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 동안 있었던 일이나 찍었던 사진 같은 건 서브 블로그에 쓰기로 했기 때문에 일기도 다 거기에 썼더랬다. 유학이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메인 블로그에 일기를 쓰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1년 6개월 만이네.
원더키디의 해를 실제로 맞이하게 된 걸 신기하게 여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두 시에 잠이 들었지만 중간에 몇 번을 깼다. 일곱 시에 눈을 떠서 빈둥거리다가 여덟 시가 조금 넘어 회사에 전화. 체온과 몸 상태를 보고해야 하는데 체온계가 없어서 측정할 수가 없다. 사실대로 얘기했다.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더 자려고 몸부림 치다가 결국 열 시가 넘어 일어났다. 씻지도 않고 옷만 대충 갈아입은 뒤 마스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살 것들이 잔뜩 있었거든.
일단 다이소부터 갔다. 110V 플러그를 220V 콘센트에 끼울 수 있게 해주는 변환기, 흔히 돼지 코라 부르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없더라. 결국 애먼 마사지 도구와 디퓨저만 사들고 밖으로 나갔다.
대형 마트에 가서 먹을 걸 조금 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돼지 코를 찾았다. 긴가민가 싶은데 일단 샀다. 다른 건 몰라도 일본에서 산 LG 모니터를 쓰려면 저게 있어야 한다. 프리 볼트니까 돼지 코만 끼우면 될 거다.
약국에 가서 체온계 있나 물어봤는데 없단다. 하아...
오다가 전주 콩나물 국밥 파는 가게가 보여서 망설이다가 들어갔다. 한 그릇 비우고 나니 고모가 굶고 있다는 게 떠올랐다. 내가 밥을 안 먹으니 고모도 식사를 안 하시는 거다. 혼자 먹기 그러니까. 부랴부랴 두 그릇을 포장. 그리고 약국에 들러 파스와 안약, 손 소독제를 샀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10만원 가까이 썼다.
집으로 돌아와 고모와 밥을 먹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식당에서 식사하지 말 것을, 에휴.
잠시 후 컴퓨터를 둔 방으로 건너와 서브 블로그에 쓴 일기를 손 보고 있자니 16시가 다 되어 간다. 잠시 후에 또 회사에 전화해서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체온을 잴 수 없으니 걱정이다. 쿠팡에서 검색하니 가장 빨리 배송되는 게 4월 4일인데 그마저도 중국에서 오는 거라 사기가 좀 그렇다. 나머지는 죄다 4월 10일이 지나서 배송되는 것들이고. 그렇다고 매일 보건소에 가서 체온 재는 것도 무리인 것이, 자가 격리 중이잖아. 최대한 안 돌아다녀야 한다고.
아무튼, 심심하니까 플스라도 들고 가서 텔레비전에 연결할까 하다가 소프트웨어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포기했다. 오늘은 이미 늦었고, 내일은 아침에 일어나서 짐 둔 방에 책이랑 다 꺼내서 정리를 해야겠다. 당장 이사할 것도 아니고 이사할 때 다 들고 갈 게 아니기 때문에 상자에서 꺼내어 정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사미 님과 통화하고, 고모 오시면 마사지 좀 해드리고, 그러다 밥 먹고. 그러면 오늘 하루 또 지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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