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경로 - 실제 경로
아사쿠사 항까지는 가까웠다. 저 멀리 보이는 똥(아사히 본사의 맥주 거품을 상징하는 조형물인데 일본인들도 모두 똥이라 부른다. ㅋ)을 향해 천천히 걷다보니 빨간 다리가 나왔고 그 근처가 배 타는 곳이다. 배 탈 때까지 시간이 약간 남아있는 편이어서 근처 사진을 좀 찍었다.
도쿄 스카이트리와 아사히 본사 건물, 그리고 똥. ㅋㅋㅋ 금색 건물이 맥주, 위 쪽에 거품인 것 같은데 똥은 왜 만든 건지.
다리가 시~ 뻘개서 맘에 든다. 배 타고 지나가다보니 파란 다리도 나오고 그러더라. 일부러 원색으로 깔끔하게 칠해놓은 건가?
여러 형태와 다양한 종류의 배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었다.
이 녀석 역시 아사쿠사와 오다이바를 왕복하는 배. 이름은 호타루나.
뭔가 연식이 있어 보이는 전철이 지나가고.
밖에서 빈둥거리다 보니 바로 타는 게 아니라 건물 안에서 표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뒤를 보니 도쿄 크루즈라고 쓰여 있는 건물이 있어서 그리로 가는데 일본 처자가 길을 막고 사진을 찍고 있다. 원근감을 이용해서 오른손에는 도쿄 스카이트리, 왼손에는 아사히 본사를 들고 있는 것처럼 찍는 듯. 저런 사진은 한 방에 성공하기 힘든지라 여러 번 촬영을 했고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가만히 기다려줬다. 사진을 다 찍고 나자 미안하다며 사과하는데 기다려주는 것도,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도,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선입견이라 해도 할 말 없지만 보통 중국인들은 저런 상황에서 안 기다리고 카메라 앞을 그냥 지나친다. -ㅅ-
건물 안에 들어가니 안내하는 처자가 있다. 인터넷으로 예약했다고 일본어로 말했다. 그동안의 여행에서는 짧은 영어를 써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일부러 일본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그나마 외운 단어 조합해서 조사 다 빼먹고 동사 기본형으로 써먹는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그게 통한다는 게 신기했다. 다만... 일본인으로 오해 받아서 당연하다는 듯 일본어로 줄줄줄 대답해줄 때면 곤란하긴 했다.
도쿄 크루즈 건물 뒤쪽 풍경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관광객을 태우는 배는 아닌 것 같고...
줌으로 당겨 똥을 크게 찍어봤다. 반들반들한 게 쾌변의 결과물 같고만. ㅋㅋㅋ
왔다가 손님 태우고 되돌아가는 호타루나. 희한하게 생겼다.
꼬랑지에 날개도 달려 있고. 장식 역할을 할 뿐이겠지.
정식 모델인지 친구들끼리 찍는 건지 모르겠는데 뭔가 설정해서 부지런히 찍어대던 서양 처자들.
사진 찍겠답시고 못 가게 막아놓은 곳에 가서 빈둥거리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뒤로 줄이 만들어졌다. -_ㅡ;;; 시간이 되어 계단을 내려가 길을 따라 갔는데 앞 부분에 줄이 쳐져 있다. 그냥 넘어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직원들이 알아서 해주겠지 싶어 그냥 기다렸다. 잠시 후 직원이 와서 줄을 치워주고 입장 시작.
가장 먼저 배에 들어가니 딱 보이는 건 『 은하철도 999 』의 철이, 메텔, 차장 캐릭터.
내가 탄 배는 히미코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인데 이 배를 디자인 한 사람이 『 은하철도 999 』의 작가로 유명한 마츠모토 레이지다. 이 냥반이 그린 작품은 상당수가 국내에 소개되었는데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 우주 전함 야마토 』, 『 혹성 로보트 당가드 A 』, 『 SF 서유기 스타징가 』, 『 우주 해적 캡틴 하록 』 등이 있다. 『 우주 전함 야마토 』는 『 우주 전함 거북선 』이라는 어이없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다. 참고로 마츠모토 레이지는 『 우주 전함 야마토 』가 자신의 작품임을 당당히 밝히고 있지만 저작권 관련해서 꽤나 복잡하게 꼬여 있었다(지금은 해결된 듯, 적어도 법적으로는.).『 혹성 로보트 당가드 A 』는 우리나라에 『 스타 에이스 』라는 제목으로, 『 SF 서유기 스타징가 』는 『 별나라 손오공 』이라는 제목으로 텔레비전에서 방영된 적이 있다. 다카라즈카 대학에서 교수하고 있다는데... 도쿄에서 다카라즈카는 꽤 멀지 않나? 아무튼... 국내에도 꽤나 알려진 작가이다. 눈물 방울을 형상화했다는 글이 제법 보이던데 내가 볼 때에는 그냥 본인 성향대로 우주선 닮은 배 디자인 한 게 아닌가 싶다.
배 안의 조종석도 뭔가 우주선 같은 느낌이 난다.
결국 스카이트리에는 못 올라가보는고나. 에휴~
출입문은 위로 들어올려 열고 닫는 형태. 특이하다.
배가 서서히 출발한다. 배 안에 철이, 메텔, 차장의 목소리로 이런저런 안내가 나오고 있었다.
진짜로 고기를 잡는 건가? 어선으로 보이는 배들도 제법 있었다.
먹을 게 있는 모양인지 갈매기 떼가 몰려 있었다.
뭔가 우리나라 같은 건물. 일본의 아파트를 볼 때 우리와 확 차이나는 건 베란다에 창을 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있어서 거기로 통로를 뚫어놨고,
이 건물은 위쪽에 구름 다리를 설치해놨다. 고소 공포증 있는 사람은 입사해서 몇 층에 배치될지 신경이 쓰이겠고만. ㅋ
햇살은 따뜻하게 퍼지고... 의자는 나름 편하고... 슬슬 졸음이 밀려왔다. 반대 편을 보니 선배는 게임하다 이미 혼수 상태에 돌입. ㅋㅋㅋ 잠깐 졸다가... 사진 찍어야 한다며 창에 카메라 들이대고 있었다.
저 멀리 힐튼 호텔이 보인다. 돈 있음 저기서 묵었지. -ㅅ-
고토히라에서 본 적이 있는 타카토로우 같은 게 실제로 바다에 떠 있었다.
뜬금없이 등장한 자유의 여신상 짭퉁. 이 녀석이 왜 여기 서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색하면 잘 나온다. -ㅅ-
내릴 때가 되었다. 가로로 나란히 좌석 배치하지 않고 이렇게 배치한 거, 정말 잘한 것 같다.
배 안 사진을 한 번 더 찍고 내렸다.
밖에서 보면 대략 이런 모습. 확실히 눈물 방울이라기보다는 우주선 같이 생겼다.
동그란 공 같은 게 매달린 건물이 후지 테레비 본사다. 후지 테레비는 한국 방송을 많이 틀어줘서 우익들이 앞에서 지랄하기도.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서도 봤던 건데 실제로 보니 웃겼다. 가차 뽑기 모아놓은 곳이었는데 정작 뽑을만한 건 없더라는. -ㅅ-
안내해주는 로봇인데 피부 질감 흉내내어 최대한 사람처럼 만들었다고. 뭐, 아직까지는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기념 사진 찍기 바쁜 장소였다. 사람들 없을 때 잽싸게 찍었다.
짭퉁이지만 이 녀석도 제대로 한 장 찍고.
아쿠아 시티 들어가서 대충 둘러보며 구경하다가... 선배가 뭣 좀 마시자고 해서 스타 벅스에 들어갔다. 선배는 일본 여행이 처음인지라 지인들에게 줄 선물로 뭘 살지 고민이 많았는데 형수, 제수 되는 사람에게 줄 선물로 스타 벅스 텀블러를 추천했더니 괜찮은 생각이라며 냅다 질렀다. 텀블러 사면 무료 음료 쿠폰을 주는 모양인데 직원이 지금 쓰겠냐고 물었다. 제대로 못 알아듣고 대답하는 바람에 주문한 망고 뭐시깽이 음료를 텀블러에 넣어주려 했고...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어 혹시 텀블러에 주스 넣어주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니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바라봤다. ㅋ 화들짝 놀라 "기후또! 기후또! (선물)"라고 외쳐서 그냥 다시 포장해달라 하고 선배와 내가 마실 음료는 따로 주문해서 들고 나왔다. 스타 벅스 앞에 퍼질러 앉아 달달한 망고 주스 마시면서 가방 정리를 하고 있는데...
눈 앞에서 참새가 날아다닌다. 급기야 사람 쪽으로 날아온다. 뭔가 많이 얻어먹은 모양이다.
히로시마 갔을 때에도 그렇고 일본에서 사람 무서워하지 않는 참새를 종종 봤는데 저런 녀석이라면 베란다 같은 곳에서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새장 같은 데 가둬두지 않고 때 되면 와서 밥 먹고 가고 해 지면 와서 자고 뭐 그런 식으로. ㅋ
원래 계획은 후지 테레비도 견학하는 것이었지만... 당최 그럴 시간이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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