닥에 엉덩이 깔고 주저앉는 게 얼마만인지.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편할 수 있다는 게 참 즐거웠다.

시간이 되어 예약 안내장을 보여주고 들어갔다.　여권도 준비했는데 여권은 따로 보자고 안 하더라.　들어가니 대기실이 있어서 쑥~ 들어갔더니 그 안에 코인 라커와 기념품 판매점이 있었다.　기념품은 그닥 볼 품이 없어서 사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 상영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곧 정장을 입은 중년의 아주머니께서 스피커 차고 등장.　유창한 영어로 간략한 설명을 한 뒤 사람들을 인솔해 밖으로 나가더라.　쫄랑쫄랑 따라갔다.

한글 팜플렛을 받아서 미리 읽어 봤다.　지도를 보면서 지금 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 무엇하는 곳인지 설명을 들었다.　내 영어라고 해봐야 중학생한테도 발리는 수준이라 전부를 고스란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적당히 알아먹긴 하겠더라.　미군 애들이랑 같이 일했던 시간이 이렇게 도움이 된다.　ㅋ

설명을 듣지 않았더라면 다다미 바닥의 흰 선, 빨간 선도 신분의 높고 낮음을 구분하는 것인줄 모르고 지나쳤을테지.　유홍준 교수님 말씀대로 아는만큼 보이고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고쇼의 정문을 통과해 저 곳으로 향한 이가 있다며 부시 대통령 얘기를 하기에 쒯! 이라고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해버렸다.　옆에서 듣던 서양 사내 녀석이 피식~ 웃더라.　짜식, 공감했겠지.　ㅋ

설명 들으며 따라다니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바닥에 공 떨어뜨리면 안 되는 놀이를 그린 장면이라고 한다.　축구 선수들 몸 풀 때 많이 하는 건데...　ㅋㅋㅋ　　　따로 벌칙 같은 건 없었다고 하더라.　뭔 재미로 하는 거야?　-ㅁ-

설명해주신 아주머니 해설사 분의 목소리가 참 듣기 편안하기도 했고 은근히 재미도 있어서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서서 사진을 몇 장 더 찍고...　고맙다고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일정 상 긴카쿠지에 가야 한다.　미리 알아 놓은 버스 정류장을 구글 맵에 입력하니 못 찾는다.　그래서 영어로 검색을 하고 출발.　좁은 동네 골목 길로 안내를 하기에 룰루랄라~ 갔는데...　엉뚱한 곳에서 다 왔다고 안내를 끝내버린다.　응?

다시 보니 영어로 검색을 했을 때 자동 완성되는 걸 잘못 눌러 엉뚱한 곳으로 온 거였다.　ㅠ_ㅠ

다시 목적지를 설정하고 걷기 시작.　편의점이 보이기에 맥주 긴 거 하나 사서 홀짝거리며 계속 걸었다.　일본 편의점은 술 살 때마다 20세 이상임을 확인하는 화면 터치하라는 게 특이하더만.　ㅋ

한참 가던 중 처자(아마도 아주머니?) 한 분이 바닥에 엎드려 계시기에 뭔가 해서 봤더니...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하나~ 둘~ 하고 느리게 숫자를 새고 있었고 아이들은 꺅꺅~ 거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말 보기 좋았다.　교토가 내게 참 좋은 곳으로 다가오는 건 30년 가까이 된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줘서가 아닐까 싶다.

미리 알아본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혹시나 반대 쪽이 아닌가 싶어 다음 정류장 이름까지 확인해보고...　여기서 타는 게 확실하다 싶어 102번 버스를 탔다.　긴카쿠지 입장이 마감되는 시각이 다가오고 있어서 조금은 조급해졌는데 포켓 와이파이가 죽는다.　하루 전에도 그랬고 이 날도 그랬고, 17시 전후로 그런다.　희한하다.　껐다 켜면 다시 잘 되었기에 껐다 켠 후 손전화로 와이파이를 잡는데...　뒷자리만 다른, 즉 같은 회사 기기로 잡은 와이파이 신호가 세 개 뜬다.　ㅋㅋㅋ　　　버스 안에 나 말고 한국에서 온 사람(또는 팀)이 둘 더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현지인들도 의외로 포켓 와이파이 많이 쓴다고.)

그렇게 멍 때리고 있을 때 버스가 시조 오미야에 도착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한다.　응?　왜 다 내리지?　긴카쿠지 가는 버스 아닌가?　　　종점이었다.　-_ㅡ;;;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버스 1일 승차권 가지고 있으니 잘못 타서 몇 번을 다시 타도 돈이 더 나가는 건 아니지만...　헤매다가는 긴카쿠지 못 간다 싶어 마음이 급해졌...다가 이내 포기하게 됐다.　내일 가지, 뭐.　ㅋㅋㅋ

그렇게 시조 오미야 터미널을 나와 상가 쪽으로 가다가 드럭 스토어 발견.　휴족 시간 사려고 했는데 안 보인다.　무거운 가방 때문에 어깨가 꽤나 아팠기에 눈에 띄는 파스 하나 사고...　감기 기운이 있었기에 영어로 감기 약을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듣는다.　번역기 돌려 감기 약 달라 했더니 알아들어 다행이다 싶었는지 살짝 웃으며 알겠다고 하면서 코팅된 종이를 들고 와 보여준다.　사람이 그려져 있는데 대충 들어보니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것 같아 목을 가르키며 기침을 한다고 했다.　그 증상 말고는 없냐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약을 이것저것 막 꺼낸다.　응?　감기 약을 저렇게나 많이?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찬스라 생각하는 건가?　　　그게 아니라...　딱딱한 알약, 연질 캡슐, 시럽이 있는데 뭐가 좋겠냐는 거였다.　그냥 알약으로 달라 해서 파스와 함께 계산 완료.

206번 버스 타고 교토 역으로 가다가...　일찌감치 숙소 들어가봐야 맥주 마시는 거 말고는 할 게 없겠다 싶어 키요미즈데라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