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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16 무선 충전기 구입!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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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조금 쌀쌀한가 싶었지만 이불을 덮으면 따~ 뜻~ 뻘뻘까지는 아니어도 땀 흘리면서 잤다. 새벽에 여러 번 깨서 시계를 보다가 여덟 시에 몸을 일으켜 세수도 하지 않은 채 밥 먹으러 출발.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에 도착하니 죄다 서양 애들이다. 거기에 하나 같이 커플들 뿐. 아이슬란드가 커플 여행지라는 건 처음 알았네. 젠장! 일본인이라도 보인다면 반갑게(?) 몇 마디 나누고 싶었지만 어째 가는 곳마다 죄다 서양 애들 밖에 안 보인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아침을 때우고 방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한 뒤 체크 아웃. 원래는 싱벨리어 국립 공원게이시르굴포스 순으로 구경을 가려고 했지만 손전화가 숨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숙소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와이파이가 가능하니까) 손전화 데이터 따위야 아무려면 어떠냐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상황에 1분도 처해있고 싶지 않아.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ELKO가 여러 개다. 아마도 체인점인 모양. 일단 어제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알려준 곳으로 가기로 했다. 차로 가도 되겠지만 걸어가면서 레이캬비크 시내 쪽을 구경하는 게 낫겠다 싶어 짐은 차에 두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서 출발.




한 시간 넘게 걸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마트, 보너스도 있고 온갖 대형 마트들이 모여 있더라.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열한 시부터라고 했는데 구글은 열두 시로 나오기에 일단 열한 시에 맞춰서 도착하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 걸으며 사진 찍다가 늦어지는 바람에 열두 시 10분 전에 도착했고. 그런데 가게 문 여는 시간이 열두 시더라. 평일은 열한 시에 열지만 일요일은 열두 시에 연다고 되어 있었다.


추위에 달달 떨면서 밖에 있고 싶지 않아서 옆에 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이 동네의 대형 마트들은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고 출구 쪽은 밖에서 문이 안 열리더라고. 그걸 모르고 출구 쪽으로 들어가려고 자동문 앞에 섰는데 문이 안 열려서 급 당황. 마침 안에서 사람이 나와 들어가긴 했는데, 아무 것도 안 깔린 바닥에 내 발자국이 자꾸 찍힌다. 입구 쪽은 눈에 젖은 신발 바닥 때문에 카페트 같은 게 깔려 있지만 쇼핑한다고 안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동안 신발이 마를테니 출구 쪽에는 아무 것도 안 깔아둔 것. 그걸 모르고 출구 쪽으로 들어가서 맨 바닥에 내 발자국을 찍어대고 있는 거다. 안에서 계산하던 사람이 힐끗힐끗 보는데 엄청 눈치가 보였다. 결국 5분을 버티다가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가고자 하는 ELKO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 5분을 더 때워야 했다. ELKO 옆에는 각종 건축 자재와 D.I.Y. 도구들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는 영업 중이더라고. 그래서 거기에 들어갔다. 마침 순간 접착제를 사야 했으니까.


차량용 손전화 거치대의 한 쪽 날개가 부러져서 여행을 떠나기 전에 급하게 붙이긴 했는데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후 그 부분이 또 망가졌다. 단단하게 잡아주지를 못하니까 차가 덜컹! 하면 바로 손전화가 떨어져버린다. 마침 잘 됐다 싶어 들어갔는데 그 왜, 예전에 쇼핑몰에서 엄청 광고해대던, 고무 찰흙 같은 거 주무른 뒤 붙이는, Mix & Fix인가 하는 게 Fix All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사이즈가 너무 크더라고. 한 번 쓰고 말 건데. 그래서 작은 게 없나 찾아본답시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는데 그게 이상하게 보였나보다. 다시 Fix All 앞으로 돌아가니 나보다 머리 두 개는 더 큰 사람이 내려다보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이걸 사고 싶은데 좀 더 작은 사이즈를 찾고 있다.' 니까 '지금 보고 있지 않냐.' 고 한다. '이건 너무 크다.' 고 했더니 '그게 가장 작은 사이즈.' 란다. 고맙다고 하니 씨익~ 웃고 사라진다. 웃음이 전혀 호의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어.




잠시 더 고민하다가 결국 하나를 집어들었는데 계산대 쪽으로 가려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순간 자그마한 사이즈의 순간 접착제가 눈에 딱! 들어왔다. 이거다!

들고 있던 걸 원래 위치에 가져다두고 순간 접착제 하나만 계산을 했다. 이 동네는 저 쥐알만한 본드도 비싸. 쳇.



시계를 보니 열두 시가 넘었다. ELKO로 갔는데, 자동문이 안 열린다. 응? 아직인가? 옆에 있던 직원이 뭐라 뭐라 한다. "Not Yet?" 하고 물어보니 옆으로 들어가란다. 아니, 뭐가 일관성이 있어야 될 거 아냐~ 맨 처음에 갔던 마트는 왼쪽이 입구, 오른쪽이 출구였다고. ELKO는 왼쪽이 출구, 오른쪽이 입구야. 하아~




안으로 들어갔더니... 우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종합 가전 매장이었다. 그냥 어디 시골 변두리의 가전 제품 대리점 같은 곳일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전자랜드나 하이마트 비슷한 분위기더라고. 들어가자마자 노트북 여러 대가 전시되어 있고 텔레비전부터 세탁기, 냉장고,... 온갖 가전 제품을 다 파는 곳이었다. 노트북 코너를 지나자 바로 스마트 폰 코너가 나왔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삼성 로고.



EP-PG950



EP-N5200T



무선 충전기는 세 종류가 있었는데 모두 삼성 제품이었다. 동그랗게 생긴 EP-PG950, 손전화와 스마트 워치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EP-P5200T, 세로로 긴 직사각형 스타일의 EP-N5200T. 갤럭시 기어 S2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삼성의 스마트 워치를 또 살 계획이(아직은) 없으니 굳이 듀얼 패드 충전기를 살 필요는 없겠다 싶어 그걸 제외하고 나니 남은 건 둘. 후면의 지원 기기를 보니 PG950보다는 N5200T가 신형이다. N5200T에는 노트 10이 있었거든.


어차피 살 거, 신형을 사자 싶어 하나 집어들고 나서 주위를 보니 여러 스마트 폰이 전시 중이었다. 삼성, LG 제품도 있고, 노키아 제품도 있더라. 화웨이에서 나온 것도 있고. 노키아의 스마트 폰은 꽤나 깔끔하게 생겼는데 30만원 정도 밖에 안 하더라고. 순간 혹~ 했다. 살까?

하지만 '저 가격이면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닐테고, 이미 스마트 폰은 두 대나 가지고 있는데다 태블릿도 있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어 참았다. 그리고 계산하러 갔는데... 우리 돈으로 11만원이 넘어간다.




여행 다녀와서 검색해봤더니 네일베 최저가는 58,000원. -_ㅡ;;;   방금 다시 검색해보니 그 사이에 올랐는지 지금은 배송비 빼고 60,280원이 최저가로 나오네. 거의 두 배 가까운 가격을 주고 산 거다. 하아... 아이슬란드 물가는 진짜...




밖으로 나가 바로 상자를 뜯은 뒤 제품을 꺼냈다. 그리고 보조 배터리에 연결을 하고 손전화를 올렸는데 충전이 안 된다. 노란색 불빛이 깜빡거린다. 불량품은 아닐테고, '보조 배터리의 출력이 약해서일까?' 라 생각했다. 당장 근처에 빈 콘센트가 보이면 거기에 꽂아 테스트라도 해볼텐데 콘센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일단 상자는 다 버리고 제품만 가방에 넣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왔던 길을 다시 걸어 어제 들렀던 인포메이션 센터로 향했다. 빈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린 후 참한 처자에게 콘센트 좀 써도 되겠냐고 물어봤더니 그러라고 하더라. 그래서 콘센트에 충전기를 연결하고 손전화를 그 위에 올렸더니... 된다! 빨간색 불빛이 들어오면서 충전 중 표시가 뜬다!




배터리가 달랑 14% 남아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일단 그 상태로 두고 태블릿을 이용해 다음에 갈 곳을 검색했다. 무료로 쓸 수 있는 와이파이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래 계획대로 골든 서클을 도느냐, 셀포스로 갈 것이냐를 두고 고민을 했다. 일단 싱벨리어 국립 공원에는 가봐야하지 않겠나 싶어 그 쪽으로 가자고 마음을 정했다. 손전화 배터리를 보니 32% 밖에 안 된다.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아쉬운대로 자리를 뜨는 수밖에. 주섬주섬 챙겨들고 고맙다고 인사한 뒤 밖으로 나갔다.



차로 돌아가던 중 기념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장갑과 엽서를 샀다. 3만원이 넘는 장갑을 두 켤레 샀더니 면세 처리할 거냐고 묻는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면세로 산 제품은 해당 국가에서 쓰면 안 되잖아? 그래서 내가 쓸 장갑은 빼고 한 켤레만 텍스 리펀 하겠다고 했더니 그게 아니라 전부! 라고 한다. 에?

아이슬란드에서 이거 써도 되는 거냐고 물어보는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서 쓰고 안 쓰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듯. 그래서 그냥 OK, OK 해서 텍스 리펀을 위한 영수증을 받았다.

엽서를 사니 보낼 거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더니 유럽으로 보내냐고 물어본다. 아시아라고 하니까 거기에 맞는 우표도 같이 팔더라(이 때 아시아라 안 하고 에이시아~ 라고 하면서 혼자 뿌듯해했더랬다. 훗... -ㅅ-). 이 동네는 우표도 비싸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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