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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 산산조각 난 신 』 중...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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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폭로되는 천황의 정체를 보면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일편단심으로 천황에게 복종했던 자신이 점저 더 미워져서 참을 수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의 치가 떨리는 과거를 깨끗이 말살해버리고 싶다.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오로지 천황을 비난하는 것만으로 다 정리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천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믿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모르고 그랬다면 몰랐던 것에 대해, 또 속아서 그랬다면 속았던 것에 대해, 결국 스스로의 무지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닌가. 모든 것을 고스란히 천황 탓이나 세상 탓으로 돌려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나 자신의 실체는 허공에 붕 떠버린다. 더는 내가 나라고 할 수 없다. 아무리 과거가 지긋지긋하다고 해도 그것을 지워버리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엇보다 스스로의 허물을 모른 척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내 안으로 더욱 성큼성큼 들어가야 한다. 당면한 문제는 천황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와타나베 기요시 『 산산조각 난 신 』 증 283~284쪽




503과 그 ×의 애비네 충실한 종들이 오늘도 애먼 태극기 들고 설쳐대는 거 보면,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종으로 살고자 발악하는 한심한 것들이 저리도 많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 조금의 시간이 흘러 그나마 정신을 차리게 되었을 때 속아서 떠들어댈 게 분명한데... 위의 인용한 글에서 '천황' 대신 503이나 그 애비 이름을 넣어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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