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 째야 애만 태우... 이게 아니고. 일주일 가까이 일본 방위성이 질알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고 계시다시피 해상 자위대 초계기 P-1이 우리 광개토대왕함이 쏜 사격통제 레이더에 탐지됐다는 거고요. 아니, 고작 레이더에 탐지된 거 가지고 왜 질알이야? 라고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더만요.
저게 왜 질알할 일이냐면, 사람으로 따지면 총 겨눈 것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라 그렇습니다. 사격통제 레이더라고 해도 종류가 많거든요. 표적의 위치나 고도를 찾는 표적탐지/표적획득 레이더가 있고요. 탐지된 표적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표적추적 레이더가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사격통제 레이더라고 하면 표적추적 레이더를 말하고요. 총 쏘기 전에 상대를 겨누고 있는 상태와 같은 게 그 레이더로 표적에 빔을 쏘는 겁니다. 발사 버튼 누르면 포탄 / 미사일은 곧장 레이더가 추적하고 있는 대상으로 날아가거든요.
그러니까, 일본 방위성은 우리 광개토대왕함이 여차하면 저네들 초계기를 쏘려 했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질알하는 거고요. 자, 고등 교육 받은 사람들은 상대가 질알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그렇습니다.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됩니다. 독도 근해에서 우리 함정이 임무 수행 중인데 일본 함정이 근처에서 표적추적용 레이더를 쏴서 우리가 그걸 탐지했다면 우리도 충분히 질알할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우방국의 전투 세력이 적의를 드러낸 거거든요.
상황은 그런데요. 당시 우리 해군이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다는 걸 납득할 수 있게 통보했고, 일본 해상 자위대 쪽에서도 포가 자신들 쪽을 지향하고 있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거든요(저들이 공개한 영상에 다 나오지요.). 짜증낼 수는 있지만 설명 듣고 나면 에이, 씨~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자면, 바닥에 하드 콘택트 렌즈를 흘렸다고 해보겠습니다. 밟으면 와삭~ 하고 깨지는 게 하드 콘택트 렌즈지요. 빨리 찾아야 합니다. 한, 두 푼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두워서 안 보여요. 스마트 폰 플래시를 켰지만 잘 안 보입니다. 일단 스마트 폰 플래시는 천장을 향해 둬서 방 전체가 조금이라도 밝아지게 두고요. 마침 가지고 있던 총(-_ㅡ;;;)에 부착된 레이저 조준기 불빛을 이용해서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돌리다가 친구가 잠시 그 레이저에 노출이 된 거지요.
친구가 "너 방금 뭐했냐?" 라고 발끈! 해서... "아, 미안. 렌즈 찾느라 쓸 수 있는 조명 다 동원하다가 그렇게 됐어." 라고 설명을 했어요. 친구는 궁시렁거리긴 했지만 "알았다,"고 한 뒤 집으로 돌아갔고요.
그런데 집에 가서 "오늘 ○○이네 갔는데 그 AH 77I 가 총으로 날 겨눴어요." 라고 앞, 뒤 다 잘라먹고 얘기했겠지요? 그 얘기를 들은 엄마가 "뭐!!!" 하고는 집으로 찾아와 왜 내 새끼한테 총 겨눴냐고 질알하고 있는 겁니다.
뭐, 엄마 입장에서는 기분 더러울 수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 집구석의 사정을 알아보니, 엄마랑 아빠가 뭔 일로 티격태격 싸웠던 거예요. 엄마가 어거지를 쓴 입장이라 누가 봐도 아빠 편 드는 게 당연한 상황이고요. 엄마는 짜증도 나고 상황을 피하고 싶을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마침(!) 아들내미가 그런 일(?)을 당하고 왔다 하니까... 그걸 아빠한테 일러바치고 "애가 이런데 어제 나랑 이런저런 이유로 다툰 게 문제야!" 라고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한 거지요.
또 한 가지. 사격통제 레이더로 일본 초계기를 지속적으로 조사했느냐, 즉 레이더 빔을 계속 초계기에 쏘고 있었느냐 하면, 그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일본 방위성은 마치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가 계속 일본 자위대의 초계기를 조준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몰고 가요. 그래야 일본 국민들이 빡칠 거 아닙니까.
저 질알하는 이유는, 위에서 예로 든 엄마의 상황과 같아요. 일본이 미국 똥꼬 빠는 건 상상 이상이거든요. 저들한테 핵 쏜 건 미국인데 미국한테는 찍 소리 못하면서 한국 아이돌 옷 가지고 시비 거는 거 보세요. 하지만 이게 수십 년 된 짝사랑이라는 게 문제예요. 일본은 미국한테 대놓고 좋아한다고 수십 년째 앵겨 붙는데 미국은 츤츤거리고 있는 거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트럼프가 또라이 짓 계속 해대면서 일본 경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잖아요. 연말에 내수 경제 활성화되어 돈도 좀 돌고 그래야 하는데 그걸 한 방에 확 죽여버린 거지요.
이럴 때는 뭐다? 내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한 방에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에 적을 만드는 거예요. 이건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정치하는 것들이 수백, 수천 년 동안 써먹어 온 방법입니다. 그만큼 효과가 좋다는 거겠지요. 거기에 우리가 얽힌 겁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야 아베는 천하의 개싸가지지만, 일본에서는 세 번 내리 총리해먹을 정도로 나름 인정받고 있거든요. 뭐,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나라라서 큰 잘못 안 하면 그냥 계속 맡기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요. 아무튼... 마땅히 지지율 반등시킬만한 일도 없고 인기는 점점 떨어지니까 뭐 하나만 걸려라 하고 있다가 "요깟따!" 하고 덤벼든 케이스 되시겠습니다.
NHK에서 날마다 이 걸 보도하면서 우방국한테 뒤통수 맞았다는 식으로 떠들고 있는데요. 아베 입장에서는 꾸준히 올리고 있는 군비 지출에 대한 타당성 확보 차원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견제하려면 중국을 건드려야 하는데 쫄리니까 만만한 우리한테 질알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곧 새 해니까 작작해라 정도로 한 번 타이르고, 계속 질알하면 독도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 제대로 박아주는 것도 좋지 않나 싶네요. 공중 급유기 동원하고요. 남북 관계도 좋은데 북한이 깝치지 마라고 한 마디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아무튼, 현대전에서 레이더는 몹시 중요합니다. 일본도, 우리도, 똑같은 F-15 가지고 있지만 레이더 성능은 다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F-15 도입한다고 했을 때 일본 ×들이 레이더 뭐 달렸는지 엄청 관심 가졌었고요. 중국이 한국으로 가겠다는 관광객 죄다 틀어막으면서 질알한 이유도 우리가 설치하겠다는 레이더 때문이었지요. 뭐, 글이 중구난방인데... 결론은 '레이더는 중요하다'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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