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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

검찰 측 죄인 - 시즈쿠이 슈스케 장편 소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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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때문에 꽤 오랫동안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며칠 전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하기에 잽싸게 가서 빌려온 책 중 한 권이 오늘 소개할 『 검찰 측 죄인 』이다. 시즈쿠이 슈스케(雫井脩介)라는 작가가 쓴 장편 소설로, 번역가가 쓴 글과 참고 문헌을 소개한 페이지까지 포함할 경우 580 페이지에 달하는, 책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을 두께다. 2015년 6월 15일에 초판을 찍고 약 1개월 후에 2판을 찍었다. 제법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 네일베에서 제목을 검색하면 책보다 영화가 먼저 나온다. 뭐든 실사화 해버리는 일본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니노미야 카즈나리(아라시의 그 사람 맞다. ㅋ)를 캐스팅해 『 검찰 측의 죄인 』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다. 2018년 8월에 개봉해서 제법 괜찮은 성적을 낸 듯. 우리나라에서는 수입만 하고 따로 개봉은 안 했단다.

  • 스토리를 간략하게 줄여 끄적거려볼테니 혹시라도 내용을 먼저 알고 싶지 않다는 분이 계시면 여기서 뒤로!











  • 경마나 하면서 인생을 낭비하며 살던 마쓰쿠라가 하숙 집 여중생을 죽임. 그런데 증거가 없어서 체포되지 않음. 그 상태로 시간이 흘러 공소 시효 만료. 저 하숙 집에 살던 모가미는 훗날 검사가 됨.
    어느 날, 노부부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일어남. 용의자들의 이름을 훑어보던 모가미는 마쓰쿠라가 있음을 알게 됨.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귀여워했던 하숙집 딸내미가 살해 당한 것, 그리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가 응어리져 있었던 모가미. 사소한 범죄(회사 물품 횡령)를 이유로 마쓰쿠라를 잡아들인 뒤 자신이 하숙 집 딸내미를 죽였다는 자백을 받아냄. 그러나 공소 시효가 지나서 처벌할 수 없는 상황. 오래 전 하숙 집 딸내미는 죽였지만 이번 노부부 살해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마쓰쿠라.
    모가미는 진범을 알게 되지만 어떻게든 마쓰쿠라를 잡아 넣어야겠다고 생각함. 진범으로부터 살해 경위와 증거를 받고, 숨겨준다고 속인 뒤 총으로 쏴 죽이고 암매장 함. 그리고 증거를 조작해서 마쓰쿠라를 범인으로 만듦.
    한편, 모가미를 존경하던 젊은 검사 오키노는 마쓰쿠라를 취조할수록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됨. 결국 검사를 그만두고 마쓰쿠라의 국선 변호인을 도와 무죄를 입증하려 함. 그 와중에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어 언론에 제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가미가 구속됨.

  • 뭐, 대략 이런 이야기다. 작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모가미를 응원했다. 저지르지 않은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을 언도받게 될 마쓰쿠라를 구명하려는 오키노에 감정 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책의 남은 분량과 흘러가는 분위기를 보아 모가미가 잡히는 걸로 끝나겠고나 싶긴 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끝나니까 뭔가 아쉽더라.

  • 애시당초 공소 시효 같은 게 왜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경찰력의 낭비를 막기 위해서인가? 살인 같은 큰 죄를 저질렀는데 시간이 오래 흐르면 처벌할 수 없게 한다고? 우리나라는 살인에 대한 공소 시효가 15년이었다. 2007년에 25년으로 늘었고, 2015년에 폐지되었다. 하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춘재 같은 7H AH 77I 는 일부 범죄에 대한 처벌을 면할 수 있게 되었다. 조두순 같은 희대의 쓰레기도 풀려나게 되고. 이형호 군 유괴 사건(영화 『 그 놈 목소리 』가 이 사건을 소재로 만든 것)이나 개구리 소년 같은 유명한 미제 사건의 범인 역시 잡아들인다 한들 처벌할 수 없는 거다.

  • 한참 동안 화두였던 '정의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양념을 치던데, 공소 시효고 나발이고, 살인을 저지른 놈은 어떻게든 처벌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쓰쿠라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잖아? 심지어 후원회라는 곳에서 모아준 돈을 받고 좋아하기까지 한다.

  • 아무리 과거에 살인을 저질렀다 한들, 공소 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고, 저지르지 않은 죄에 대한 죄 값을 치르게 할 수 없다는 게 오키노의 정의인데,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 소설을 읽은 뒤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찾아보면 항상 실망이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긴 한데, 웨이브에서 따로 돈 안 내고 볼 수 있는 것 같으니(2,500원 내고 봐야 한다. つ´Д`)つ) 오늘 저녁에 한 번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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